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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포커스] 1000회 맞은 ‘개콘’, 통렬한 반성→영광 되찾나

[st&포커스] 1000회 맞은 ‘개콘’, 통렬한 반성→영광 되찾나

  • 기자명 박재호 기자
  • 입력 2019.05.14 10:59
  • 수정 2019.05.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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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박재호 기자]

TV속 한 프로가 20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1000회를 맞이하는 건 경이로운 일이자 방송사(史)의 업적이다. 절대 없어지지 않을 거라 믿었던 국민 예능 ‘무도’(무한도전)마저도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사라진 현실이다.

지상파 뿐 아니라 종편, 케이블, 유튜브, 각종 인터넷 플랫폼 등 볼거리가 넘쳐나는 지금의 다 채널 시대에 우리 시청자들은 무엇을 선택할지 자유롭게 서있다. 이 상황 속에서 수년 전부터 위기론이 대두돼 왔던 개그콘서트는 어쨌든 찬란하게 혹은 찬란한 척 20년을 이어오며 방송역사를 지금도 써내려가고 있다.

13일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1000회를 맞아 기자간담회가 KBS에서 열렸다. 이날 개콘의 개국공신이었던 원로급 코미디언들은 개콘의 ‘위기설’은 잠시 뒤로한 채 개콘이 개척한 역사에 대해 칭찬했다. 개콘의 ‘위기설’은 잠시 뒤로했다.

전유성은 “개콘이 200회 정도 됐을 때다. 많은 사람들이 ‘500회, 1000회까지 하길 바란다’고 말할 때 ‘저건 헛소리 아닌가’,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본인조차 지금처럼 대표적 장수 프로그램이 될 거라곤 감히 생각조차 못했던 거 같다. ‘개콘’을 자신의 5번째 아이라고 표현한 김미화는 “개그맨들 선후배, PD, 작가들 모두가 열심히 해 이런 날이 왔다는 생각으로 엄마처럼 기쁘게 바라보고 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 찬란했던 과거는 과거일뿐...“자기반성부터”

하지만 안타깝게도 개콘의 이런 찬란한 영광은 지금은 없다. 말 그대로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일요일 밤이 되면 거실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개콘을 시청하며 희희낙락 되던 모습은 누군가의 어렸을 적 기억이 되고 말았다.

소위 ‘잘 나가던’ 전성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내려앉은 시청률, 출연 개그맨들은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유행어를 양산하던 그런 국민 코미디 프로그램의 위상은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개콘의 위기설에 대해 원종재 PD는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과거에 개콘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의 개콘이 상대적으로 더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극복할 방법 역시 많지 않다는 게 제작진의 고민이다. 원종재 PD는 “어떻게든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이라는 모토로 20년을 끌어왔지만 힘들다”고 고백했다.

개콘 고유의 신선함과 참재미가 사라진 상황에 대해 신봉선은 달라진 방송 환경을 꼽기도 했다. 개콘에 다시 돌아온 신봉선은 “다시 오기 전에 개콘을 보면서 ‘요즘에는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다시 돌아와 보니 내가 있었을 때보다 제약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불과 10년 전인데 그때 재밌었던 무대를 지금은 못 올린다”고 토로했다.

전유성은 달라진 방송환경에 표현의 제약이 많아졌다는 신봉선의 생각과는 다른 이유도 꼬집었다. 바로 ‘검증’을 통한 개그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예전에는 대학로에서 검증이 끝난 인기 공연을 개콘에서 실행했다. 요즘은 검증도 없이 주변에서 ‘재밌다’고 해서 바로 무대에 올린 것들이 나태해지고 식상해진 게 아닐까 싶다”며 따끔하게 지적했다.

프로그램 개국공신이자 개콘의 아버지라 불리는 전유성도 자식을 위한 쓴소리를 기어이 내뱉었다. 그는 “코미디 관련 프로그램이 점점 없어지는 게 안타깝긴 하지만 시청자들이 재미없다고 여기면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며 아끼는 개콘에조차 냉철한 잣대를 적용했다.

■ 다시 부활찬가? ‘key’를 쥔 건 코미디언들

위기는 계속 있어왔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개콘의 역사가 전유성의 말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프로그램은 냉정하게 TV 밖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다. 과거에 잘나갔던 ‘국민프로’조차 예외는 없다.

‘힘든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원종재 PD는 “선후배 코미디언들이 똘똘 뭉쳐 다시 개콘을 살리겠다고 회의를 하고 있다. 좋은 결과들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개콘을 이끌어 온 건 연출자가 아닌 코미디언들이었다. 전적으로 코미디언들의 힘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저력을 믿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개콘의 어머니’ 김미화도 긍정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신인들이 노력을 하면서 새로운 요소를 계속 발굴해 공연을 해보면 앞으로도 개콘은 계속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피력했다.

신봉선은 개콘의 모든 코미디언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가장 이상적인 미래안을 제시했다. 그는 제법 자신있는 어조로 “신문에 ‘개콘 제 몇의 전성기 맞이하나’와 같은 헤드라인이 걸릴 수 있게 우리가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위기론에 대한 답은 역시나 ‘코미디언들의 힘’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개콘을 흥하고 쇠하게 만들었던 주인공들 역시 그들이다. 김미화과 언급한 ‘신인’들과 신봉선이 다짐했던 ‘선배’들이 신구조화의 시너지로 다시 한 번 부활의 나래를 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KBS

enter@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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