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20개팀 결산-일일E⑪] 번리, 우당탕탕 Ver.3
[EPL 20개팀 결산-일일E⑪] 번리, 우당탕탕 Ver.3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0.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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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 그 자체' 션 다이치 감독
'번리 그 자체' 션 다이치 감독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일요일 일요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이다!

2019/20시즌 EPL는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직전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결승전 진출 4팀을 독식한 리그다웠다. 이에 EPL 20개 팀의 시즌을 매 일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도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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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 FC (29전 11승 6무 12패)-10위

번리 FC 축구의 세 번째 단계가 열렸다.

잉글랜드 대도시인 맨체스터 북부에는 번리가 위치해 있다. 이 번리를 연고로 하는 번리 FC는 자주색 유니폼을 상징으로 하는 축구 클럽이다. 블랙번 로버스와 라이벌 관계를 이루는 그들은 지난 2014/15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앙숙의 성공을 부러워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블랙번의 성공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게 됐다. 션 다이치 감독이 잘 만들어낸 팀이 EPL 붙박이 클럽으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승격 첫 시즌인 2014/15시즌 한 차례 강등을 당했지만 한 시즌 만에 다시 올라온 뒤 EPL에서만 활동하고 있다. 

번리를 강성하게 만든 다이치 감독은 영국 특유의 롱볼 축구를 구사한다. 2010년대 FC 바르셀로나의 대대적인 성공과 티키타카의 대두, 또 점유율의 중요성이 증대됐다. 그러면서 패스 축구가 축구에 있어 교범처럼 자리잡게 됐다. 이는 한 가지 부작용을 낳게 됐는데 패스 축구의 대척점에 있는 롱볼 축구가 안티 축구의 대명사인 양 극도의 비판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축구의 왕도가 없기에 정의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더불어 롱볼 축구 역시 패스 축구만큼 완성도를 갖기 어려운데 다이치 감독이 팀을 잘 버려내 단단한 팀으로 제련해 낸 것이다. 

다이치 감독의 롱볼 축구 역시 EPL에서 사투를 벌이면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첫 승격 당시가 우당탕탕 Ver.1이었다면, 승강을 거치며 롱볼 축구가 우당탕탕 Ver.2로 진화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다이치 감독이 우당탕탕 Ver.3를 보여줬다. 

라멜라로부터 공을 지켜내는 센터백 타코우스키
라멜라로부터 공을 지켜내는 센터백 타코우스키

직전 시즌 15위로 강등 위기를 겪었던 다이치 감독과 번리는 변화가 절실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하고, 가장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선수 영입이지만, 번리의 재정 상태는 심각했다. 이에 에릭 피테르스, 제이 로드리게즈를 염가로 영입한 것 이 외의 보강을 하지 못했다. 

결국 다이치 감독의 전술과 번리의 팀 완성도로 승부를 봐야하는 상황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라 할만했지만 번리는 올 시즌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10위로 상위 10걸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다이치 감독이 공헌이 역시나 컸다. 다이치 감독은 특유의 4-4-2 롱볼 축구를 갈고 다듬었다.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세세한 지도를 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직전 시즌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선수 간의 간격. 지난 시즌 연이어 간격이 확장되거나 축소되는 실수를 거듭하며 상대의 철퇴를 맞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컴팩트한 4-4-2 전형에서 선수들 한 명, 한 명도 제 몫을 했다. 특히 크리스 우드(191cm, 90kg)와 애쉴리 반스(186cm, 80kg) 투톱은 모두 몸싸움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 한 명이 상대 수비를 피지컬로 뭉개면, 다른 한 선수가 세컨볼을 슈팅으로 연결, 득점을 만들었다. 제이 로드리게즈 역시 해당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했다. 

측면 윙어들의 볼 배급도 훌륭했다. 드와이트 맥닐의 경우 단순히 번리를 넘어 EPL이 주목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아이슬란드의 보석 요한 구드문드손의 활약이 준수했다. 이들이 체력적으로 버거워하면 로비 브래디, 아런 레넌이 나섰고 여차하면 중앙 미드필더 제프 헨드릭이 측면에서 활약했다. 애쉴리 웨스트우드와 잭 콕 역시 소리 없이 활약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빛났던 것은 번리의 방벽으로 자리잡은 제임스 타코우스키의 활약. 타코우스키는 벤 미와 짝을 이뤄 철벽 수비를 만들었다. 주전 풀백 찰리 테일러, 필립 바슬리는 물론 피테르스의 적응 문제, 로튼의 기복 문제 등이 있었지만 타코우스키의 리더십에 큰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골키퍼 닉 포프 역시 제 몫을 했다. 

다시 한 번 잔류 성공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사실상 달성한 번리. 리그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큰 실수만 없다면 차기 시즌에도 EPL에서 그들을 볼 수 있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합심하고 변화하고 발전하며 살아남은 번리. 승강을 반복하는 EPL 하위권 클럽들의 따라야 하는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맹활약을 보여준 크리스 우드
맹활약을 보여준 크리스 우드

◇올 시즌 최고의 선수-크리스 우드

타코우스키, 맥닐, 포프 등 다양한 후보군이 있었지만 우드의 손을 들어줬다. 올 시즌 좋은 몸상태를 유지한 그는, 건강하다면 자신을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수비수는 몇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육중한 체격에, 어마어마한 힘으로 그가 박스를 향해 돌진하면 수비수들은 곤혹스러움에 빠진다. 올 시즌 리그 11골을 집어 넣었고 득점 외에도 세컨볼 기회를 만들며 팀에 기여했다.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만 23세 이하)-드와이트 맥닐

번리의 유망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시절 킥에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았던 그다. 하지만 이후 피, 땀, 눈물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했고 현재는 최고의 왼발 프리키커가 됐다. 꼭 데드볼 상황이 아니더라도 날카로운 크로스로 상대 골문을 위협한다. 

◇시즌 최악의 경기-16R 토트넘 핫스퍼전(0대5 패)

완패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경기. 번리는 이날 토트넘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5골을 허용, 0-5로 패배했다. 특히 전반 31분에는 손흥민에게 농락을 당하며 73m 드리블 골을 내주기도 했다. 

◇시즌 최고의 경기-12R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3대0 승)

번리 특유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며 승리한 경기. 번리는 전반 10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반스의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전반 43분에도 맥닐의 크로스에 이은 우드의 슛으로 득점했다. 후반 8분 번리는 또 한 번 코너킥 상황에서 웨스트우드의 슛에 이은 로베르토 골키퍼의 자책골로 골망을 갈랐고 결국 3-0으로 승리했다. 

사진=뉴시스/AP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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