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1986년 국제축구연맹(FIFA)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60)의 골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마라도나는 당시 '라이벌'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후반 6분 상대 골키퍼 피터 실턴과 1대1 헤딩 경합 과정 중에 왼손 주먹으로 공을 건드려 골을 넣었다.
단신(168cm)인 마라도나가 필사적으로 골을 넣기 위해 교묘하게 고의로 손을 사용한 것이다. 일명 '신의 손'이 탄생한 순간이다.
잉글랜드는 즉각 마라도나의 반칙이라고 항의했지만,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잉글랜드는 전의를 상실했고, 결국 아르헨티나는 승승장구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다.
마라도나는 훗날 '신의 손' 사건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행동에 대해 마라도나는 반성의 기미 없이 34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당당함을 유지했다.
마라도나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축구협회와 인터뷰에서 '신의 손' 사건을 되돌아보며 "나는 빈 곳을 보고 동료와 2대1 패스로 침투하려고 했다. 그런데 패스를 주고 들어가는 데 공이 높게 떠서 오더라. 공이 높아 골키퍼에게 뺏길 것이라 생각이 들었고, 순간 '머리와 손을 쓰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신의 손' 탄생 비화를 밝혔다.
그러면서 마라도나는 처음에 골이 되었는지 몰랐고, 후에 뒤돌아보니 공이 골망에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그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본 팀 동료도 어리둥절했다.
마라도나는 "골 세리머니 도중 바티스타가 내게 '손 썼지?'라고 물어보고, 발다노도 '어떻게 한 거야?'라고 물어보길래 '입 다물고 그냥 날 안아. 나중에 알려줄게'라고 답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마라도나는 "주심만 잘 못 한 게 아니야. 8만 명의 관중들도 내가 손을 썼는지 알지 못했다"라며 희대의 '신의 손' 사건을 정당화했다.
사진=뉴시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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