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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근우 “김희철, 설리 발언은 논리적 비약” 문제 제기[전문]

위근우 “김희철, 설리 발언은 논리적 비약” 문제 제기[전문]

  • 기자명 박재호 기자
  • 입력 2020.04.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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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근우 칼럼니스트
위근우 칼럼니스트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위근우 칼럼리스트가 김희철이 故설리·구하라 악플러를 언급한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희철은 지난 20일 JTBC '77억의 사랑'에서 악플에 관해 이야기를 하던 중 설리와 구하라를 떠나보내고 느낀 점들에 대해 고백했다. 당시 그는 "두 친구와 친했다. 그 일을 겪고 가장 화가 나는 건 남녀가 갈라져서 싸우는 거다. 남자들을 성희롱, 여자들은 여자 망신이라는 말로 두 친구를 모욕하다가 세상을 떠나니 서로 탓할 거리를 찾더라. 서로 먹이를 물어뜯으러 다니고서는 추모를 하겠다고 하더라.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위근우 칼럼니스트는 지난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적으로 친했던 두 동료를 잃은 김희철의 분노를 내가 감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 '젠더갈등'(따옴표를 쓰는 이유는 내가 젠더갈등, 성별 간 갈등이란 개념에 동의하지 않아서다)의 혼란 속에서 나온 혐오 발언들로 두 동료가 힘들어 했다고 느껴진다면 페미니즘의 당위 문제는 부차적으로 느껴질수도 있을 터"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설리에게 남성 악플러뿐 아니라 여성 악플러도 있었고 그 중 태세 전환이 있던 이들이 있던 게 어느 정도 사실이라 해도 이걸 '성별간 갈등' 문제로 치환해 둘 다 잘못이라 말하는 건 엇나간 판단이라는 생각"이라며 "남성 악플러 여성 악플러 둘 다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 근거로부터 '성별 간 갈등'에서도 남녀 둘 다 잘못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이러한 논리가 정당화되려면 고인에 대한 여성 악플이 이런 '젠더갈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내적 연관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설리의 노브라 논란 등을 언급하며 "설리가 겪어야 했던 경험적 맥락을 따져도(심지어 그것을 김희철이 나보다 더 잘 알지라도) 저 판단은 잘못된 것 같다"며 주장의 근거를 들었다.

첫째로 “남녀 악플이 동일하게 가해졌다 가정해도 실제로 기사나 연예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고인에 대한 오피셜한 공격으로 가시화된 건 결국 남성중심적 담론이었다. 즉 고인을 직접적 혹은 우회적으로 비난한 연예기사들은 다분히 남성 중심적 관점으로 고인의 노브라에 대해, 고인의 '시선강간'이라는 워딩에 대해 시비했다. 가령 '누가 설리에게 시선강간이란 말을 알려줬는가' 따위의 쓰레기 같은 기사들이 그러하다”라고 전했다.

둘째로 “고인이 본인의 삶 안에서 지키려 한 태도 자체가 다분히 여성의 자기결정권(노브라)과 자매애(생리대 지원)였다. 김희철은 고인을 '젠더갈등'의 피해자로 보지만 정작 고인이야말로 '젠더갈등'에서 여성 진영의 중요한 플레이어이자 파이터였다. 그렇게 여성 연예인에 가해지는 여성혐오에 대해 목소리를 내서 저항한 고인이 과연 '성별 간 갈등'이라는 프레임에 동의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 물론 개인적 친분과 함께한 시간이야 김희철이 훨씬 많겠지만”이라고 전했다.

셋째로 “악플러는 모든 성별에 존재했지만 반대로 설리의 삶을 존중하고 응원해준 이들 대부분은 여성 페미니스트들이었다. 앞서 인용한 쓰레기 같은 기사들에 대해 반박하고 고인을 옹호한 기사나 칼럼들은 내가 재직했던 '아이즈'의 기사를 비롯해 다분히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작성됐다. 이런 반박 기사조차 김희철 씨가 '젠더갈등'적인 기사들로 싸잡아 비난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희철의 '젠더갈등' 담론이 세밀하게 분석되지 않았고 "그의 말이 고인의 진심을 대변하는 게 되어선 안 되며 그럴수록 이런 비판적 독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한 설리가 출연한 '악플의 밤'을 언급하며 "김희철 말대로 고인이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행복하다고 했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이젠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고인을 대신해 '악플의 밤'에 대한 알리바이를 다름 아닌 JTBC 예능에서 이야기하는 건 그리 윤리적이지 못한 편집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위근우 SNS 글>

[다음은 위근우 글]

사적으로 친했던 두 동료를 잃은 김희철 씨의 분노를 내가 감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 '젠더갈등'(따옴표를 쓰는 이유는 내가 젠더갈등, 성별 간 갈등이란 개념에 동의하지 않아서다)의 혼파망 속에서 나온 혐오발언들로 두 동료가 힘들어 했다고 느껴진다면 페미니즘의 당위 문제는 부차적으로 느껴질수도 있을 테고.

