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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실래 슬아?” OK 정상일 감독, 말 한 마디에 담긴 ‘따뜻함’

“차 마실래 슬아?” OK 정상일 감독, 말 한 마디에 담긴 ‘따뜻함’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18.12.21 06:00
  • 수정 2018.12.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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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읏샷 정상일 감독
OK저축은행 읏샷 정상일 감독

[STN스포츠(인천)=이형주 기자]

“차 마실래 슬아?”

정상일(51) 감독의 그 한 마디에 따뜻함이 담겨 있다. 

OK저축은행 읏샷은 20일 오후 7시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3라운드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맞대결에서 88-77로 승리했다. OK저축은행은 공동 4위로 도약하는 동시에 3연패에서 탈출했다. 

지난 시즌까지 OK저축은행이라는 팀이 어떤 팀이었는가. 팬들은 기억하고 있다. 프로라는 수식어가 민망했던 꼴찌 중의 꼴찌였다. 각종 연패 기록을 갈아치우며 불명예를 썼다.

시즌 전 상황은 어떠했을까. 설상가상으로 모기업이던 KDB생명이 농구단 운영을 포기했다. OK저축은행이 네이밍 스폰서로 나서주며 그나마 숨통이 틔였지만 열악한 것은 여전했다. 홈구장이 없어 서수원칠보체육관을 빌려쓰는 실정이다. 최근까지는 숙소도 없어 셋방살이를 전전해야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OK저축은행이 역대 최악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시즌 시작 후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시즌 4승 밖에 거두지 못한 팀이 올 시즌 반도 지나기전 5승을 거뒀다. 탈꼴찌만을 기대해야 한다는 평을 받던 팀이 플레이오프 경쟁을 당당히 벌이고 있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팀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달라진 것은 딱 하나 정 감독이다.

정 감독은 바닥에 있는 팀을 바꾸기 위해 모질어 질 수 밖에 없었다. 선수들을 칭찬하기보다 질책하고 고쳐나갔다. 선수들로서는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인고의 시간들이 더해져 현재 OK저축은행의 경쟁력이 됐다.

정 감독은 낯 부끄런(?) 선수들 칭찬을 잘 하지 못한다. 인터뷰 때보면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 “선수들 아직 한참 모자랍니다(웃음)”라며 유쾌하게 돌려 말하거나, “어떠어떠한 부분을 잘 해줘야 하는데 선수들이 말을 안 들어요”라며 에둘러 오히려 선수들을 질책하는 듯 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선수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인간미가 뚝뚝 떨어진다. 지난 20일에도 “열악한 사정 속에서 선수들이 고생하는 거 보면 안쓰럽죠”라며 진심을 드러냈다가도 “선수들이 멍 때리고 있을 때는 혼을 내주고 싶습니다”라고 얼버무리는 것이 정 감독이다.

아름다웠던 것은 OK저축은행 선수들이 이런 정 감독의 진심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0일 수훈 선수로 선정된 진안(22)과 구슬(24)은 “감독님이 오시고 나서 전술 등 세세한 부분을 챙겨주시고 그로 인해 팀이 바뀐 것 같아요. 선수단도 보다 똘똘 뭉칠 수 있었어요. 감사하죠”라고 전했다.

특히 구슬의 경우 정 감독의 어법(?)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구슬은 “감독님이 훈련할 때는 엄하신데요. 평소에는 저희를 너무나 편하게 해주세요. 긴장을 풀어주려고 말도 많이 걸어주시고. 그래서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구슬은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감독님이 저에게 매번 하시는 말 붙이기가 있는데요. 감독님이 차를 마시거나 할 때 주변에 있으면. ‘야 슬아 차 마실래?’라고 장난 같은 어투로 말씀하세요. 저희의 긴장을 풀어주고 선수들에게 다가오려고 하시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의 따뜻한 진심을 느껴요”라고 덧붙였다.

모질지 못하면서도 모질기 위해 노력해 팀을 바꿔놓은 감독. 그런 감독의 진심을 이해하는 선수들. 그 속에서 OK저축은행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메마른 불모지에서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 

열악한 환경 속에도 달라지고 있는 OK저축은행
열악한 환경 속에도 달라지고 있는 OK저축은행

사진=WKBL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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