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발렌시아)스페인=이형주 특파원]
‘여자 하키의 미래’ 강수영(22·한체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임계숙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하키대표팀(세계랭킹 12위)은 27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베테로에서 열린 스페인 여자하키대표팀(세계랭킹 7위)과의 2020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 2차전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대표팀은 2연패로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
분전이라는 말도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대표팀 선수들은 투혼의 경기를 펼쳤다. 우리보다 높은 세계랭킹의 팀을 맞아 원정이라는 불리함,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까지 받으며 싸웠다. 양 팀이 가진 인프라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접전을 벌인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경기였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 막내뻘인 강수영이 힘을 보탰다. 오른쪽 수비수로 활약하는 강수영은 대표팀 막내뻘에 해당한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권유로 하키를 시작한 그는 앞으로 한국 여자하키를 이끌어갈 보석이다.
강수영은 경기 후 “져서 너무나 아쉬워요. 이번 기회는 놓쳤지만,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온다면 그 때는 꼭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경기 후 대표팀은 눈물 바다가 됐다. 이에 대한 질문을 하자 강수영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그는 “지금까지 저희가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아쉬워가지고. 눈물을 흘리게 된 것 같아요. 올림픽에 꼭 가고 싶었는데…”라고 얘기한 뒤 말을 잇지 못했다.
강수영은 “언니들 한 명, 한 명에게 미안해요. 막내뻘이라고 너무나 잘 챙겨줬는데 그에 보답을 못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로 한국 여자하키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도쿄 올림픽은 좌절됐지만, 그 이후를 바라봐야 한다. 강수영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여러가지로 노력을 해야할 것 같아요. 하키가 비인기 종목인데 저부터 열심히 해서 인기 종목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 같아요. 접하기 쉬운 종목은 아닌데 열심히 해서 팬 분들께서 찾아주실 수 있도록 하는 것에 힘을 보태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사진(스페인 발렌시아/에스타디오 베테로)=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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