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첫 승을 올렸다. C조 조별리그 1차전 국제축구연맹(FIFA) 116위의 필리핀을 상대로 1대0으로 이기고 승점 3점을 챙겼다. 당연히 필요했던 결과와 높은 점유율, 전개 과정에 비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 경기였다. 최약체를 만났을 때 상대적으로 강팀이 느끼는 경기력이다. 전체적으로는 최악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데이터 지표에서 나타난다. 점유율은 후반 중반 넘어설 때에는 80%까지 육박했다. 패스(784회) 롱패스(50회) 패스 정확도(90.6%) 등에서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럼에도 답답하게 느껴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후방에서 중원을 거쳐 전방까지 올라가기가 버거웠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기본 5백에서 유사시 7명의 수비진이 후방으로 내려갔다. 극단적인 수비전술이었다. 그리고 실수를 놓치지 않고 위협적인 유효슈팅까지 만들어냈다. 좌우에 선발 출전한 황희찬(함부르크SV)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고 드리블만 했을 뿐 효과적인 공격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황희찬의 움직임은 대부분 2선 중앙에 위치했다. 이재성도 다르지 않았다. 황의조가 상대의 수비에 고립된 이유도 있겠지만, 원톱과 2선 공격진이 맞물려 있어 볼 점유율만 높였을 뿐이다. 하지만 후반 10분 기성용의 부상 교체로 투입된 황인범(대전)과 이청용(보훔)이 투입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두 선수는 간결한 패스로 좌우측 돌파를 통해 공간 확보에 우선 순위를 뒀다. 간결한 패스로 침투한 후 황의조의 수비 쏠림을 해소한 것이다. 황의조도 경기 직후 "수비적으로 나와 타이트해 힘들었지만, 후반에는 공간이 많아져서 편했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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