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형주의 유럽레터] 옥스퍼드의 슬픔, 위컴의 기쁨

[이형주의 유럽레터] 옥스퍼드의 슬픔, 위컴의 기쁨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0.07.18 02:49
  • 수정 2020.11.29 19:2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팬들을 반기는 위컴 원더러스 홈구장의 엠블럼
팬들을 반기는 위컴 원더러스 홈구장의 엠블럼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위컴 원더러스는 14일(한국시간) 영국 그레이터런던지역 그레이터런던의 브렌트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위컴은 차기 시즌 챔피언십에서 활동하게 됐고 옥스퍼드는 그대로 리그 원(3부리그)에 머물게 됐다.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서쪽으로 향하다 보면 디드콧(Didcot)이라는 도시가 나온다. 아주 작은 도시지만, 예로부터 철도 교통의 요지로 기능했던 곳이다. 디드콧을 중심으로 위쪽의 옥스퍼드, 좌측의 스윈던, 우측의 레딩을 이으면 삼각형이 만들어지는데 이 안팎의 구역을 디드콧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른다. 

꼭짓점 중의 하나인 옥스퍼드. 그 옥스퍼드를 연고로 하는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 챔피언십 승격을 꿈꿨다. 비록 도시 안에 있는 대학교로 유명한 도시지만, 옥스퍼드 서포터들의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런 옥스퍼드에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라이벌 팀들보다 밀리는 최근 성적이다. 옥스퍼드는 앞서 언급된 디드콧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도시를 연고로 한 팀들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스윈든 타운, 레딩 FC가 그들이다. 

1980년 대 후반 1부리그에서 활동한 적도 있는 옥스퍼드지만, 1992/93시즌 잉글랜드 1부리그가 EPL로 새롭게 출범한 이래 1부리그에 단 한 차례도 복귀하지 못했다. 

옥스퍼드의 홈구장 카잠 스타디움
옥스퍼드의 홈구장 카잠 스타디움

스윈든과 레딩은 그 사이 빛나는 성장을 이루며 EPL 역사에 한 페이지씩 흔적을 남겼다. 스윈든 유니폼을 입은 파울로 디 카니오의 몸짓은 유려했으며, 레딩은 2000년대 후반 스티브 시드웰, 케빈 도일 등 특색 있는 EPL 선수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에 옥스퍼드의 자격지심은 커져만 갔다. 지난해 직접 만난 옥스퍼드의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 플레이오프 결승전은 그래서 옥스퍼드에 중요했던 경기였다. 단 한 경기만 잡으면 챔피언십에 진출할 수 있고, 이후 노력 여하에 따라 EPL로 향하는 길을 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전력 면에서도 차이가 컸다. 옥스퍼드는 시즌말 미끄러지기는 했지만 직행 승격에도 가까웠을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3위로 플레이오프에 향한 터라 승격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졌다. 

반대로 위컴 원더러스는 리그 8위를 기록,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상황이었다. 통상적으로 챔피언십 플레이오프는 3위부터 6위까지 4개 팀이 참여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리그가 급작스럽게 중단된 것을 고려했고 경기장 승점의 영향을 바든 위컴이 피터버러 유나이티드, 선덜랜드 AFC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참여, 결승까지 다다른 것이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대로 흐르지 않았다. 전력 상 우위에 있다고 평가 받던 옥스퍼드는 전반 8분만에 앤서니 스튜어트에게 실점하며 밀렸다. 후반 12분 마크 시케스의 동점으로 겨우 균형을 맞췄으나, 후반 34분 조 야콥스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옥스퍼드 선수들과 팬들은 눈 앞에서 놓친 기회에 눈물을 쏟았다. 옥스퍼드는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옥스퍼드의 눈물이 된 경기 결과는 반대로 위컴의 기쁨이 됐다. 창단 첫 2부리그 승격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위컴 선수단 구성원 모두 축제 분위기였다. 

위컴 가레스 에인스워스 감독
위컴 가레스 에인스워스 감독

같은 날 영국 언론 BBC에 따르면 승격을 이뤄낸 가레스 에인스워스 감독은 "너무나 기쁘고 행복한 기분이다. 우리가 챔피언십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경기를 지켜보셨을 팬 분들도 기뻐하셨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야콥슨은 "믿을 수 없는 기분이다.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을 놓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나를 믿었고, 팀을 믿었다. 이제 구단이 한 번도 향해보지 못한 챔피언십으로 간다. 우리는 차기 시즌 모든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름과 동시에 즐길 것이다"라고 전했다. 

교체 투입된 위컴 스트라이커 아데바요 아킨펜와는 "전능하신 신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이 곳 위컴비에서 나를 믿어주는 동료들, 감독님을 만났다.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위컴의 승격은 1887년 창단 이후 최초로 133년 만의 쾌거다. 한 단계만 더 나아가면 창단 첫 잉글랜드 1부리그행도 이뤄낼 수 있다. 위컴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하이 위컴/애덤스 파크 스타디움·영국 옥스퍼드/카잠 스타디움), 뉴시스/AP

total87910@stnsports.co.kr

 

저작권자 © ST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단영역

매체정보

  • (주)STN미디어(방송국) :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419-2 부평테크노타워 8층
  • 대표전화 : 1599-1242
  • 팩스 : 070-7469-0707
  • 법인명 : (주)에스티엔미디어
  • 채널번호 : 지니 TV(131번) LG 유플러스 TV(125번) 딜라이브(236번)
  • 대표이사 : 이강영
  • 보도본부장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주)STN뉴스(신문사) : (0723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 23 (정원빌딩) 10층
  • 대표전화 : 02-761-2001
  • 팩스 : 02-761-2009
  • 법인명 : (주)에스티엔뉴스
  • 제호 : STN 뉴스
  • 등록번호 : 인천 아 01645
  • 등록일 : 2009-09-04
  • 발행일 : 2009-09-04
  • 대표이사 : 유정우
  • 발행·편집인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Copyright © 2024 STN 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ports@stnsports.co.kr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