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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유럽레터] ‘0-9’ 사우스햄튼, 포기만 않으면 죽음은 없다

[이형주의 유럽레터] ‘0-9’ 사우스햄튼, 포기만 않으면 죽음은 없다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0.05.17 00:00
  • 수정 2020.10.2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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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햄튼 FC 엠블럼
사우스햄튼 FC 엠블럼

[STN스포츠(사우스햄튼)영국=이형주 기자]

일요일 일요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이다!

2019/20시즌 EPL는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직전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결승전 진출 4팀을 독식한 리그다웠다. 이에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된 현재 EPL 20개 팀의 시즌을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일일E 특집으로 매 일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도 기대해주시길.

토요일 시리즈 -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⑦] 알라베스, 투톱의 파괴력
일요일 시리즈 - [EPL 20개팀 결산-일일E⑦] ‘0-9’ 사우스햄튼, 포기만 않으면 죽음은 없다

◇[EPL 20개팀 결산-일일E①] 노리치, 겁이 없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
◇[EPL 20개팀 결산-일일E②] 빌라, 투자의 비효율+부상
◇[EPL 20개팀 결산-일일E③] 베어 물린 체리군단, 본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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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20개팀 결산-일일E⑥] 브라이튼, 포터 감독과의 롤러코스터
◇[EPL 20개팀 결산-일일E⑦] ‘0-9’ 사우스햄튼, 포기만 않으면 죽음은 없다

-사우스햄튼 FC (29전 10승 4무 15패)-14위

포기만 않으면 죽음은 없다. 사우스햄튼 FC가 증명했다.

사우스햄튼은 최근 몇 시즌 간 겨우 강등을 면해왔다. 지난 2017/18시즌 37라운드 스완지 시티와의 강등 싸움 외나무 다리 경기에서 겨우 승리하며 잔류를 했다. 지난 시즌도 내내 허덕이다 12월부터 부임한 랄프 하센휘틀 감독이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16위로 EPL에 남게 됐다. 

사우스햄튼에 있어 하센휘틀 감독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지난 시즌 어려운 상황에서 강등을 면하게 해줬을 뿐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사우스햄튼을 바꿔놓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구단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사우스햄튼은 그간 선수 판매 후 차익을 구단을 운용하는 자금으로 쓰곤 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간 헌신해주던 선수들이 줄줄이 빠져 나갔다. 맷 타겟, 찰리 오스틴, 요르디 클라시, 요시다 마야, 프레이저 포스터, 웨슬리 후트, 마리오 르미나 등 팀에 헌신하던 선수들이 이적 또는 임대로 팀을 옮겼다. 

문제는 사우스햄튼이 직전 시즌 강등을 겨우 피했음에도 보강이 거의 전무했다는 것이다. 직전 시즌까지 임대로 데리고 있던 대니 잉스를 완전 영입하며 잔류시킨 것이 거의 유일한 영입이었다. 하센휘틀 감독의 능력에 모든 것을 건 사우스햄튼이었다. 

하센휘틀 감독은 특유의 모습을 뽐내며 초반까지는 어려운 일정을 잘 헤쳐나갔다. 초반 리그 5경기에서 2승 1무 2패를 기록, 중위권에 안착했다. 하지만 사우스햄튼의 얇은 스쿼드는 한계를 보여갔고, 하센휘틀 감독도 매너리즘에 빠져갔다. 그리고 대참사가 일어났다.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친 대니 잉스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친 대니 잉스

EPL 10라운드 레스터 시티전. 사우스햄튼은 레스터를 홈으로 불러 들여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EPL 역사에 남을만한 대참사가 일어났다. 

사우스햄튼은 레스터의 빠른 공격에 거의 농락을 당했다. 전반에만 5실점을 하며 0-5까지 밀렸다. 선수들은 패닉에 빠져들었고, 이를 정리할 수 있는 이가 없었다. 하센휘틀 감독도 혼란 속에 아무런 제동을 걸지 못했다. 

하프타임 이후에도 사우스햄튼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4실점을 더해 0-9 대패를 당했다. EPL 역대 최다 점수 차이 타이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EPL 홈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팬들, 언론들의 조롱이 이어졌다. 

