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마침내 한국전력이 연패 악몽에서 벗었다. 개막 후 17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캡틴’ 서재덕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가 힐링하는 방법은 ‘배구 외면하기’였다.
서재덕은 2018~2019 V-리그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1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가 빠지면서 국내 선수들로만 뛰고 있는 한국전력이다. 서재덕이 왼손잡이 라이트로 외국인 선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재덕도 “우리 선수들 부담 주지 않기 위해 ‘내가 외국인 선수다’고 생각하고 뛴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서재덕뿐만이 아니라 최홍석, 김인혁 삼각편대가 동시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서재덕도 “홍석이 형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인혁이도 잘 버텼다. (이)호건이도 제일 많이 혼났다. 잘 따라줘서 고맙다”면서 “누구 하나 특출난 선수가 없다. 더 조직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원팀으로 이길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힘줘 말했다.
‘캡틴’이자 에이스로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서재덕은 “경기가 끝나면 배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배구가 보기 싫다. 맛있는 것도 먹고, 게임도 한다. 밖으로 돌아다니고 그랬다”고 전했다.
서재덕의 긍정적인 에너지도 큰 힘이 됐다.
그는 “지는 것도 많이 경험해봤다. 지는 것 보다는 내 스킬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 하지 않았던 것을 하다보니 감이 떨어졌다. 지금은 조금 올라왔다. 즐기고 있다”면서 “새로운 재미도 느낀다. 힘들더라도 제일 재밌다. 이기면 더 좋을 뿐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전까지 서재덕은 서브리시브 비중이 더컸다. 지난 시즌부터 공격 점유율을 늘리기 시작했다.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역할을 하는 중이다. 대표팀에서도 왼손잡이 라이트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제는 서재덕만 바라보는 한국전력이 아니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 된 최홍석, 김인혁이 있다. 웜업존에는 공재학도 대기 중이다.
세터에서 리베로로 전향한 이승현, 센터 조근호와 최석기, 세터 이호건까지 서재덕이 말한 ‘원팀’을 이뤘다.
17연패는 없었다. 연패 부담감을 털어낸 서재덕이 환하게 웃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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