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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비리①] 그들은 왜 “비열한(Dirty) 클럽”으로 불리게 됐나

[맨시티 비리①] 그들은 왜 “비열한(Dirty) 클럽”으로 불리게 됐나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18.12.06 14:10
  • 수정 2018.12.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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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시티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거대 클럽 맨체스터 시티는 왜 “비열한(Dirty) 클럽”으로 불리게 됐을까.

독일 공영 언론 <슈피겔>은 지난 17일 축구 비리 폭로 전문 매체 <풋볼리크스>의 보도를 인용 보도해 맨시티의 비리를 폭로했다. 총 4편으로 이뤄진 이 탐사 보도는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상태다.

매체는 이번 사건의 중심에 놓인 맨시티에 대해 “비열한 속임수를 쓴 클럽”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맨시티는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클럽의 명성을 손상시키려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시도일 뿐이다”라고 반박한 상태이다.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의 알렉산드르 세페린 회장이 이번 일에 대해 “실체가 있는 사건”이라 언급함에 따라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4일 <가디언> 등 복수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맨시티의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 등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STN스포츠가 맨시티의 비리를 폭로한 슈피겔 및 풋볼리크스의 보도를 재정리한다. 이번 연재물은 모두 양 매체의 보도를 기반으로 한다. 

◇맨시티 비리① - 아랍에미리트(UAE)의 이미지 세탁에 이용된 맨시티, 그리고 압력

“맨체스터 시티는 정적 살인 등의 이미지 세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

지난 8월 맨시티는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2017/18시즌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들어간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다큐멘터리는 장엄하고 웅장했다. 그리고 맨시티의 2017/18시즌의 위대한 성적을 이루는 과정이 세세하게 들어가 있어 팬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팬들은 알아야 한다. 그 다큐멘터리에는 맨시티의 수뇌부와 연결된 UAE 군대가 정적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살해하는 장면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을.

시계를 2010년으로 돌려보자. 흔히 맨시티의 구단주로 알려져 있는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하 만수르)이 경기장에 등장했다. VIP석에 등장한 만수르에 수행원들은 쩔쩔 매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스럽게 아무런 사고 없이 만수르의 경기 관전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후 만수르는 맨시티의 경기장에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등장으로 인해 번거로운 일이 많아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맨시티가 그의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맨시티의 실제 구단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맨시티의 실제 구단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현재 맨시티의 표면상 구단주는 만수르다. 그의 생각대로 클럽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풋볼리크스>의 보도에 따르면 실질적인 구단주는 따로 있다. 만수르의 형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하 무함마드)이다. 

UAE는 토후국의 연합체다. 대개 가장 강력한 아부다비 왕국의 군주가 UAE의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현재 통치자는 현 아부다비 왕국의 군주이자 현 UAE의 대통령인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얀(이하 칼리파)다. 하지만 칼리파가 고령이기에 무함마드가 실질적으로 정무를 보고 있다. 그가 언론 등에 ‘왕세제’라 통칭되는 이유도 이 것이다.

왕세제 무함마드는 UAE의 실질적인 지배자며 만수르보다 서열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이다. 그는 UAE의 실질적인 군 통수권자이기도 하다. 매체는 “무함마드가 서방 세계에 자신들의 이미지 고양을 위해 인수한 클럽이 맨시티다”라고 꼬집는다.

이는 맨시티의 수뇌부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다. 무함마드의 측근이자 UAE의 총리직을 사실상 수행하고 있는 칼둔 알 무바락이 현재 맨시티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의 홍보대원 중 한 명인 호주인 사이먼 피어스는 맨시티 수뇌부 중 한 명으로 일하고 있다.  

