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산 세바스티안)스페인=이형주 기자]
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
2019/20시즌 라리가는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에 빛나는 리그다웠다. 이에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된 현재 라리가 20개 팀의 시즌을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토토라 특집으로 매 토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도 기대해주시길.
토요일 시리즈 -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⑰] 소시에다드, 산 세바스티안의 봄
일요일 시리즈 - [EPL 20개팀 결산-일일E⑰] 첼시 유치원의 하모니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①] 에스파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②] 레가네스, 마(魔)가 낀 시즌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③] 마요르카, 문제는 기복이야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④] 셀타, 방학숙제 같은 팀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⑤] 에이바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⑥] 바야돌리드, 구단주 호나우두의 진인사대천명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⑦] 알라베스, 투톱의 파괴력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⑧] 레반테, 플랜 B로 선회하다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⑨] 베티스, 만족스럽지 않았던 가성비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⑩] 오사수나, '치미'의 이탈이 없었다면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⑪] ‘구겐하임처럼’ 빌바오, 변혁의 시기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⑫] 알함브라발 그라나다 돌풍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⑬] 비야레알, 권토중래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⑭] 발렌시아, 피터 림 월드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⑮] AT 마드리드 리빌딩, 공격 실패·수비 성공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⑯] 헤타페의 와신상담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⑰] 소시에다드, 산 세바스티안의 봄
-레알 소시에다드 (27전 14승 4무 9패)-4위
레알 소시에다드가 오랜만에 다시 따뜻한 봄을 맞았다. 이제는 이 봄을 지켜야 한다.
산 세바스티안 지역을 연고로 하며, 아틀레틱 빌바오와 바스크 지방을 대표하는 클럽인 소시에다드는 1980년대 초반 전성기를 맞은 바 있다. 이후 2002/03시즌(리그 2위), 2012/13시즌(리그 4위) 등 몇몇 시즌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2006/07시즌의 경우 리그 19위로 강등을 당해 세 시즌 간 2부리그에 머문 적도 있다.
직전 시즌 역시 평범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중반 아시에르 가리타노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B팀 출신의 이마놀 알과실 감독이 그 자리를 급히 메운 바도 있다.
이번 여름 선수 유출도 있는 편이었다. 직전 시즌 레프트백 위치를 메워주던 테오 에르난데스가 레알 마드리드로, 공격 자원 산드로 라미레스가 에버튼 FC로 복귀했다. 후안미 히메네스는 레알 베티스로 이적했고, 수비서 쏠쏠한 모습을 보이던 엑토르 모레노가 알 가라파로 떠났다. 라울 나바스, 헤로니모 룰리, 케빈 로드리게스, 존 바우티스타 등도 각기 새 팀을 찾았다.
여러 가지로 어려웠지만, 소시에다드는 이번 여름 영입을 환상적으로 했다. 소시에다드는 레알 소속으로 SC 헤렌벤에서 부활한 마르틴 외데고르 임대를 하는데 이 선택이 초대박을 친다. 알렉산데르 이사크 완전 영입, 그리고 알렉스 레미로, 크리스티안 포르투, 나초 몬레알까지. 시즌 중 알짜 활약을 보이게 되는 선수들을 품에 안았다.
소시에다드는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소시에다드는 초반 6경기에서 4승 1무 1패를 수확했다. 이 안에 포함된 일정 특히 9월은 외데고르의 외데고르를 위한 외데고르에 의한 한 달이었다. 단순히 소시에다드 뿐만 아니라 라리가 전체로 봐도 그러했다.
외데고르는 어린 시절부터 기대를 받았으나, 헤렌벤 임대전까지는 정체됐다는 평가도 받았던 선수. 하지만 꾸준히 노력했고 이번 시즌 소시에다드에서 실력을 폭발시켰다. 외데고르는 소시에다드 4-3-3에서 환상적인 킬러 패스를 뿌려대는 한편, 득점까지 올렸다.
중원에 위치한 마에스트로의 존재로 인해 측면 플레이어들의 파괴력도 살아났다. 이제 소시에다드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고 봐도 무방한 미켈 오야르사발은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포르투와 아드난 야누자이는 번갈아 출전하며 팀에 기여했다. 외데고르 그리고 측면 자원들의 활약은 소시에다드가 45득점으로 바르사와 레알 두 거함의 뒤를 이어 최다 득점 3위를 기록하는 것에 기여했다.
1월 무렵 소시에다드는 리그 7경기에서 2승 3무 3패를 기록하는 등 잠시 주춤했다. 여기에 주포 윌리안 주제에 해리 케인을 부상으로 잃은 토트넘 핫스퍼가 관심을 가졌다. 이적은 상당히 진척됐고 이에 주제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EPL에 가고 싶은 마음에 팀에 집중하지 못했고 이는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연결된 것.
소시에다드는 울며 겨자먹기로 신예 공격수 이사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화위복으로 기회를 잡은 이사크가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을 끌고 갔다. 이에 소시에다드의 흐름이 풀렸다.
소시에다드는 다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리그와 병행하던 코파 델 레이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하며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랐다. 라리가 어느 팀도 소시에다드에 좋은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소시에다드는 4위를 유지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순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5위 헤타페 CF와는 승점 차 동률, 6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도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하다. 중단되기 전의 모습을 유지하며 꾸준히 승점을 쌓는 것이 중요해졌다.
◇올 시즌 최고의 선수-마르틴 외데고르
유럽 최고의 유망주였던 외데고르는 침체기도 겪으며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자신의 날을 준비했다. 올 시즌 소시에다드에서 일취월장한 실력을 뽐내며 라리가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레알이 그의 복귀를 생각하는 시점에서 소시에다드는 한 시즌 더 그와 함께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만 23세 이하)-알렉산데르 이사크
주제의 토트넘 이적설은 오히려 그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알과실 감독의 믿음 속에서 이사크는 일정 시간 이상의 출전 기회를 보장받았고 득점으로 보답했다. 주제가 이적설 이후 선수단에 사과하며 주전 복귀를 노렸지만, 이제 폼으로 이사크를 넘어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즌 최악의 경기-20R 레알 베티스전(0대3 패)
소시에다드가 베티스 원정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소시에다드는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보르하 이글레시아스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43분에는 호아킨 산체스에게 슈팅 득점을 내줬고, 후반 49분에는 세르히오 카날레스에게 실점했다. 0-3 패배. 경기 내내 상대에게 끌려다닌 경기였다.
◇시즌 최고의 경기-6R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전(3대0 승)
소시에다드의 장점이 그대로 묻어나온 경기. 외데고르는 초반부터 볼을 소유하며 경기를 자신의 발 밑 앞에 놨다. 전반 18분 외데고르는 토마스 피나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낸 뒤 패스로 1대1 상황을 만들어 오야르사발의 득점을 만들었다. 소시에다드는 이후 2골을 더 추가하며 3-0 승리를 거뒀다.
◇시즌 Best11
레알 소시에다드 (4-3-3): 알렉스 레미로, 나초 몬레알, 디에고 요렌테, 아리츠 엘루스톤도, 호세바 살두아, 이고르 수벨디아, 미켈 메리노, 마르틴 외데고르, 미켈 오야르사발, 크리스티안 포르투, 알렉산데르 이사크 *감독: 이마놀 알과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스페인 산 세바스티안/레알레 아레나·스페인 바르셀로나/캄프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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