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경기에 집중을 위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팬 사인회에 불참하겠다는 통보를 하면서 내세운 이유다. 하지만 호날두는 입국 전날(25일)에 결장하기로 한 상태였다. 결국 호날두의 이유는 핑계에 불과했다. 2007년 이후 12년 만에 내한한 호날두의 하루는 모든 것이 불만이었다. 불만은 고스란히 '패싱'으로 이어졌다. '패싱'은 국내 팬들에게 배신감과 상처를 안겼다. 호날두의 두 번째 방한은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꼬였다.
지난 24일 중국 난징에서 프리시즌 투어를 소화한 호날두는 당초 26일 오후 1시경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현지 기상 악화로 인해 약 2시간이나 연착되면서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인천공항 땅을 밟았다. 이때부터 이후에 예정된 일정이 꼬였다. 유벤투스 선수단의 숙소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팬 사인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시간은 오후 3시. 호날두가 입국장을 나설 시간이었다. 결국 주최 측은 오후 5시에 팬 사인회를 하겠다고 고지했으나, 호날두는 "비행기 탑승이 지연되고, 연착됨에 따라 피로감을 느껴 사인회를 하기보다 준비를 하며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에 주최 측은 "현장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리고 팬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유벤투스 다른 선수들의 사인회를 진행했다.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함을 전한다”라고 해명했다. 분명 께름칙한 첫 번째 '패싱'이기는 하지만, 선수 상황과 촉박한 일정 등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유벤투스 선수단이 늦게 경기장에 도착해 경기 시작 예정 시각(20시)보다 1시간 늦게 경기가 열렸다. 팬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호날두는 두 번째 '패싱'을 감행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호날두는 총 45분간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는 계약 조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기가 끝난 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확인해 준 부분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려 전반전을 벤치에서 보냈다. 계약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후반전 동시에 출전해야 했다. 호날두는 교체 선수를 뜻하는 조끼를 입고 벤치에 앉아 있었다. 분노가 극에 달한 팬들의 야유에도 호날두는 경기 종료 휘슬이 불 때까지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쏜살같이 라커룸으로 향한 호날두는 세 번째 '패싱'을 자처했다
방한 소감과 논란에 대해 입장을 듣고자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기다리던 국내 취재진을 무시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결국 호날두는 26일 오후 3시 한국 땅을 밟은 후 27일 새벽 1시 출국까지 3번의 패싱은 물론이고 공식적으로 단 한마디도 그의 육성(목소리)을 듣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bolante0207@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