매체는 무함마드를 비롯한 UAE 수뇌부가 맨시티를 통해 자신들의 이미지를 세탁하고자 한다고 얘기한다. 맨시티의 인수 이유조차도 “정치적 계산의 산물”이라고 전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세탁하고자 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그들이 벌이고 있는 잔혹한 고문 은폐가 그 중 하나다. 무함마드의 UAE 군대는 예멘 내전에 참여해 싸운 바 있다. 그들은 포로들을 상대로 잔혹한 고문을 저질렀다. 지난 2017년 AP통신은 UAE가 운영하는 비밀 감옥에 대해 탐사 보도한 바 있다.

AP통신과 국제 인권센터 엠네스티는 “UAE의 비밀 감옥에서는 인권 유린 및 고문이 자행된다. 특히 고문의 경우 물 고문, 전기 고문, 성 고문 등 인권 유린 행위가 심각하다”라고 전했다. 

UAE의 국내 인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일하고 있는 인권 전문가 니콜라스 맥기한에 따르면 UAE의 인권 상황은 “끔찍한” 수준이다. 맥기한은 “UAE의 인권 운동가들의 씨가 마른 상황이며 북한, 투르크메니스탄과 마찬가지로 통치자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체포된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UAE는 맨시티를 통해 자신들의 잔혹함을 숨긴다.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보도 자료들에는 UAE가 맨시티의 융성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 지만 담긴다.

순수하고 평범한 팬들은 UAE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만을 담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는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그 팬들이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에 쏟아지는 돈의 출처와 수뇌부와 연결된 사람들이 자행하는 일을 본 뒤 같은 반응을 보일지 궁금한 상황이다.

또한 매체는 “UAE는 맨시티를 자신들의 이미지 세탁에 이용했음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인권 탄압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기업의 돈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랍텍’과의 스폰서 계약이 대표적이다. 

2014년 5월 무바락 회장, 페란 소리아노 CEO 등 맨시티 수뇌부들은 ‘아랍텍’과의 스폰서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당시 수뇌부들은 맨시티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맨시티가 UAE의 이미지 세탁에 이용되고 있다"고 전한 슈피겔
"맨시티가 UAE의 이미지 세탁에 이용되고 있다"고 전한 슈피겔

지난 2009년 영국 언론 BBC는 아랍텍이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임금 체불 등을 한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아랍텍은 이주 노동자들의 열악함을 이용해 그들을 착취하고 때렸다. 인권 운동가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인권 유린 행위도 맨시티를 만나면 덮이게 된다. 맨시티는 2015년 아랍텍과 계약을 맺었다. 맨시티 대변인 비키 클로스는 “대박과도 같은 계약”이라고 말하며 그들과의 제휴를 알렸다. 맨시티 팬들은 아랍텍에 대해 좋은 이미지만을 갖게 됐다.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아랍텍은 좋은 기업일 뿐이다. 이렇듯 축구 구단을 통한 이미지 세탁은 위력적이고 무섭다.

또한 매체는 "맨시티가 이미지 세탁 과정에서 언론 통제에까지 힘을 뻗치고 있다"고 전했다. 2015년 10월 10일 맨시티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계약했다. 계약이 이뤄진 뒤 몇 주 후 선데이 미러의 한 기자가 맨시티와 펩의 계약에 대해 보도했다. 

맨시티의 CEO 치키 베기리스테인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를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팀 대변인 사이먼 허지는 관계자들에게 “기사가 널리 퍼지지 않게 무시해달라”라고 전했다. 맨시티는 언론의 기능마저 마비시키려는 중인 것이다.

즉 매체의 보도를 다시 정리하면 맨시티는 UAE가 자신들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다. 또 그 과정에서 언론 통제를 하는 등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일들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무시하더라도. UAE의 비밀 감옥에서 고문 당하고 있는 사람, 살해당한 UAE 정적들의 지인들은 맨시티의 성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맨시티로 인해 UAE의 행보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궁금한 시점이다.

연재 ②편에서는 '맨시티가 재정적 페어플레이 룰을 어떻게 위반했는지'에 대해 다룬다.
 
◇참고 자료 

<슈피겔> - Chapter 3: Recruiting Pep Guardiola

사진=뉴시스, 독일 언론 슈피겔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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