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잠실)=박승환 기자]
NC 다이노스 구창모가 2승, 평균자책점 0.41로 시즌 초반부터 매섭게 질주하고 있다. 결과도 좋았지만, 내용은 더욱 알찼다. 올 시즌 구창모는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구창모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2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팀의 연승 행진을 이어가기 위한 막중한 임무를 띤 등판이었다.
올 시즌 구창모의 시즌 출발은 뛰어났다. 앞서 두 번의 등판에서 6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8이닝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하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제로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비록 팀은 연장전 접전 끝에 1-2로 아쉽게 패했지만, 구창모의 투구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팀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8이닝 동안 투구수 100구,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봉쇄했다.
최고 구속은 150km를 찍었으며, 직구(47구)를 토대로 슬라이더(23구)-포크볼(20구)-커브(10구)를 구사했다. 자신이 보유한 모든 구종을 위닝샷으로 사용하면서 직구로 삼진 2개, 슬라이더로 3개, 포크볼로 2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1회초 2사 1루에서 김재환에게 좌중간에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으나 단 한 번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8이닝을 소화하면서 6번의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그야말로 별다른 위기가 없는 피칭이었다.
지난해 23경기(19선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올 시즌 구창모가 눈에 띄게 좋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동욱 감독은 볼 배합 패턴의 변화와 오랜 준비 기간을 꼽았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전을 앞두고 허리 피로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프리미어12 국가대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당연히 출전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가을부터 구창모는 충분한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못하다 보니 준비하는 기간이 길었다. 또한 작년 가을부터 2020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좋았다"며 "캠프에서 본인만의 노하우가 생겼고, 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 변화는 볼 배합 패턴의 변화와 강약 조절이다. 이 감독은 "이전까지는 항상 강하게 던졌었는데, 올해는 적절하게 강약 조절을 하면서 변화구를 섞어 던진다"며 "타자들이 빨리 공을 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투구수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창모는 첫 등판에서 6이닝 90구, 두 번째 KT전에서 8이닝 106구, 두산전에서 8이닝 100구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포수가 양의지라는 점은 당연히 플러스 요인이지만, 비시즌 스스로 연구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 이렇게 달라진 구창모는 어느새 NC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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