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Nostalgia] '유리몸의 비애' 조나단 우드게이트 – 173
[EPL Nostalgia] '유리몸의 비애' 조나단 우드게이트 – 173
  • 이형주 특파원
  • 승인 2020.0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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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우드게이트
조나단 우드게이트

[STN스포츠(버밍엄)영국=이형주 특파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 온 것에서 나온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일주일에 한 명씩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 '유리몸의 비애' 조나단 우드게이트 - <173>

지난 5일(한국시간) 영국 노스이스트잉글랜드지역 노스요크셔주의 미들즈브러에 위치한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2019/20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 미들즈브러 FC와 토트넘 핫스퍼 간의 경기가 열렸다. 

1부 팀인 토트넘이 2부 팀인 미들즈브러를 무난히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미들즈브러가 선전하며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지도자로 성공적으로 변신 중인, 또 두 팀 모두에서 EPL 생활을 한 현역 출신 스타 이 사람이 있었다. 

우드게이트는 1980년 미들즈브러 외곽의 눈소프에서 태어났다. 지역 내 손꼽히는 재능이었던 그는 미들즈브러 유스팀에 입단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유스 중반 리즈 유나이티드로 팀을 옮긴 그는 프로 데뷔에도 성공했다. 

1990년 대 후반부터 2000년 대 초반까지 리즈는 EPL 상위권을 주름잡던 클럽이었다. 또한 선수단 연령이 젊고,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로 이뤄져 많은 사랑을 받던 클럽이기도 했다. 그 곳에 우드게이트가 있었다. 

우드게이트는 리오 퍼디난드, 루카스 라데베, 도미닉 마테오 등과 번갈아가며 센터백 호흡을 이뤘다. 이 중에서도 퍼디난드와의 호흡은 최강에 가까웠다. 두 선수가 견고한 수비를 보여주면서 리즈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2000/01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점을 거친 이후 우드게이트가 악재들을 만나게 된다. 경기 외적으로는 폭행 사건을 일으키는 등 구설수에 올랐고, 경기 내적으로는 남은 커리어 내내 그를 괴롭힐 부상과 마주하게 된 것. 

우드게이트의 입지와는 무관하게 리즈는 챔피언스리그 4강 이후 무리한 투자로 재정이 붕괴됐다. 이에 주축 선수들 해마다 판매하게 됐는데 우드게이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영국 언론 <리즈 라이브>에 따르면 테리 베나블스 감독은 수뇌부와 부딪히면서까지 이적을 반대했으나 돈이 급했던 리즈는 뉴캐슬에 그를 팔아버린다. 

우드게이트가 뉴캐슬에 머문 시즌은 단 2시즌. 경기 출전 수는 37경기에 불과했다. 역시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그를 비난하는 팬들은 적었다. 나올 때마다 견실한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됐기 때문이다. 잘 하지만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 이는 그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04년 8월 충격적인 이적이 일어나게 된다. 바로 우드게이트의 레알 이적. 레알은 당시 공격 쪽은 영입 선수, 수비 쪽은 육성 선수로 채운다는 지단-파본 정책을 폈다. 하지만 수비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면서 수비수 영입에도 열을 올리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우드게이트는 부상만 없다면 월드 클래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레알은 전격적으로 그를 영입한다. 하지만 ‘부상만 없다면’이라는 전제는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우드게이트는 부상으로 레알 첫 시즌은 2004/05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우드게이트가 헌신한 고향팀 미들즈브러. 그 홈구장 리버사이드 스타디움.
우드게이트가 헌신한 고향팀 미들즈브러. 그 홈구장 리버사이드 스타디움.

두 번째 시즌에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우드게이트가 건강했다면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물론 프란시스코 파본, 세르히오 라모스 등 다른 선수들과의 시너지도 기대됐다. 하지만 우드게이트는 두 번째 시즌에도 모든 대회 합쳐 14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는 레알의 인내심을 바닥내게 됐다.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뛸 수 없는 선수. 우드게이트는 2006년 고향팀 미들즈브러로 쫓기듯 임대가며 와신상담을 꾀하게 됐다. 고향에서 편안한 마음 가짐을 갖게 된 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을까. 우드게이트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우드게이트는 2006/07시즌 모든 대회 36경기에 출전하며 건강함을 뽐내게 됐다. 온전한 몸상태만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명제는 틀린 것이 아니었다. 우드게이트는 2007년 올해의 북동부 선수상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한다. 

