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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차포(車包) 뗀 밀란, 하지만 왕(王) 즐라탄이 있었다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차포(車包) 뗀 밀란, 하지만 왕(王) 즐라탄이 있었다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1.19 20:03
  • 수정 2021.02.0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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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축구계 포로 로마노가 이곳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존재했다.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포로 로마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시설들이 밀집된 장소였다. 당시 사람들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 포로 로마노처럼 STN 스포츠가 세리에A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포로 로마노 유적지
포로 로마노 유적지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14번째 이야기: 차포(車包) 뗀 밀란, 하지만 왕(王) 즐라탄이 있었다

차포가 없는 AC 밀란이었지만 왕(王)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9)가 있었다. 

AC 밀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사르데냐주 칼리아리에 위치한 사르데냐 아레나에서 열린 2020/2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18라운드 칼리아리 칼초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밀란은 리그 2연승에 성공했고 칼리아리는 리그 11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중국 고대 초한쟁패(楚漢争覇) 시대를 모티프로 한 것으로 알려진 장기를 하다보면 차(車)와 포(包)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된다. 왕을 제압해야만 장기이기는 하다. 하지만 직선으로 어디든 갈 수 있는 차와 상대 장애물을 넘어 공격할 수 있는 포를 잘 이용해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차포가 없으면 장기서 승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에 장기 상급자가 하급자와 맞대결을 벌일 때는 차포를 떼고 대국을 두기도 한다. 밀란이 19일 처한 상황이 딱 차포가 없는 상황 그 자체였다. 

경기를 이틀 앞둔 19일 밀란에 비보가 들려왔다. 바로 레프트백 테오 에르난데스와 공격형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글루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것. 밀란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두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두 선수는 무증상이며 즉시 자택에 격리된 상태입니다. 우리 구단은 의료 프로토콜을 준수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전력 외가 된 테오 에르난데스(좌측)와 하칸 찰하노글루(우측)
코로나19로 전력 외가 된 테오 에르난데스(좌측)와 하칸 찰하노글루(우측)

물론 어떤 선수든 코로나19에 걸리면 구단에 타격이지만, 두 선수의 이탈은 밀란 입장에서 그보다 큰 타격이었다. 두 선수가 올 시즌 선두를 질주하는 밀란의 핵심 중 핵심이기 때문이다. 테오는 공수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었고, 찰하노글루는 플레이메이커 그 자체였다. 밀란이 칼리아리전서 승리를 가져올수지 물음표가 붙었던 이유다. 

하지만 밀란에는 ‘왕’ 즐라탄이 있었다. 코로나19와 부상 여파가 있음에도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즐라탄이 이번 칼리아리전에서 또 한 번 날았다. 

즐라탄은 전반 4분 팀에 선제골을 안겼다. 과감한 움직임으로 차라람보스 리코기아니스의 파울을 이끌어냈고 페널티킥을 만들었다. 이를 성공적으로 또 가볍게 차 넣는 것 역시 즐라탄의 몫이었다. 

즐라탄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6분에는 다비데 칼라브리아의 롱패스를 받아 슈팅을 가져갔고 득점이 됐다. 결국 즐라탄의 활약을 앞세운 밀란이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후반 21분 알렉시스 셀레마키어스의 퇴장이라는 변수도 있었지만 밀란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결국 밀란이 칼리아리전에서 승리,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차포가 없는 상황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왕’ 즐라탄의 활약은 분명 고무적이었다. 동시에 또 하나 고무적이었던 것은 밀란이 이전처럼 한 두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올 시즌 '왕' 즐라탄의 활약은 빼어나지만, 그가 결장한 경기들에서도 밀란은 승승장구했다. 시몬 키예르, 다비데 칼라브리아 등 다른 키플레이어들과 결장한 경기들, 또 결장한 테오와 찰하노글루가 결장한 이번 칼리아리전도 마찬가지다.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다는 것은 밀란이 스쿠데토를 향한 꿈을 더 키워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칼리아리전을 통해 밀란은 자신들이 차포가 없어도 극복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또 장기와는 달리 왕이 없을 때도 승리했던 밀란이다. 자신감을 얻은 밀란은 세리에 A 우승에 대한 좀 더 더 큰 꿈을 꾸고 있을지 모른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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