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박재호 기자]
음악방송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아이돌들은 거의 다 감정에 복받쳐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그들에게 있어 음악방송 첫 1위의 영예는 남다르기 때문이다. 성공의 상징은 물론, 힘들게 달려온 과정을 보상받는 순간이 된다. 더 나아가 잠깐 나왔다 바로 사라지는 아이돌 범람 시대에 활동을 존속하는 생존의 요건이 되기도 한다.
STN스포츠는 아이돌 그룹의 ‘데뷔 후 지상파 음악방송 1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살펴보고 10위부터 1위까지 순위를 매겨봤다. 코너 이름을 ‘켠김에 올킬’이라고 한 이유는 해당 주제를 시리즈별로 나눠 낱낱이 파헤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저번 차 10위 아이즈원(166일)에 이어 이번엔 9위 티아라(157일)를 살펴본다.
■ ”‘라스’로 임팩트 있게“ 음방 아닌 예능서 데뷔
티아라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활동한 이른바 ‘2세대 걸그룹’을 대표하는 팀이다. 데뷔곡 ‘보핍보핍’부터 '롤리폴리', 'lovey-dovey‘ 등 특색있는 후크송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2세대 걸그룹 중 가장 대중 친화적인 활동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티아라의 데뷔는 음악방송이나 쇼케이스가 아닌 특이하게도 예능이었다. 그들은 2009년 7월 29일 MBC ‘라디오스타’ 출연을 통해 데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방송 초반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김구라, 신정환 등 MC진들의 혹독한(?) 진행 속에 어느새 분위기에 적응하며 나름의 데뷔 사연들을 털어놓는 등 예능감을 선보였다. 이렇게 티아라는 ‘라디오스타’ 효과와 맞물려 어느 아이돌 그룹보다 임팩트있고 홍보 효과가 큰 데뷔를 갖는다.
■ 데뷔부터 1위까지, 단 ‘157일’
2009년 7월 29일 데뷔한 티아라는 2010년 1월 1일 새해 첫날 생방송에서 감격의 첫 1위를 차지한다. 그들은 KBS2 ‘뮤직뱅크’에서 첫 정규앨범 ‘Absolute First Album’의 타이틀곡 ‘보핍보핍(BoPeepBoPeep)’으로 데뷔 후 첫 1위의 영광을 맛본다. 티아라에게 1위를 하기까지 필요했던 시간은 단 ‘166일’이었다.
티아라는 당시 2PM, 윤하와 함께 1위 후보에 올랐다. 2PM은 ‘하트 브레이커’로 전주까지 4주 연속 1위를 이어오며 이날 역시 1위 수상이 유력했었다. 하지만 당시 가장 핫했던 남자 아이돌을 누르고 티아라가 1위를 거머쥔 순간이었다.
티아라는 예상치 못한 1위에 얼떨떨 반, 감격 반의 심정으로 "1위를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는 티아라가 되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새해를 맞아 한복 콘셉트의 의상을 입고 국악 버전 ‘보핍보핍’ 무대를 선보였던 티아라는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서로를 다독이며 1위 앵콜 무대를 꾸몄다. 이를 시작으로 티아라는 2010년대 대세 걸그룹 반열에 오르게 된다.
■ 데뷔곡 ‘보핍보핍’ 성공...‘티아라표’ 후크송의 시작
신사동호랭이가 작곡한 ‘보핍보핍’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재기발랄한 무대로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고양이 손동작이 인상적이었던 ‘뽀삐뽀삐춤’은 당시 남녀노소가 다 따라 하는 국민춤의 반열에 오른다.
‘뽀삐뽀삐’와 이름이 비슷했던 한 화장지 브랜드는 티아라 덕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고, 그 답례로 화장지를 선물한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보핍보핍’은 빠른 시간 내에 대중을 사로잡아야 하는 당시 가요 시장 전략에 딱 들어맞았다. 이후 티아라는 '롤리폴리', 'lovey-dovey‘ 등 노래 제목이 훅의 가사로 나오는 노래를 연달아 내놓으며 그 색을 지켜나갔다. 신나는 펑키한 리듬의 후크송과 익살스러운 포인트 안무가 티아라표 매력이 됐다.
사진=뉴시스, KBS2 ‘뮤직뱅크’ 캡처, MB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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