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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Nostalgia] '동화의 일원' 로베르트 후트 – 151

[EPL Nostalgia] '동화의 일원' 로베르트 후트 – 151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19.01.17 21:23
  • 수정 2019.01.1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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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후트(좌측)
로베르트 후트(좌측)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 온 것에서 나온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일주일에 한 명씩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 '동화의 일원' 로베르트 후트 - <151>

지난 11일 한 수비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최근 내가 더비 카운티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난 은퇴했다”고 전했다. 최고의 유망주부터 역경을 이겨내고 동화의 일원이 된 수비수. 바로 이 선수다.

후트는 1984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그는 지역 팀인 1.FC 유니온 베를린에서 성장했다. 선수로서의 성장세는 물론 신체적인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그는 일찍부터 많은 클럽의 주목을 받는다. 

아무리 뛰어난 유망주라 할 지라도 자신을 양지로 데려다주는 지도자를 만나지 못하면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후트의 경우는 아니었다. 당시 첼시 감독을 맡았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그를 매우 아꼈기 때문이다.

2003년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부임하면서 첼시 스쿼드는 슈퍼 스타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트를 아낀 라니에리 감독이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그는 EPL 경험을 점차 늘려가게 됐다.

2004/05시즌을 앞두고 조세 무리뉴 감독이 첼시 감독직에 부임하게 되면서 팀 내 스쿼드는 더욱 보강됐다. 이에 따라 주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후트의 포지션인 센터백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유망주인 것을 감안한다면 후트의 성장세는 전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동나이대 선수 중 도드라지는 편이라고 봐야 했다. 하지만 그에게 불운했던 것은 경쟁자들이 너무 쟁쟁했다는 것. 존 테리, 히카르두 카르발류, 윌리엄 갈라스 등이 그가 맞닥들인 경쟁자였다. 뿐만 아니라 경쟁자들이 2004/05시즌 15실점을 만드는데 주축이 되면서 후트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한정된 기회였지만 후트는 나올 때마다 인상깊은 활약을 보여줬다. 후트는 이 당시 첼시가 밀리고 있을 때는 공격수로 변모, 득점을 노리기도 하며 멀티 플레이어적인 면모도 보여줬다. 

하지만 모든 호재 속에서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 있었다. 바로 부상. 잘 해서 무리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가도 잔부상으로 결장하는 날이 계속 생겼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경쟁자들에 밀려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그는 뛰기 위해 미들스브러 FC 이적을 택했다. 

후트의 미들즈브러 FC 시절은 불운의 시절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사실 후트에게 있어 미들즈브러는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인 환경이었다. 

먼저 센터백 레전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감독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트를 개인 지도할 정도로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데이빗 휘터 등 그 당시 그가 만난 파트너들도 준수했다. 후트는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대다 월드컵까지 경험하면서 원숙해져 있었다. 그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몸 상태였다. 후트는 미들즈브러 시절 내내 잔 부상으로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2007년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그의 몸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후트가 부상으로 자주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미들즈브러는 서서히 몰락하며 2008/09시즌을 끝으로 강등됐다. 

후트가 의리를 지키며 한 시즌 더 팀에 남았지만 그는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리그 4경기, 리그컵 1경기. 시즌을 통틀어 총 5경기에 출장한 것이 그가 2009/10시즌에 남긴 기록이었다.

후트가 2009년 스토크로 다시 한 번 팀을 옮겼을 때 그의 영입에 대한 회의론이 나온 것도 이런 까닭이다. 스토크는 500만 파운드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그를 데려왔지만 부정적인 시각만 가득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스토크의 후트 영입은 팀에나 그에게나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전에 그를 괴롭혔던 잔부상도 훌훌 털어냈다. 또한 토니 퓰리스 감독의 롱볼 축구는 그에게 있어 안성맞춤이었고 후트는 영향력을 뽐내기 시작햇다. 특히 2010/11시즌에는 스토크 시티 시즌 최우수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수상에서 알 수 있듯 2011년을 전후로 후트의 실력은 빼어났다. 순발력이 느린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 공중볼 장악 능력, 예측 수비, 헌신적인 플레이 등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히 라이언 쇼크로스와 형성한 센터백진은 EPL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이런 흐름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3년 마크 휴즈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이래 후트는 출전 기회가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2013년 또 한 번의 무릎 수술을 받게 되면서 선수 생명까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후트가 불굴의 투지로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그의 공백기 동안 팀은 많이 변모해 있었다. 후트는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도전에 나섰다.

