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전주)=반진혁 기자]
K리그의 전설 이동국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까지 레전드 같은 순간을 꿈꾸고 있다.
이동국은 지난 26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다”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동국은 28일 오전 11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동국은 “몸 상태는 좋다. 부상으로 조급했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욕심을 내서 출전을 하다 보니 불안한 모습을 많이 느껴 은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어 “부상으로 나약해진 모습을 발견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나이가 들고 조급해하는 모습을 봤을 때 더 이상 운동을 하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만할 때가 된 것 같다. 울산 현대와의 경기 전에 팀과 면담을 했다”며 은퇴를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이동국이 공식 은퇴 경기는 다음 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7라운드 경기다.
이날 결과에 따라 전북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다.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리그 4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이동국은 선수 생활 마지막 순간을 우승 트로피와 함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동국 역시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다. 그는 “마무리는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좋은데 지금인 것 같다. 각본을 짜놓은 것처럼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며 멎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그게 나라면 기쁠 것 같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승을 위해서는 승점을 획득해야 한다. 마지막 경기에서 트로피와 함께할 수 있다면 멋진 일이 될 것 같다. 기대된다. 동료들과 함께 화려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며 헤피엔딩을 꿈꿨다.
본인의 언급대로 이동국은 소수의 선수들만 경험할 수 있는 은퇴 경기에서 우승이 가능한 상황을 맞았다.
화려한 발자취로 K리그의 역사를 만들고 레전드가 된 이동국이다. 여정의 마무리까지 전설의 해피엔딩을 꿈꾸고 있다.
사진=STN스포츠,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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