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⑩] 오사수나, ‘치미’의 이탈이 없었다면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⑩] 오사수나, ‘치미’의 이탈이 없었다면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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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망 렁글레(우측)와 볼 경합을 벌이는 치미 아빌라(좌측)
클레망 렁글레(우측)와 볼 경합을 벌이는 치미 아빌라(좌측)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

2019/20시즌 라리가는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에 빛나는 리그다웠다. 이에 라리가 20개 팀의 시즌을 매 토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도 기대해주시길.

토요일 시리즈 -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⑩] 오사수나, ‘치미’의 이탈이 없었다면
일요일 시리즈 - [EPL 20개팀 결산-일일E⑨] D.퍼거슨의 헤비메탈, 에버튼을 구하다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①] 에스파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②] 레가네스, 마(魔)가 낀 시즌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③] 마요르카, 문제는 기복이야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④] 셀타, 방학숙제 같은 팀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⑤] 에이바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⑥] 바야돌리드, 구단주 호나우두의 진인사대천명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⑦] 알라베스, 투톱의 파괴력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⑧] 레반테, 플랜 B로 선회하다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⑨] 베티스, 만족스럽지 않았던 가성비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⑩] 오사수나, ‘치미’의 이탈이 없었다면

-CA 오사수나 (27전 8승 10무 9패)-11위

만약은 없지만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스페인 나바라 지방의 자존심 오사수나는 2000년대 라리가 붙박이 클럽으로 군림해왔다. 1999/00시즌 승격으로 2000/01시즌부터 라리가에서 뛰게 된 오사수나다. 이후 14시즌 간 1부리그에서만 활동해 왔다. 

오사수나는 2013/14시즌 강등 후 2시즌 간 2부리그인 세군다리가에 머물렀다. 2015/16시즌 승격 후 다시 한 시즌 만에 2부리그로 내려갔다. 그리고 2017/18시즌 오사수나는 2000년대 들어 최고의 위기를 맞게 됐다. 

앞서 나열된 순위 기록에서 볼 수 있듯 오사수나는 1부리그에서 뛰거나, 강등되도 곧 복귀하는 끈기를 보여왔다. 하지만 2017/18시즌 8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1부리그와 거리가 먼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오사수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하고바 아라사테 감독 선임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 아라사테 감독은 2020년 현재도 만 42세 밖에 되지 않은 젊은 지도자다. 오사수나 감독 선임 당시 전략가로 불리기는 했지만, 유스팀부터 맡아 1군 감독으로 재직했던 레알 소시에다드에서의 경력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커리어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사수나 수뇌부는 과감하게 아라사테 감독을 선임했고 이는 최고의 결정이 됐다. 지난 시즌 2부리그 1위로 다시 팀을 1부리그로 올려놓은 것이다. 

하지만 오사수나의 도전 과제는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바로 승강을 반복하는 클럽이 아닌 어떻게 1부리그 붙박이 클럽으로 복귀할 것이냐였다. 타 라리가 클럽에 비해 규모와 재정 면에서 밀리는 오사수나 입장에서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하고바 아라사테(사진 좌측) 감독
하고바 아라사테(사진 좌측) 감독

아라사테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기존 선수단에 보강을 하기 시작했다. 자원이 한정적이기에 이적료를 아꼈다. 하지만 철저한 분석을 통해 알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오사수나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르크 카르도나, 브랜든 토마스, 치미 아빌라, 다르코 브라사나치, 아드리안 로페스, 파쿤도 론카글리아, 로베르토 이바녜스를 영입했다. 모든 선수를 300만 유로 이하로 영입했는데, 1000만 유로 이상이 비일비재한 이적시장에서 기적과 같은 결과였다. 오사수나의 선수 보는 눈과 협상력이 빛을 발한 결과라 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된 카르도나, 토마스, 아빌라, 브라사나치, 로페스, 론카글리아, 이바녜스는 모두 주전 혹은 준주전급을 활약했다. 최소 비용으로 최고의 효율을 낸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왓포드 FC에서 페르비스 에스투피난,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라울 나바스를 임대로 데려와 쏠쏠하게 써 먹었다. 

오사수나는 올 시즌 리그를 1승 4무로 시작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이후 기복을 보이기는 했지만 적절히 승을 수확하며 중위권을 유지했다. 강등 유력 후보로 불렸던 오사수나의 반전 드라마였다. 

많은 선수들의 공헌이 있었지만 ‘치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아빌라의 공헌이 가장 컸다. 아르헨티나 산 로렌조에서 270만 유로라는 염가에 영입된 그였다. 라리가에서 그를 주목한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아빌라는 무서운 페이스로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초반 리그에서만 9골을 기록했고, 모든 대회 11골을 넣으며 돌풍의 중심이 됐다. 

172cm로 비교적 작은 키지만, 무게중심을 이용한 몸싸움에 능하고 드리블이 유려했다. 집념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고 또 이를 놓치지 않는 능력을 보여줬다. 아빌라는 특히 19라운드 셀타 비고전서 환상적인 다이빙 헤더골을 넣으며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오사수나 팀에도 좋은 일이었지만, 빅클럽들의 러브콜도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극이 찾아왔다. 아빌라가 21라운드 레반테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것. 내심 유럽 대회 진출까지 넘보던 오사수나에 큰 손실이었고, 빅클럽행을 바라볼 수 있었던 아빌라 본인에게도 큰 손해였다. 

오사수나는 치미 시즌 아웃 직후 비야레알 CF에 1-3 패배, 레알 마드리드에 1-4 패배를 당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적시장도 지나버렸던 터라 오사수나는 다른 선수들의 조합으로 이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아빌라가 올 시즌 내 복귀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 강등권인 18위 레알 마요르카와 승점 9점 차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오사수나다. 남은 경기서 호성적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공격 전술 다변화를 가져가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엘 사다르
엘 사다르

◇올 시즌 최고의 선수-치미 아빌라

언급됐듯 올 시즌 오사수나 전력의 핵이었던 선수다. 적은 기대를 비웃듯 깜짝 활약으로 오사수나의 돌풍을 견인했다. 작은 키지만 단단한 몸을 자랑하는 그는 골문 앞에서 매우 위력적인 공격수다. 7월 복귀가 전망되는 그가 올 시즌 다시 필드를 밟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만 23세 이하)-페르비스 에스투피난

레프트백 계의 샛별. 에콰도르 국가 대표인 그는 왼쪽 측면을 누비며 공수 모두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오사수나에 큰 힘이 됐다. 유일한 흠이 있다면 가치 상승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그의 원 소속팀이 오사수나가 아닌 왓포드라는 것. 그는 현재 임대 신분이다. 

◇시즌 최고의 경기-1R CD 레가네스전(1대0 승)

라리가로 복귀한 오사수나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 경기. 이날 오사수나는 레가네스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팀을 구해낸 것은 역시나 아빌라. 로베르토 토레스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패스를 전달했고 아빌라가 이를 잡아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1-0 승리. 오사수나는 이날 승리를 바탕으로 순항을 시작하게 된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스페인 팜플로나/엘 사다르)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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