같은 날 하센휘틀 감독은 일단 사태를 수습했다. 남탓, 선수탓은 없었다. 그는 영국 언론 BBC를 통해 “오늘 결과는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다. 또한 이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비판이 쏟아졌지만 모두가 그를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감독들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이 하센휘틀 감독에게 힘내라고 문자를 보내줬다. 가레스 로저스 사우스햄튼 CEO도 지금껏 하센휘틀 감독이 쌓아온 것을 안다며 면을 세워줬다. 

하센휘틀 감독은 레스터전 이후 리그 1무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구렁텅이 그 밑에서 다시 사우스햄튼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14라운드 왓포드 FC전을 2-1로 잡은 사우스햄튼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하센휘틀 감독의 사우스햄튼은 호성적을 거듭했고 1월 12일에는 자신들에게 끔찍한 패배를 안긴 레스터에 2-1로 승리하며 설욕까지 성공했다. 그렇게 사우스햄튼은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승점 34점을 획득, 강등권 18위 AFC 본머스와 승점 7점 차 14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롤러코스터를 탄 랄프 하센휘틀 감독
올 시즌 롤러코스터를 탄 랄프 하센휘틀 감독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리그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잔여 경기가 9경기에 불과해 잔류가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하센휘틀 감독은 지난 4월 30일 회고에서 0-9 패배 이후 “이 결과는 평생 따라 다니겠다”라며 자책감과 함께 좌절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가 그 순간 낙담하고 모든 것을 포기했다면 더 깊은 나락으로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하센휘틀 감독 그리고 사우스햄튼 선수들은 달랐다. 힘들고, 아프지만 실수를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를 통해 잔류 9부 능선을 넘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죽지만 않으면 희망이 있다. 하센휘틀 감독과 사우스햄튼이 보여준 명제다. 

◇올 시즌 최고의 선수-대니 잉스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그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역시나 중단 전까지 리그에서만 15골을 폭발시킨 잉스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번리 FC 시절 EPL을 호령하다 리버풀 FC 입성 이후 십자인대 부상으로 좌절했던 스트라이커. 오랜 부상의 터널을 거쳐 다시 부활했다. 올 시즌 보여준 모습은 전성기의 모습 그 자체였으며, EPL 최정상급 스트라이커의 모습이었다.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만 23세 이하)-무사 제네포

사우스햄튼 측면의 희망이 돼 준 말리 국적의 측면 자원. 만 21세에 불과한 어린 나이지만, 당돌함으로 무장해 상대 측면을 공략했다. 좌우측을 가리지 않고 측면 돌파를 만들며 공격의 활로를 열어 줬다. 

◇시즌 최악의 경기-10R 레스터 시티전(0대9 패)

사우스햄튼 그리고 하센휘틀 감독에게 낙인 같은 경기. 이날 사우스햄튼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0-9 대패, EPL 최다 점수 차 패배 등 최악의 기록을 남기며 수모를 당했다. 고개를 떨구는 사우스햄튼 팬들에게 선수단과 하센휘틀 감독은 어떤 위로도 해 줄 수 없었다. 

팀의 프리키커이자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한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
팀의 프리키커이자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한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

◇시즌 최고의 경기-22R 레스터 시티전(2대1 승)

이날 경기는 사우스햄튼에 있어 한 경기 그 이상의 의미였다. 전반기 역대 최악급의 패배를 당한 사우스햄튼은 수모를 값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전반 9분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의 득점으로 앞서 나간 사우스햄튼 전반 45분 셰인 롱의 득점까지 추가하며 2-1 승리를 거뒀다. 

◇시즌 Best11

사우스햄튼 FC (4-4-2): 알렉스 맥카시, 라이언 버트란드, 얀 베드나레크, 잭 스티븐스, 세드리크 소아레스, 네이선 레드몬드,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그,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 스튜어트 암스트롱, 셰인 롱, 대니 잉스 *감독: 랄프 하센휘틀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사우스햄튼/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 뉴시스/AP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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