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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Nostalgia] '추격자' 대런 플레처 – 189

[EPL Nostalgia] '추격자' 대런 플레처 – 189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1.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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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
대런 플레처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 온 것에서 나온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연재물로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이형주의 EPL Nostalgia], 189번째 이야기: ‘추격자' 대런 플래처

상대 선수들은 물론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동료들을 추격했던 ’추격자‘가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구단은 이 선수가 1군 코칭 스태프로 합류하게 됐음을 전하게 됐습니다. 그는 유스 출신 플레이어로 20년 간 팀에서 함께 한 바 있습니다. 2003년부터 2015년까지는 현역으로 뛰었고 340경기 출전 기록을 남긴 바 있습니다"라고 발표했다. 

선수에 이어 코치로도 맨유에 헌신하게 된 이 선수. 정말 말 그대로 헌신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렸던 선수였다. 때로는 중앙 미드필더로, 때로는 윙어로 뛰었던 그는 그를 괴롭혔던 부상이 아니었다면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다. 

플레처는 1984년 스코틀랜드 댈키스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촉망받는 재능이었던 플래처는 복수 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결국 1995년 빅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까지 스카우트되기에 이른다. 

플레처가 1군 데뷔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당시 맨유는 찬란한 재능들이 빛나는 팀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데이빗 베컴. 빼어난 실력과 빼어난 외모를 겸비한 덕이었다.

플레처는 그럼 베컴의 정통 후계자로 평가됐다. 똑같은 오른쪽 윙어에 날카로운 크로스, 왕성한 활동량 등 비슷한 점이 많았다. 플레처는 호평을 받으며 차근차근 성장했다. 2002/0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군 데뷔에 성공한 플레처는 2003/04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데뷔에도 성공했다.

2003년 여름 그와 똑닮은 플레이 스타일을 지녔다던 베컴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면서 플레처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플레처는 익숙한 오른쪽 미드필더는 물론 활동량을 살린 중앙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도 기용됐다. 

문제는 플레처가 어떤 자리에서든 무색무취했다는 점에 있다. 아직 플레처는 미완의 대기였고, 험난한 EPL 무대 그 중에서도 최고의 팀이라는 맨유서 뛰기에는 냉정히 말해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지다보니 이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부진이 이어지자 황색 언론들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난하기도 했다. 플레처와 같은 스코틀랜드 사람으로 그를 필요 이상으로 기용하고 비호한다는 것. 결코 좌시할 수 없는 황색 언론의 낭설이었지만, 동시에 그의 활약이 저조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방증이기도 했다. 

플레처에게 있어 최악의 절정은 2005/06시즌이었다. 영국 언론 <스포츠 바이블>에 따르면 당시 시즌 중 로이 킨은 팀 동료들 중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존 오셔, 키어런 리차드슨, 리암 밀러, 대런 플레처, 앨런 스미스 등)을 비판하다 퍼거슨 감독에 의해 방출됐다. 당시 언급됐던 인물 중 한 명이 플레처였다.

플레처는 키노 게이트 이후 첫 경기였던 첼시 FC전에서 헤더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이후 잔부상으로 레귤러 멤버가 되지 못했다. 시즌 막판 맨유가 윙어 라이언 긱스와 센터백 존 오셔의 중원진으로 연승을 달릴 때 이를 지켜봐야 했던 플레처의 마음은 복잡미묘했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의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하며 나아가는 것이 플레처였다. 경험과 힘이 붙고 몸도 더 성장하면서 플레처가 점차 성장하기 시작했다. 같은 장면이라도 공을 지켜내는 힘이 더 세졌으며, 상대를 압박하는 스피드와 체력이 올라갔다. 플레처는 더 좋은 선수가 돼갔다. 

플레처는 2007/08시즌 UCL 결승전에 교체 명단에 들며 우승컵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의 전성기는 그 시즌이 아니라 2008/09시즌이었다. 

플레처는 2008/09시즌 유럽 최정상급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발돋움했다. 부진 속에서 받았던 비판들은 그에게 자양분이 됐다. 그 중에서도 공 잡은 상대에게 돌진에 이를 커팅하고 끌어오는 능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플레처가 이 모습을 동료가 셀레브레이션을 할 때도 보였다는 점인다.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동료를 덮쳐 막는 재밌는 추격자의 모습을 보였다. 

플레처는 이 시즌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다만 그에게 정말 한스러웠던 것은 UCL이었다. 플레처는 아스널 FC와의 4강 2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뒤 퇴장을 당해 UCL 결승전 무대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당시 맨유는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지오 부스케츠로 이어지는 바르사 미드필더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물론 플레처가 뛰었다고 해도 역대 최고라는 바르사 미드필더진에 밀릴 가능성이 농후했지만 변수를 만들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플레처는 아쉬움을 딛고 다음 시즌 복귀했고 2011년까지 폼을 유지하며 활약했다. 로이 킨 이후 항상 고민이 있었던 수비를 보호하는 미드필더 롤을 그에게 비판받은 선수가 메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2011년 11월 그에게 축구 인생 최대 악재가 닥친다. 이 시기 전후로 까닭없는 무기력증에 시달리던 플레처였다. 영국 언론 BBC에 따르면 플레처는 당시 병원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궤양성 대장염 판정을 받는다. 

