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기자]
AC 밀란과 인터 밀란 양 팀 팬들이 분노했다.
지난 시즌 세리에 A에 배정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티켓은 4장이었다. 리그 순위 1위부터 4위인 유벤투스 FC, SSC 나폴리, 아탈란타 BC, 인터 밀란에게 그 티켓이 돌아갔다.
나머지 3팀이 UCL 단골손님인데 반해 아탈란타의 경우 돌풍을 쓰며 UCL 무대를 밟게 됐다. 그들은 창단 후 처음으로 UCL 무대에 나서게 됐다.
기쁨도 잠시, 아탈란타는 UCL행으로 인해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산적하게 됐다. 그 중 하나는 홈구장 문제. UEFA는 UCL 경기가 열리게 될 홈구장 규정을 가지고 있다. 시설이 낙후되지 않아야 하고, 상업적인 스폰서명을 빼야 하는 등 그 기준이 엄격하다. 아탈란타의 스타디오 아틀레티 아주리 디 이탈리아는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아탈란타로서는 졸지에 홈구장을 잃어버린 격이 됐다. 아탈란타는 대체 홈구장을 구해야 됐고 같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를 연고로 하는 산 시로(쥐세페 메아차)를 선택했다. 아탈란타는 AC 밀란, 인터 밀란, 밀라노 시 의회에 해당 사항을 요청했고 현재 거의 마무리가 됐다. 11일 이탈리아 언론 <풋볼 이탈리아>는 “아탈란타가 UCL 대회에 한 해 산 시로를 홈으로 쓰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탈란타의 레전드이자 주장인 파푸 고메스는 구단을 대표해 AC 밀란, 인터 밀란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불행하게도 우리의 홈구장에서 UCL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산 시로를 요청했고 그런 우리를 반겨준 양 구단에 아탈란타를 대표해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우리가 UCL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먼 원정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혜택이며, 힘든 상황에서 우리의 요청을 들어준 두 구단에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AC 밀란과 인터 밀란 양 구단의 강성 서포터들은 이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양 서포터들은 이구동성을 “매우 불합리한 결정이다. 산 시로는 우리의 홈이다”라며 명백한 반대 성명서를 냈다.
이는 양 팀 서포터가 특히 시 의회에 보내는 메시지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낙후화가 심해진 산 시로다. 최근 AC 밀란과 인터 밀란은 신구장 건축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시 의회의 결정에 없던 일이 됐다. 자신들의 신구장 건축은 나몰라라하면서 타 구단에 자신들의 홈을 빌려주는 시 의회에 팬들이 분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밀라노/산 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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