미들즈브러 두 번째 시즌인 2007/08시즌 그는 다시 잔부상으로 고생했다. 레알 시절만큼은 아니었지만 출전 기회가 제한됐다. 미들즈브러에는 당시 데이빗 휘터가 유망주로 무럭무럭 성장 중이었다. 우드게이트의 연봉이 낮은 편이 아니었기에 팀은 그에게 향하는 오퍼에 귀 기울이게 되고 토트넘 핫스퍼 이적이 확정됐다.

커리어는 그간 행보의 반영이라고 했던가. 토트넘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나오면 준수하지만 거의 못 나오는. 그래서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선수. 그것이 우드게이트의 모습이었다. 

리즈 홈구장 외벽에 그려진 UCL 4강 업적 그림.
리즈 홈구장 외벽에 그려진 UCL 4강 업적 그림.

하지만 딱 한 시즌 2008/09시즌에는 달랐다. 이 시즌 우드게이트는 다시 한 번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리그 활약이 준수했던 것은 물론 리그컵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리그컵 결승에서는 결승골을 득점하기도 했는데 이는 2020년 현재도 토트넘의 가장 최근 우승컵으로 남아있다. 

우드게이트는 부상에 신음했지만 계속해서 헌신하며 토트넘이 UEFA 챔피언스리그를 오고 가는 클럽으로 성장하는 것에 기여했다. 2010/11시즌 또 큰 부상으로 시즌 1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해당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방출된 그에게 스토크 시티가 손을 내밀었다. 영국 언론 <노던 에코>에 따르면 출전 수당을 포함한 계약을 한 우드게이트는 21경기에 나서며 나름의 마무리를 했다. EPL 생활을 끝낸 그는 바로 고향팀 미들즈브러로 복귀, 2부리그서 4시즌을 뛴 뒤 유니폼을 벗었다. 

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은퇴 후 코치로 재직하다 토니 풀리스 감독의 후임으로 올 시즌부터 팀의 사령탑으로 올라선 그다. 12월 챔피언십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고, FA컵서 주제 무리뉴 감독과 호각세를 이루는 등 지도자 커리어에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EPL 최고의 순간

1999/00시즌 11라운드에서 리즈와 셰필드 웬즈데이가 맞붙었다. 양 팀은 요크셔 지역을 대표하는 팀들 중 하나. 앤디 부스를 앞세운 셰필드의 공세가 매서웠지만 리즈는 끄떡하지 않았다. 우드게이트와 라데베가 상대 공격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결국 리즈는 2-0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이를 통해 리즈는 리그 6연승을 질주하게 되고, 이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게 된다. 

셰필드 쥘 데 빌데의 슈팅을 온 몸으로 막은 뒤의 우드게이트
셰필드 쥘 데 빌데의 슈팅을 온 몸으로 막은 뒤의 우드게이트

◇플레이 스타일

만능형 센터백. 중앙 수비수가 갖춰야할 모든 능력에서 평균 이상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 이에 나오는 경기마다 준수한 수비로 팀에 기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부상 빈도가 잦았던 유리몸 그 자체였다.

◇프로필

이름 – 조나단 우드게이트

국적 – 영국

생년월일 - 1980년 1월 22일

신장 및 체중 – 183cm, 90kg

포지션 – 센터백

국가대표 기록 – 8경기 

EPL 기록 – 244경기 6골

◇참고 영상 및 자료

프리미어리그 1998/99시즌~2011/12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리즈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뉴캐슬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미들즈브러 FC 공식 홈페이지

스토크 시티 공식 홈페이지

<트랜스퍼 마켓> - 선수 소개란

BBC - Leeds United Centurions: Jonathan Woodgate - the start and end of a dream

스카이 스포츠 - Jonathan Woodgate confirmed as Middlesbrough head coach on three-year deal

스카이 스포츠 - Jonathan Woodgate confirmed as Middlesbrough head coach on three-year deal

스카이 스포츠 - Middlesbrough manager Jonathan Woodgate and Barnsley forward Conor Chaplin win Sky Bet Championship December awards

크로니클 라이브 - From Woodgate to Almiron: 13 of the best January signings at Newcastle United

티스 라이브 - Going back to Boro: How Juninho, Woodgate & Downing fared on their returns

노던 에코 - ‘Cut him, and he bleeds Boro red' - Jonathan Woodgate's lifelong association with Middlesbrough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캡처, 이형주 기자(영국 미들즈브러/리버사이드 스타디움), 이형주 기자(영국 리즈/앨런 로드), 미들즈브러 TV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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