하지만 고 설리 씨에게 남성 악플러뿐 아니라 여성 악플러도 있었고, 그 중 태세 전환이 있던 이들이 있던 게 어느 정도 사실이라 해도 이걸 '성별간 갈등' 문제로 치환해 둘 다 잘못이라 말하는 건 엇나간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남성 악플러 여성 악플러 둘 다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 근거로부터 '성별 간 갈등'에서도 남녀 둘 다 잘못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이러한 논리가 정당화되려면 고인에 대한 여성 악플이 이런 '젠더갈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내적 연관이 제시되어야 한다. 가령 설리의 노브라에 대해 비난하고 그에게 성희롱을 하던 남성들의 악플은 기본적으로 여성을 대상화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지 않는 남성 중심적이고 여성혐오적 세계관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런데 고인에 대한 여성 악플 역시 '남성혐오'(역시 따옴표를 쓰는 건 편의적으로 쓰지만 동의하지 않는 개념이라서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걸까. 이 부분의 논리적 고리가 약하다.

또한 이런 내적 정합성의 문제와 별개로, 고 설리 씨가 겪어야 했던 경험적 맥락을 따져도(심지어 그것을 김희철 씨가 나보다 더 잘 알지라도) 저 판단은 잘못된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남녀 악플이 동일하게 가해졌다 가정해도 실제로 기사나 연예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고인에 대한 오피셜한 공격으로 가시화된 건 결국 남성중심적 담론이었다. 즉 고인을 직접적 혹은 우회적으로 비난한 연예기사들은 다분히 남성(혹은 남초) 중심적 관점으로 고인의 노브라에 대해, 고인의 '시선강간'이라는 워딩에 대해 시비했다. 가령 '누가 설리에게 시선강간이란 말을 알려줬는가' 따위의 쓰레기 같은 기사들이 그러하다.

둘째, 고인이 본인의 삶 안에서 지키려 한 태도 자체가 다분히 여성의 자기결정권(노브라)과 자매애(생리대 지원)였다. 김희철 씨는 고인을 '젠더갈등'의 피해자로 보지만 정작 고인이야말로 '젠더갈등'에서 여성 진영의 중요한 플레이어이자 파이터였다. 그렇게 여성 연예인에 가해지는 여성혐오에 대해 목소리를 내서 저항한 고인이 과연 '성별 간 갈등'이라는 프레임에 동의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 물론 개인적 친분과 함께한 시간이야 김희철 씨가 훨씬 많겠지만.

셋째, 악플러는 모든 성별에 존재했지만 반대로 설리의 삶을 존중하고 응원해준 이들 대부분은 여성 페미니스트들이었다. 앞서 인용한 쓰레기 같은 기사들에 대해 반박하고 고인을 옹호한 기사나 칼럼들은 내가 재직했던 '아이즈'의 기사를 비롯해 다분히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작성됐다. 이런 반박 기사조차 김희철 씨가 '젠더갈등'적인 기사들로 싸잡아 비난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위의 이유들로 고인에게 가해진 무차별한 악플을 근거로 김희철 씨가 평소 믿던(노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가사에 노골적으로 드러났던) '젠더갈등' 담론을 정당화하는 건 그리 세밀한 분석이라 보지 않는다. 물론 다시 말하지만 친했던 동료를 잃었던 그의 울분을 감히 가늠할 수 없고 그 울분을 폄하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의 말이 이젠 없는 고인의 진심을 대변하는 게 되어선 안 되며, 그럴수록 이런 비판적 독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덧. 고인의 진심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김동완 씨가 지적했던 <악플의 밤>의 문제에 동의하며 그렇게 고인을 악플에 '직접 맞서도록' 방송에서 밀어붙이는 게 좋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김희철 씨 말대로 고인이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행복하다고 했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이젠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고인을 대신해 <악플의 밤>에 대한 알리바이를 다름아닌 JTBC 예능에서 이야기하는 건 그리 윤리적이지 못한 편집이라고 생각한다.

덧의 덧. 얼마 전 허지웅 씨가 '젠더갈등'이란 워딩에 대해 '젠더갈등'이라는 중립적이고 건조한 현실이 있고 그 이면에 여성차별이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는데, 원론적으론 이해하지만 위에서 보듯 거의 대부분의 경험적 맥락에서 '젠더갈등'이란 개념은 그 개념의 사용을 통해 여성차별이라는 이면의 진실을 가리는데 사용된다.

사진=Olive ‘뜨거운 사이다’ 캡처

sports@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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