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인터뷰] '연기·연출' 김윤석 '미성년 구성·연기·대사에 승부"
[st&인터뷰] '연기·연출' 김윤석 '미성년 구성·연기·대사에 승부"
  • 박은 기자
  • 승인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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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박은 기자]

"감독이 되고나니 모든 컷이 다 신경쓰였다. 몇 초가 되지 않는 한 컷까지도 신경쓰게 되는 위치인 것 같다. 좋은 배우들이 그냥 소비되면 내가 면목이 없다. 이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컸다. 5년을 준비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미성년'을 연출,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배우 김윤석(51)은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1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평온한 일상을 뒤흔든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다. "아직 영화평을 안 봤다.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 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다. 마냥 재미있게 편안하게만 볼 영화는 아니다. 각자 보고 느끼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

김윤석은 1988년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데뷔했다. 영화 '베사메무쵸'(2001) '범죄의 재구성'(2004) '파랑주의보'(2005) '야수'(2006) '추격자'(2007) '전우치' (2009) '거북이 달린다'(2009) '황해'(2010) '완득이'(2011) '도둑들'(2012) '남쪽으로 튀어'(2012) '해무'(2014) '검은 사제들'(2015) '남한산성'(2017) '1987'(2017) '암수살인'(2018), 드라마 '부활'(2005) '인생이여 고마워요'(2006) 등에 출연했다.

쉼없이 연기에 매진하다가 왜 메가폰을 잡았을까.

"영화 연출을 하겠다는 막연한 목표가 있었다. '황해'(감독 나홍진·2010)를 찍을 때 배우 하정우(41)와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하정우가 '형이 먼저 하세요'라고 했고 나는 '네가 먼저 하라'고 했다. 연극을 연출한 적이 있는데, 영화 연출도 꼭 하고싶었다. 언젠가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찾게 되면 꼭 연출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운이 굉장히 좋았다. 원작이 있고 순수창작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내게 감독 데뷔를 너무 늦게 한거 아니냐고 하는데, 준비가 필요했다. 준비없이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시기적으로 너무 잘 맞은 것 같다. 지금보다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았다. 하하."

2014년 창작극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인 이보람씨의 연극이 원작이다. 김윤석은 이씨와 함께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선후배들이 대학로에서 하는 공연을 짬짬이 봤다. 2014년 12월 소극장에서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서 창작극 페스티벌을 했다. 외국 희곡이 아니라 스스로 창작한 것을 발표하는 자리다. 정식공연은 아니라서 대중이 볼 수 없는 공연이었다. 관계자들만 봤는데 그 때 '미성년'의 원작을 접하게 됐다. 독특한 작품이었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등장했는데,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흐를 것 같아 여학생 2명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화를 결심하고 개봉까지 5년이 걸렸다. 직접 해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기도 했다. 배역은 '대원'이다. 딸의 친구 엄마와 바람이 나는데, 우유부단하고 무책임하다. "캐스팅이 힘들었다. 누군가에게 시키고 싶었는데, 남에게 맡기기가 애매한 역할이었다. 그냥 내가 하는 게 제일 낫겠다 싶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한 개인이 아니라 익명성을 지니길 바랐다"고 소개했다.

"사람이 굉장히 옹졸해지고 치사해질 때의 모습을 대변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다보니 대원은 특별히 나오는 부분이 아니면 뒷모습 등으로만 표현된다. 대원을 악인으로만 그린다면 이 이야기를 만들기 싫었다. 그를 옹호하자는 게 아니라 중년에 헛디딘 것이다. 시스템에 짓눌려서 삐져나온 사람이다. 이전에는 성실했다. 우왕좌왕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배우 염정아(47)와 처음으로 부부 연기를 했다. "영화 '오래된 정원'(감독 임상수·2007)에서의 염정아 모습이 마음 속에 오래 남아있었다. 그래서 대원의 아내 역할을 맡겨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멘털이 자유로우면서도 진정성있게 삶을 온몸으로 안고 가는 사람이다. 결혼했는데 개인의 자존감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버틸 것일지 생각해봤는데, 염정아가 그 역할에 딱 들어맞았다. 고맙게도 시나리오를 준 지 하루 만에 오케이했다. 대한민국 톱클래스 감독이 아니면 이런 답변을 받는 게 쉽지 않다. 염정아가 명쾌하고 소탈한 사람이다. 하루 만에 출연하겠다는 답변을 받고 마음이 붕 떴다."

염정아를 비롯해 김소진(40), 신예 김혜준(24)·박세진(23)이 출연했다.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일생일대의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한 사람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췄다. "네 사람의 얼굴 표정이 영화에서 중요한 지점이었다. 이 배우들이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신인 감독의 패기로 그 모습을 담고 싶었다. 나는 배우이기 때문에 지금이 얼마나 빛나고 소중한 순간인지 알고 있다."

또 영화의 "결말을 30번 넘게 고쳤다. 그간 출연했던 작품과 결이 달라서 다들 놀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결국 오래 가는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것이다. 왕,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장 오래간다. 두 세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개인의 삶에 섬세하게 다가가면 언제나 다른 것이 보이더라. 효과적인 구성과 연기, 힘있는 대사에 승부를 걸었다."

두번째 연출작을 기대해도 좋을까. "또 다시 하게 된다면 별 일이 있지 않는 이상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너무 익숙해서 놓치고 있는 면을 찾아가고 싶다."

글·사진=뉴시스(쇼박스)

sports@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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