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상암)=이보미 기자]
“선수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모든 구단이 합의를 했다.”
V-리그가 사상 최초로 조기 종료됐다. 2019~2020시즌이 정규리그 6라운드 도중 막을 내렸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도, 우승팀도 없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오후 3시 30분 연맹 대회의실에서 조원태 총재와 각 구단 단장들이 모인 임시 이사회를 열고 리그 종료를 결정했다.
KOVO는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세 지속, 범국가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내체육 운영중단 권고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배구 팬들의 안전 고려 및 선수들을 비롯한 리그 구성원들의 보호를 위해 시즌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시 이사회는 오후 6시를 넘겨 마무리됐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조원태 총재는 “결론은 1분 만에 났는데 논의 과정이 길었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일부 팀에서 순위가 정해지게 되면 다음 드래프트 등 불이익을 받게 되는 부분, 우승 자격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엄밀히 따지면 5라운드 기준으로 순위가 정해졌기 때문에 우승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최종 순위는 5라운드 기준으로 확정됐다. 이에 남자부는 우리카드,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 1~3위를 차지했고, 여자부는 현대건설, GS칼텍스, 흥국생명이 차례대로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이사회에서 올 시즌은 정규리그 최종 순위 2~3위 팀에도 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남자부 1~3위 팀에는 1억 2천만 원, 7천만 원, 5천만 원이, 여자부 1~3위 팀에는 1억, 5천만 원, 3천만 원이 주어진다.
이에 조 총재는 “상금 얘기도 나왔다. 어차피 챔프전 상금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1~3위 팀에 상금을 주게 돼 활용하는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길어졌다”고 밝혔다.
KOVO는 총 4억 원에 달하는 상금을 코로나19 성금으로 기부하고, 전문위원과 심판, 기록원 등 구성원들의 생활자금에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 총재는 “절대 선수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모든 구단이 합의를 했다. 선수들에게 유리한 방안으로 조정을 했다”고 했다.
자유계약선수(FA)의 경우 남녀부는 각각 정규리그 36경기, 30경기의 40%에 해당하는 경기 수를 출전해야 FA 1년 자격이 인정된다. 하지만 올 시즌은 정규리그 도중 막을 내렸기에 각 소속팀이 소화한 경기의 40%를 인정하기로 했다.
올 시즌 MVP, 신인상, 베스트7 시상 기준은 형평성을 위해 5라운드까지로 정했지만, 개인 누적 기록은 6라운드까지 뛴 경기도 포함시킨다.
조 총재는 “선수들을 비롯한 리그 구성원들의 보호와 국가적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시즌을 종료한 것에 대해 팬 분들의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 했다.
KOVO는 "리그 조기 종료에 대한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앞으로 이런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에 대한 세밀한 규정을 보완해 어떤 상황에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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