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부천)=이형주 기자]
“농구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OK 저축은행 읏샷을 바꿔놓은 정상일(51) 감독의 말이다.
OK 저축은행은 6일 오후 7시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2라운드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맞대결에서 85-82로 승리했다. OK저축은행은 시즌 4승 째를 거두며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시즌 전 OK저축은행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KDB생명이라는 이름 아래 시즌 단 4승만을 거둔 팀이었다. 승률은 0.114에 불과했다.
정 감독이 개혁을 하려고 해도 군자금조차 부족한 실정이었다. 모기업 KDB생명이 구단 운영을 포기함에 따라 WKBL에 위탁 운영됐다. OK저축은행이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그나마 숨통이 틔였지만 그 전까지는 다른 팀에 비해 부족할 수 없는 지원이었다. 변변한 훈련장 하나 없어 호텔 생활을 전전하며 수원보훈체육센터를 오갔다.
하지만 정 감독이 황무지, 불모지에서 꽃을 피워내고 있다. 단독 4위를 달리고 있다. 목표로 했던 라운드별 2승을 차곡차곡 쌓으며 중위권 경쟁을 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이 이렇게 선전할 것이라 생각했던 이들이 드물었기에 놀라운 성과다.
선수들의 분전도 있지만 ’전술가‘ 정 감독의 존재가 컸다. 정 감독은 경기 중 나오는 모든 상황에 대해 염두하고 그에 따라 전략을 마련한다.
선수들도 정 감독의 전술에 서서히 녹아들고 있다. 지난 1일 OK저축은행의 포워드 구슬은 “감독님이 오시면서 달라진 것이 많아요. 전술적으로 세세하게 잡아주세요. 공격에서는 제가 슛을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무빙 오펜스 훈련을 정말 많이 했어요”라며 운을 뗐다.
이어 “수비에서는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세요. 각 상황마다의 수비가 있어요. 오히려 저희가 그 수비를 다 소화하지 못해 줄여주신 거예요. 감독님의 지시에 따라 수비하고, 그 수비가 성공하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어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가드 안혜지 역시 정 감독의 전술에 엄지를 치켜 세웠다. 안혜지는 “세세한 상황마다 감독님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그로 인해 팀 턴오버도 크게 줄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모두가 안 된다고 말했다. 최악의 팀에 부임해 큰 반등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 감독이 “농구는 혼자하는 게 아닙니다. 개인 기술로 부딪히고 안 될때면 팀 전술로 이를 극복해야 해요”라며 팀을 바꿨다.
현재 WKBL은 2라운드 막바지를 소화하고 있다. 7라운드까지 진행되는 시즌의 3분의 1도 소화하지 않은 셈. OK저축은행은 이미 지난 시즌 승수와 동일한 4승을 거둔 상태다.
사진=WKBL
total87910@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