후트는 2015년 겨울 이적시장에 임대 이적 형식으로 레스터에 합류했다. 당시 레스터는 강등을 피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후트는 바로 경기에 투입돼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레스터가 강등을 피하는 것이 확정되자 후트는 환호했다.

가까스로 강등은 피했지만 레스터에 쏠린 기대는 없었다. 2015/16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강등 후보들이 그들이었다.

동화의 완성. EPL 우승
동화의 완성. EPL 우승

당시 그러한 평가가 이해되는 상황이었다. 직전 시즌 간신히 강등을 피한 전력, 타 팀들처럼 거액을 투자한 영입이 전무한 실정. 이제는 전술 흐름의 중심에서 벗어났다고 평가받는 라니에리 감독. 하부 리그 출신으로 조롱받았던 바디를 포함 무시받던 선수들.

후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첼시 시절만 하더라도 전 유럽이 주목하는 유망주였던 그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과 이어지는 부상으로 인해 그는 그저 그런 선수가 돼 있었다. 그런 그에게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극히 드물었다.

‘그저 그런 팀’이라는 평가를 딛고 2015/16시즌 레스터가 이뤄낸 성과는 무엇일까. 바로 EPL 우승이다. 타 팀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도 해내지 못한 일을 레스터가 해낸 것이다. 

후트 역시 그 중심에 있었다. 후트는 첼시 시절부터 자신을 아껴줬던 은사 라니에리 감독을 위해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 그의 영혼의 파트너이자, 주장인 웨스 모건이 팀에 녹아드는 것을 도왔다. 

후트에게 부족한 순발력은 동료들이 채워줬다. 은골로 캉테가 앞선에서 킬러 패스가 나오는 것을 차단하고 대니 드링크워터가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후트의 약점을 이용한 킬러 패스 자체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약점을 공략당하지 않는 후트는 무적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돋보였던 것은 그의 의지였다. 다시 최정상의 자리에 복귀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시즌 중반이 지나갈 때, 많은 언론은 그, 그리고 레스터의 돌풍은 여기까지라고 재단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후트는 매 경기 부서저라 몸을 날렸다.

결국 동화는 완성됐다. 레스터는 이 시즌 모든 경쟁팀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후트 역시 감격에 젖을 수 밖에 없었다. 레스터는 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안착하는 기적을 보여주며 동화의 마지막 페이지를 완성했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후트의 몸은 망가져있었다. 또한 후트라고 할 지라도 흐르는 세월을 막기는 어려웠다. 결국 후트는 2018년을 끝으로 레스터와의 행복했던 인연을 정리하게 됐다. 그리고 2019년 후트가 은퇴를 선언했다. 

토트넘전에서 헤더골을 터트리는 후트
토트넘전에서 헤더골을 터트리는 후트

◇EPL 최고의 순간

2015/16시즌 EPL 21라운드에서 토트넘과 레스터가 맞붙었다. 레스터는 1위를 질주 중이었으나 3경기 무승으로 침체돼 있었다. 이날 경기는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던 팀 중 하나인 토트넘. 이날 패배할 경우 부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우승도 꿈꿀 수 없었다.

하지만 레스터에는 후트가 있었다. 후트는 전반전 환상적인 수비로 토트넘의 공격을 봉쇄했다. 뿐만 아니었다. 후반 38분 리야드 마레즈가 올려준 코너킥을 정확한 헤더로 득점, 팀의 1-0 승리를 만들었다. 이날 승리로 흐름을 탄 레스터는 우승까지 내달리게 됐다.

◇플레이 스타일

공중전의 제왕이었다. 축복받은 신체를 이용해 공중볼 싸움에서 언제나 우위를 차지했다. 타고난 힘 또한 대단해서 그를 상대하는 공격수들은 체력 방전을 겪어야 했다. 스피드가 느린 것은 단점이었으나 그를 커버할만한 예측력과 헌신이 있었다.

◇프로필

이름 – 로베르트 후트

국적 - 독일

생년월일 - 1984년 8월 18일

신장 및 체중 - 191cm, 88kg

포지션 – 센터백

국가대표 기록 – 19경기 2골

EPL 기록 – 322경기 21골

◇참고 영상 및 자료

프리미어리그 2002/03시즌~2017/18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첼시 FC 공식 홈페이지

미들즈브러 FC 공식 홈페이지

스토크 시티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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