[STN스포츠(부산)=박승환 기자]
"만족하는 시즌이었죠"
구승민은 지난해 57경기에 출전해 60⅓이닝 동안 5승 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3.58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2019시즌 부진을 완벽히 털어냈다. 필승조로 팀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맡으면서 리그 홀드 부문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좋은 활약은 고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구승민은 8000만원이었던 연봉이 1억 50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구승민은 "내가 생각한 금액과 구단의 제시 금액이 비슷했다. 항상 구단과 내 생각이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바로 사인을 했다"고 2021시즌 연봉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승민은 평소 수치를 목표로 두지 않는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정해둔 수치를 이루기 위해 무리하는 자신의 모습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시즌 활약은 만족하는 눈치였다. 그는 "사실 19홀드를 기록한 후에는 기록이 의식이 됐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아프지 않고 시즌을 보내면 기록은 따라온다는 생각으로 던져왔다"며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던지다 보니 작년에 잘할 수 있었다. 만족하는 해였다"고 말했다.
구승민은 2018년 73⅔이닝으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7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늘어난 이닝 탓일까 2019년(36이닝)에는 1승 4패 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6.07로 부진을 겪었다. 2020시즌(60⅓) 다시 이닝이 늘어났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구승민은 "지난해 60이닝을 던진지 모를 정도로 휴식 시간이 많았다. 내가 등판할 상황이 아니라면 기용하지 않았고, 휴식일도 정해주신 날이 많았다.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다"며 "어느 투수든지 많이 던진 후에는 위험하다고 한다. 한차례 경험이 있기에 반복하지 않게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 목표는 슬라이더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구승민은 "투수코치님과 데이터를 보니 2018년보다 지난해 슬라이더 비율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컨디션이 좋으면 직구·포크볼로 승부가 되지만, 아닌 날도 있었다. 시즌 중에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해서 시합에서도 자신 있게 슬라이더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휴식을 취한다. 허문회 감독은 국내에서 스프링캠프가 치러지는 만큼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배려했다. 구승민은 12일 훈련을 마친 뒤 고향인 서울로 향한다. 그는 "감독님께서 배려해 주셨다. 부모님도 좋아하시더라. 떡국도 먹고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고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STN스포츠=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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