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고척)=이보미 기자]
“아직 영상통화 밖에 못해요.”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태훈이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10일 오후 2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투수 브리검에 이어 5회 마운드에 올랐고, 3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6-3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초 키움은 5월 5일 개막과 함께 김태훈을 기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태훈은 지난 4일 득녀를 하면서 출산 휴가를 썼다. 10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바로 첫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김태훈은 “확실히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아이가 태어나서 야구를 더 잘해야 하고, 가족들한테도 더 잘해야 한다”면서 “출산휴가를 쓰고 2군에서 한 경기 던지고 오늘 던졌다.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스코어 0-3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태훈이다. 이에 “점수 차가 많이 나지 않았다. 3, 4점 차에서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앞에서 막아준다면 우리 팀 방망이가 좋기 때문에 역전의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힘줘 말했다.
공교롭게도 김태훈이 만들어낸 두 번의 견제사로 흐름이 바뀌었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승리를 챙긴 김태훈은 아쉽게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 김태훈은 “출산 때 병원에는 잠깐 들어갔다. 조리원은 나도 못 들어간다. 애기도 한 번밖에 못 봤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오늘도 영상통화 밖에 못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김태훈은 “이름은 지유다. 코 밑으로는 날 닮았는데 그 위로는 아내를 닮았다. 다행이다”며 아빠 미소를 지었다.
한편 김태훈은 김동준에서 개명 후 2020시즌을 맞이했다. 이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군대 가기 전에 바꾸려고 했는데 그 때는 싫었다. SK 투수 김태훈도 있지만 나한테 좋다고 해서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동료들도 처음에는 왔다갔다 했는데 이제는 태훈이라고 불러준다. 적응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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