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기자]
Discourse, 담론이라는 뜻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별처럼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다. 또 그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담론들이 펼쳐진다. STN스포츠가 EPL Discourse에서 수많은 담론들 중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정리해 연재물로 전한다.
-[이형주의 EPL Discourse], 8번째 이야기: 아스널 아르테타, 선수 보호도 실력도 낙제
낙제에 낙제다.
아스널 FC는 30일(한국시간) 영국 그레이터런던지역 그레이터런던의 이슬링턴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이날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전반 4분 아스널 수비수 다비드 루이즈와 울버햄튼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가 머리끼리 충돌했다. 윌리안이 올려준 공을 루이즈가 헤더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불상사였다.
충돌 직후 두 선수는 그대로 쓰러졌다. 다행히 루이즈는 출혈을 보인 뒤 일어섰지만 히메네스는 의식이 없었다. 히메네스는 곧바로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국시간 기준 오전 5시 40분 경 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그가 의식이 있는 상태이며, 치료에 반응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출혈이 있었으며, 머리에 충격을 입었을 루이즈가 약 51분(전반 추가시간 포함) 더 경기를 소화하고 후반 시작 전이 돼서야 교체된 것이다. 아스널의 사령탑인 아르테타 감독이 막았어야 하는 일이다.
이런 변명이 있을 수 있다. 선수가 원했고, 또 경기 후 그의 말처럼 주치의를 통해 얻은 정보로 괜찮다는 컨펌을 받고 출전시킨 것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변명은 될 수 없다. 선수가 원해도 보호를 위해서 뛰게 하지 않는 것의 감독의 임무고, 의료진의 허락이 떨어졌다고 한들 선수 보호를 위해 그를 빼는 게 맞았다. 하지만 루이즈는 갓 부상을 피한 상태서 41분 간 거친 경기장에 노출됐다.
아르테타 감독의 실력 역시 낙제였다. 그렇게 루이즈를 쓰면서까지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1-2로 패했다. 아스널은 공식전 3경기 연속 무승을 하게 됐다. 더불어 리그 홈경기로만 한정하면 3연패다.
또한 울버햄튼 상대 홈 경기에서 패한 것은 지난 1979년 이래 41년 만에 처음이다. 그야말로 안 좋은 쪽의 기록은 죄다 갈아치운 것이다.
아스널의 부진이 비단 이번 경기만의 문제라면 이야기가 나오지도 않는다. 아스널은 오늘 경기 전까지 약 8시간(475분) 동안 오픈 플레이 득점이 전무하기도 했다.
선수 보호도 안 되고, 성적 내기도 안 되는 감독이 자리를 보존할 수 있을까. 경험이 적음에도 그를 감독으로 선임한 것은 위기의 팀을 반등시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FA컵 우승으로 출발은 좋았지만 점차 그 믿음이 흐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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