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박재호 기자]
봉준호 감독이 세계영화사에 큰 발자국을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영화 기생충’은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의 오랜 전통과 언어의 한계를 깨고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총 4관왕에 오르는 새 역사를 이룩했다.
봉준호 감독은 19일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진중함 속 재치있는 답변으로 순간순간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그의 유쾌했던 순간들을 꼽아봤다.
■ ‘아카데미는 지역 영화제’ 발언...“캠페인 와중에 도발 하겠나”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전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를 ‘지역 영화제’라고 발언해 미국 현지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시상식을 앞두고 아카데미를 도발한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봉준호 감독은 “처음 아카데미 캠페인을 하는 와중에 도발씩이나 하겠냐”고 답하며 웃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영화제 성격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아카데미는 아무래도 미국 중심이 아니겠냐고 비교를 하다가 쓱 나온 단어다. 그런데 미국 젊은이들이 SNS에 많이 올린 것 같다. 전략을 가지고 한 말은 아니고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해명(?)했다.
■ 마틴 스콜세지에 편지 받은 사연...“이제 쉬어라. 대신 조금만 쉬어라”
봉준호 감독은 마침 이날 아침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편지를 받은 사실을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아침에 편지를 받고 몇 시간 전에 편지를 읽었다. 영광이었다. 나한테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라 내용을 이야기하는 건 실례인 것 같다. 편지 말미에 ‘그동안 수고했고 이젠 좀 쉬어라. 대신 조금만 쉬어라. 나를 비롯해 사람들이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 CNN 기자 질문에 “샤론 최가 없는데...”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국내 취재진뿐 아니라 외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CNN의 한 기자가 봉준호 감독에게 질문하자, 봉준호 감독은 “샤론 최가 없는 상황에서 영어 질문을 듣게 되니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봉준호 감독&샤론 최 패러디...“유세윤·문세윤은 천재”
최근 유세윤과 문세윤이 봉준호 감독과 샤론 최의 아카데미 시상식 소감을 패러디해 화제를 모았다. 패러디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봉준호 감독은 “유세윤 씨는 참 천재적인 것 같다. 존경한다. 문세윤 씨도. 최고의 엔터테이너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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