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상암동)=박승환 기자]
지난 2016년 음주운전 사고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가 4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과거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더욱 괘씸하다.
강정호는 2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 음주운전으로 일으킨 물의에 대해서 고개를 숙였다.
KBO리그에 공식적으로 복귀 의사를 전했던 강정호는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뒤 강정호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강정호는 검은 정장을 갖춰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강정호는 "워낙 말주변이 없어 생각한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아서 미리 써왔다"며 사과문과 향후 계획을 낭독했고, 허리를 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
강정호는 지난 2016년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 당시 한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만취한 강정호는 가드레일을 받고, 해당 장소에서 빠져나가는 등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하며 실행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혐의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강정호는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 적발로 벌금형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며 "구단에 걸리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2016년에도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숙소로 돌아갔다"고 당시 사건에 대해 시인했다.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잘못을 해도 야구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어리석은 생각으로 책임감 없이 실망을 안겨줬다. 스스로 공인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강정호가 들이받은 것이 가드레일이 아닌 다른 것이었다면 결과는 더욱 참혹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강정호는 당시 사건 현장에서 도망을 갔다. 뺑소니이며,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하면서 사건을 은폐하기 급급했다. 결과론이지만, 사고 당사자가 사람이었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스스로 공인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공인이든 공인이 아니든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과 다를 바 없다. 공인이라는 점을 망각하지 않았어도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메이저리그가 멈추고 자신이 설 곳을 잃자 뒤늦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지만 강정호를 받아줄 경우 전 세계적인 비웃음 살 수 있다. 선수 생명을 논하지만, 사람 생명을 끊을 수도 있었던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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