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형주의 유럽레터] ‘약물 복용’ 마라도나, 축구계에서 퇴출돼야 하는 이유

[이형주의 유럽레터] ‘약물 복용’ 마라도나, 축구계에서 퇴출돼야 하는 이유

  • 기자명 이형주 특파원
  • 입력 2019.06.14 19:06
  • 수정 2019.06.15 01:2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드컵을 들어올린 디에고 마라도나. 하지만 이 커리어도 부정당해 마땅하다
월드컵을 들어올린 디에고 마라도나. 하지만 이 커리어도 부정당해야 마땅하다

[STN스포츠(나폴리)이탈리아=이형주 특파원]

디에고 마라도나(58)의 현역 시절 모든 커리어가 철저히 부정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 

마라도나. 올타임 축구 역사 속에서 최정상급의 재능을 타고 났다고 평가받는 선수다. 현재 장노년층에는 현재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만큼의 아이돌이다. 장노년층에게 있어 축구 잘하는 사람의 대명사는 마라도나였다.

그가 남긴 커리어도 엄청나다. 실질적으로 들어올린 트로피 개수는 많지 않지만 상대적 열세인 상황에서 만든 우승이기에 고평가를 받는다. 

1986/87시즌 SSC 나폴리에서 황금 세대의 AC 밀란을 꺾고 팀을 우승시켰다. 해당 시즌 밀란과의 맞대결에서 뽑아낸 감각적인 결승골은 지금도 회자된다. 이로 인해 그는 나폴리에서 신 그 자체다. 현재도 나폴리는 마라도나로 통하며 그 홈구장 산 파올로 주변은 마라도나와 관계있는 물품들로 가득하다.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은 어떠한가. 그는 역사에 남을 퍼포먼스로 조국 아르헨티나의 1986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에 아르헨티나에는 마라도나를 숭상하는 종교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축구 이 외의 부분에서 그가 칭송받기는 어려운 점들이 있다. 부정들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1991년 적발 된 마약 복용(코카인), 탈세(나폴리 시절), 인종차별(2018 월드컵), 그리고 신의 손(1986 월드컵) 등 손에 다 셀 수 없다.

SSC 나폴리 시절 마라도나
SSC 나폴리 시절 마라도나

마라도나는 “나는 많은 부정을 저질렀지만 축구만은 더럽히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또한 축구계에서도 극 저지른 기행과 범죄와는 별개로 마라도나를 추앙하는 편이다. 경기장 안에서의 평가와 경기장 밖에서의 평가를 연결짓지 않는 축구계의 관례 때문이리라. 마라도나 뿐 아니더라도 축구 외적으로 기행이나 범죄를 저지른 선수들이 사랑받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라도나는 축구계에서 제명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의 표현을 조금 비틀자면 “많은 부정을 저질렀고 축구마저 더럽혔기 때문이다”. 바로 도핑 문제를 통해서다.

마라도나는 다시 한 번 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해 1994년 월드컵에 참여했다. 하지만 마라도나의 여정은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먼저 마무리됐다. 그가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퇴출됐기 때문이다. 

당시의 과정은 미국 언론 <뉴욕 타임즈>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매체는 기사(WORLD CUP '94;After Second Test, Maradona Is Out of World Cup)를 통해 “마라도나는 경기를 앞두고 5가지 금지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을 보여 퇴출됐다”고 알렸다. 

마라도나의 몸에서 검출된 약물은 에피드린, 페니프로파놀라민, 프세도 에피드린, 논 프세도 에피드린, 메틸에피드린 총 5가지다. 한 가지 약물만 검출되도 큰 일인데 그는 5가지의 약물을 복용한 것이다.

마라도나가 복용한 에피드린 계열 약물은 효과가 각기 다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각성 효과와 피로 무마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약물을 복용하기만 하면 다른 선수들과 다른 위치에서 경쟁을 할 수 있다. 

축구를 넘어 스포츠의 가치를 짓밟는 행동이다. 스포츠의 가치는 땀으로 만들어낸 노력이 경기에서 뿜어져 나올 때 발현된다. 하지만 마라도나는 이 위대한 대전제를 농락했다. 축구계에서 제명되도 할 말이 없다. 

그가 약물을 한 시점이 1994년으로 선수 시절 황혼기였다. 그 전 실력은 인정해주자는 일부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 약물을 걸린 시점이 그 때일 뿐 그 전에도 약물을 했을지 안 했을지 알 수 없다. 의심받는 것이 억울한가. 스스로 옭아맨 굴레일 뿐이다.

마라도나가 활동하던 시기가 약물의 시대였기에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타당성이 떨어진다. 약물의 시대라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 때 약물 복용을 한 선수와 마라도나 모두 단죄하는 것이 옳다.

마라도나는 FIFA, 그리고 언론의 공인된 약물 복용자임에도 불구하고 ESPN 등 언론들이 뽑은 올타임 No.1 선수 순위에서 매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항상 2위 언저리에 그가 있다. 

약물을 필두로 한 악행에도 불구하고 마라도나는 계속해서 축구계에서 일하고 있다. 2010년 아르헨티나 감독을 맡은 것을 비롯 일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비행으로 인기를 잃자 대표팀 후배 메시를 언급하며 관심을 환기시키고, 영국 언론 포포투UK와의 인터뷰를 통해 맨유 감독직에 관심이 있음을 언급하기도 한다. 

팬들, 그리고 언론들이 나서야 그가 무관심이라는 온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그의 모든 일거수일투족, 인간적인 일들에 대해 날을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축구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차단해야 마땅하다. 선례를 바르게 만들어야만 이후의 유사한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마라도나가 청춘을 바친 나폴리. 그 홈구장 산 파올로
마라도나가 청춘을 바친 나폴리. 그 홈구장 산 파올로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나폴리/산 파올로)

total87910@stnsports.co.kr

 

저작권자 © ST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단영역

매체정보

  • (주)STN미디어(방송국) :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419-2 부평테크노타워 8층
  • 대표전화 : 1599-1242
  • 팩스 : 070-7469-0707
  • 법인명 : (주)에스티엔미디어
  • 채널번호 : 지니 TV(131번) LG 유플러스 TV(125번) 딜라이브(236번)
  • 대표이사 : 이강영
  • 보도본부장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주)STN뉴스(신문사) : (0723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 23 (정원빌딩) 10층
  • 대표전화 : 02-761-2001
  • 팩스 : 02-761-2009
  • 법인명 : (주)에스티엔뉴스
  • 제호 : STN 뉴스
  • 등록번호 : 인천 아 01645
  • 등록일 : 2009-09-04
  • 발행일 : 2009-09-04
  • 대표이사 : 유정우
  • 발행·편집인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Copyright © 2024 STN 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ports@stnsports.co.kr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