플레처가 진단 받은 궤양성 대장염이란 대장에 궤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단순한 장염과는 구분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에 걸리게 되면 심한 복통, 탈수, 피로감, 체중 감소 등이 수반되는데 건강한 몸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축구 선수에게는 치명적이었다. 

플레처는 해당 질환으로 이 시기부터 2013년 12월까지 10경기 출전에 그친다. 2013년 초 수술로 병환을 잡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연말까지 축구장 복귀에 어려움을 겪었다. 플레처는 해당 질환을 이겨내고 복귀했으나 그간 팀은 완전히 달라져있었다. 또한 그의 실력 역시 더 이상 팀의 중추를 맡을 정도였다. 플레처는 2013/14시즌, 2014/15시즌 모두 리그 10경기 남짓 출전에 그쳤다.

WBA 소속으로 친정팀 맨유를 상대하는 플레처
WBA 소속으로 친정팀 맨유를 상대하는 플레처

플레처는 커리어의 새로운 장을 열기로 했다. 유스 때부터 20년 가까이 함께 한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다. 복수 클럽의 러브콜을 받은 플레처는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WBA)에 합류했다. 플레처는 WBA서 건강한 몸상태를 증명하며 핵심으로 활약했다. 

WBA 첫 시즌에는 잔부상으로 고생을 했지만 두 번째 시즌인 2015/16시즌, 세 번째 시즌인 2016/17시즌에는 모든 대회 40경기 이상 출전도 달성했다. 더불어 EPL 300경기 출전 기록도 WBA서 세웠는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영국 언론 <익스프레스 앤 스타>를 통해 “훌륭한 프로선수임과 더불어 훌륭한 사람 그 자체”라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2016/17시즌이 끝나고 플레처는 팀 세대교체의 기조 속에서 스토크 시티로 이적을 했다. 맨유 선후배로 인연이 있는 마크 휴즈 감독의 부름도 이유였다. 플레처는 스토크 소속으로 2017/18시즌 EPL을 누빈 뒤 강등 이후인 2018/19시즌에도 한 시즌 더 함께했다. 플레처는 현역 생활을 이어갈지 고민했지만 결국 해당 시즌이 끝나고 유니폼을 벗었다.  

플레처가 헌신한 맨유. 그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플레처가 헌신한 맨유. 그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EPL 최고의 순간

2005/06시즌 11라운드에서 맨유와 첼시 FC가 맞붙었다. 직전 경기 미들즈브러 FC전 1-4 대패 이후 이른바 키노게이트가 나오면서 지목된 선수들이 맹비판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그 선수들에게 뚝심 있게 믿음을 줬다. 그 중 한 명이 플레처였다. 

플레처는 맹활약으로 퍼거슨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다. 중원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친 것은 물론 전반 31분 헤더로 결승골을 득점한다. 이후 다시 부상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플레처는 이날 맹활약으로 자신이 EPL 정상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임을 증명했다. 

2005/06시즌 11라운드 첼시전에서 감각적인 헤더골을 넣는 플레처
2005/06시즌 11라운드 첼시전에서 감각적인 헤더골을 넣는 플레처

◇플레이 스타일

하드 워커 그 자체인 선수였다.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이를 통해 물오른 전성기 때는 선수 한 명, 한 명을 추적해 공을 탈취하는 추적자 역할을 했다. 스탠딩 윙어로 뛰기도 할 정도로 킥력도 훌륭했다. 이에 정확한 크로스나 롱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프로필

이름 – 대런 플레처

국적 – 영국(*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생년월일 - 1984년 2월 1일

신장 및 체중 – 183cm, 78kg

포지션 – 중앙 미드필더, 오른쪽 윙어

국가대표 기록 – 80경기 5골
 
EPL 기록 – 341경기 23골

◇참고 영상 및 자료

프리미어리그 2002/03시즌~2017/18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공식 홈페이지

스토크 시티 공식 홈페이지

<트랜스퍼 마켓> - 선수 소개란

<스카이 스포츠> - Manchester United: Darren Fletcher promoted to first-team coach

<스포츠 바이블> - Darren Fletcher Recalls The Ultimate Compliment Roy Keane Gave Him For A Great Performance

<BBC> - Man United's Darren Fletcher explains ulcerative colitis illness

<익스프레스 앤 스타> - West Brom's 300-game star Darren Fletcher hailed by Sir Alex Ferguson

코치로 1군 팀에 복귀한 대런 플레처
코치로 1군 팀에 복귀한 대런 플레처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맨체스터/올드 트래포드), 맨유 공식 SNS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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