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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데 용의 진화, 바르사의 보물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데 용의 진화, 바르사의 보물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1.25 10:33
  • 수정 2021.02.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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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 데 용
프랭키 데 용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13번째 이야기: 데 용의 진화, 바르사의 보물

프랭키 데 용(23)이 진화하며 유럽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도약하고 있다. 

FC 바르셀로나는 25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지방 엘리칸테주의 엘체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마르티네스 발레로에서 열린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0라운드 엘체 CF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바르사는 리그 4연승을 달렸고 엘체는 리그 13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현재 유럽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통하는 현 바르사 소속 데 용이 처음 주목을 받았던 때는 역시나 AFC 아약스 암스테르담 시절이었다. 당시 데 용은 마테이스 데 리흐트, 달레이 블린트, 두산 타디치, 하킴 지예흐, 도니 반 더 벡 등과 함께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행을 견인했다. 

당시 데 용의 포메이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데 용은 아약스 특유의 4-2-3-1 포메이션에서 라세 쇠네와 함께 투 볼란치로 활약했다. 물론 수비적 공헌도 좋았지만, 볼을 다루는 능력이나 빌드업 부분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데 용은 그 전부터 잠재력을 알아봤던 바르사로 2019년 합류하게 됐다. 

아약스 시절과 현재의 데 용의 위치 차이
아약스 시절과 현재의 데 용의 위치 차이

데 용은 재능은 분명 바르사에서 통하기 충분했지만, 슬럼프를 겪는다. 데 용이 합류 이후 처음 만났던 감독은 에르네르토 발베르데였지만 1월 경질된다. 그 때는 데 용의 적응기였고 본격적인 바르사 생활은 키케 세티엔 감독과 함께 한다. 

중도 부임한 세티엔 감독은 ‘본인의 말로는’ 크루이프즘의 신봉자였고 이를 필드에 구현하려했다. 세티엔은 크루이프즘 구현에 유리한 4-3-3 포메이션을 쓰게 되는데 이 아래서 데 용의 입지가 애매해지게 된다. 

4-3-3 포메이션에서 미드필더는 수비형 미드필더 1명과 공격형 미드필더 2명으로 구성된다. 아무래도 데 용이 가장 어울리는 자리는 수비형 미드필더(원 볼란치)였다. 하지만 세티엔 감독은 데 용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한다. 세르지오 부스케츠를 세티엔은 신뢰했고,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배제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데 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빌드업이 잘 되지 않는 세티엔의 엉성한 전술 속에서 데 용은 자신의 장기를 살리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하기 힘들었다. 이에 그저 데 용은 빼어난 볼 다루는 재능에도 공만을 쫓아다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전락했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것이다.

바르사서 데 용의 위치에 대해 의문을 표한 에릭 텐 하흐 아약스 감독
바르사서 데 용의 위치에 대해 의문을 표한 에릭 텐 하흐 아약스 감독

당시 네덜란드서 데 용을 지도 중이었던 로날드 쿠만 감독, 그리고 아약스 감독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분투하는 데 용의 모습에 “데 용을 공격적으로 쓰기보다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쪽이 더 좋은 것 같다”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하지만 그런 과중에도 열심히 활약하며 상대 박스 안까지 달려가 득점을 올리는 데 용이었다. 

이번 여름 쿠만 감독이 네덜란드 대표팀을 떠나 바르사로 부임 이후 조정을 한 부분도 그것이었다. 쿠만 감독은 데 용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는 대신 부스케츠와 더블 볼란치로 썼다. 맞는 옷을 입고 시즌 초 펄펄 날았던 바르사다. 

하지만 바르사는 안수 파티의 부상과 공격진의 조합 문제로 4-2-3-1을 계속 끌고 가지 못했다. 승승장구하던 4-2-3-1 포메이션이 간파당한 것도 있다. 불가피하게 자신의 최적 포메이션이 아닌 4-3-3으로 돌아가게 된 데 용이다.

그러나 이제는 ‘진화한’ 데 용이 세티엔 감독 시절과 같은 포메이션인 4-3-3에서도 활약을 뽐내고 있다. 쿠만 감독의 전술서 좀 더 살아날 요소가 많은 것은 있지만, 볼을 다루고 앞으로 전개하는 모습만 보여주던 이전과는 전혀 달라졌다. 성장을 한 것이다. 더불어 이제는 공을 몰고 전진하는 ‘온 더 볼’ 능력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엘체전은 그러한 모습이 너무나 잘 드러난 경기였다. 전반 38분 박스 주변으로 올라간 데 용은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47분 나온 쐐기골 어시스트는 경악스러움 그 자체였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도 진화하며 적응해 버린 데 용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도 진화하며 적응해 버린 데 용

데 용은 하프라인 앞에서부터 앞으로 전진하더니 중앙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전개해 득점을 올렸다. 드리블이 물이 오른 모습이었다. 바르사 입단 초기의 데 용이라면 어려웠을 장면이었다. 

기본적인 재능이 있는데다, 자신과 맞지 않는 자리서도 노력을 이어간 데 용은 유럽 최정상급의 다재다능 미드필더가 돼가고 있다. 그가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바르사 입장에서는 보물 그 자체일 수 밖에 없다. 

사진=라리가 사무국, 뉴시스/AP, STN 제작, 이형주 기자(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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