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윤승재 기자]
‘겨울야구’ 호주야구리그(ABL)가 드디어 개막한다. ABL은 15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석 달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ABL은 총 8개 팀(호주 7팀, 뉴질랜드 1팀)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까지 호주 내 6개 팀으로 운영됐지만, 이번 시즌부터 질롱 코리아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투아타라가 가세하면서 8팀으로 늘었다.
8개 팀은 사우스-웨스트 디비전(남서지구)와 노스-이스트 디비전(북동지구)으로 나뉘어 약 두 달 간 리그 경기를 치른다. 남서지구에는 질롱코리아와 애들레이드 바이트, 멜버른 에이시스, 퍼스 히트가 포진해 있고, 북동지구에는 일본-대만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오클랜드 투아타라를 비롯, 브리즈번 밴디츠와 캔버라 캐벌리, 시드니 블루삭스가 있다.
리그 경기는 총 120경기(팀당 40경기)로 펼쳐지며, 대부분 목~일 4연전 후 휴식 3일 형식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토요일에 더블헤더로 진행하는 경기도 있다. 다만 질롱 코리아만은 4일 4경기 원칙을 고수한다. 같은 디비전에 있는 팀들은 홈과 원정을 번갈아가며 8경기를 치르고, 디비전 간 교류 경기는 홈과 원정 중 둘 중 하나만 4경기를 치른다.
한편 북동지구에는 디펜딩 챔피언 브리즈번과 준우승 팀 캔버라가 소속돼 있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MLB 출신 선수들과 마이너리거, 일본-대만 선수들을 영입하며 신생팀답지 않은 전력을 구성한 오클랜드와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절치부심으로 선수들을 보강한 시드니가 지구 우승을 두고 다툴 예정이다.
◆ ‘디펜딩 챔피언’ 브리즈번 밴디츠 (vs.질롱코리아 1/17~20)
디펜딩 챔피언 브리즈번은 15-16시즌부터 3연패를 달성한 ABL의 신흥 왕조다. 단일 리그로 진행됐던 지난 시즌 브리즈번은 28승 11패를 기록, 15-16시즌 이후 2년 만에 정규리그 왕좌를 탈환했다. 이후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캔버라 캐벌리를 2승1패로 누르고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친 대만 WBC 대표 출신 린치셩과 16/17시즌 MVP 외야수 애런 화이트필드가 팀을 떠났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팀에 남아있다. 지난 시즌 32홈런을 합작한 두 거포 T.J 베넷(136타수 16홈런)과 도날드 루츠(121타수 16홈런)가 건재하고, 데이비드 서더랜드(타율 .356)와 로건 웨이드(33타점)등 우승의 주역들이 올해도 브리즈번 유니폼을 입는다.
마운드도 탄탄하다. 지난 시즌 브리즈번은 타자 친화구장을 홈으로 쓰고도 리그에서 가장 낮은 방어율(4.56)을 기록한 바 있다. KBO에서 뛰었던 트래비스 블랙클리(11경기)와 라이언 볼링어(9경기)가 각각 5승을 합작하며 호투했다. 두 선발 투수 역시 이번 시즌에도 브리즈번의 마운드를 책임진다. 여기에 지난 시즌 애들레이드에서 6세이브를 기록한 로엑 반 밀을 영입해 뒷문을 강화했다. 탄탄한 선수층에 브리즈번은 전설적인 구원 투수 라이언 설을 선발로 전환시키는 것까지 고려중이다.
◆ ‘이마나가 합류’ 캔버라 캐벌리 (vs.질롱코리아 12/20~23)
캔버라는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를 3위(24승 15패)로 마감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캔버라는 4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결승까지 오르는 쾌거를 일궈냈지만, 브리즈번에 일격을 당하며 1승2패를 기록,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캔버라는 지난 시즌 팀 방어율 2위(5.41), 팀 타율 3위(.298)에 오르는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다만 이번 시즌에는 ‘베테랑’ 브라이언 그레닝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지난 6년 간 팀의 선발 마운드를 책임졌던 브라이언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 코치로 합류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50이닝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방어율 1위를 차지한 프랭크 게일리(4승 무패)가 건재하다. 또한 지난 2017년 11월 열렸던 APBC에서 일본의 좌완 에이스로 꼽혔던 이마나가 쇼타가 합류하면서 마운드에 힘을 보탠다.
타선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 지난 시즌 4할3푼9리의 타율을 기록한 내야수 제이 바움(시애틀 마이너리거 출신)과 3할2푼6리의 외야수 버디 리드(샌디에이고 마이너리거) 등 팀내 타격 5걸 중 3명이 이탈했다. 외야수 데이비드 카딜라스(.380)와 포수 로비 퍼킨스(.288)이 남아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이에 캔버라는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거 저스틴 로페즈(2루수)와 켈빈 멜린(유격수)을 영입해 내야를 보강했다.
◆ ‘질롱코리아의 첫 상대’ 시드니 블루삭스 (vs.질롱코리아 11/15~18)
북동 디비전 팀 중 가장 먼저 질롱코리아와 맞붙는 팀이다. 개막 4연전부터 만났다. 지난 시즌의 시드니는 13승27패를 기록, 6팀 중 5위에 오르며 다소 좋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팀 타율은 2할9푼2리로 리그 4위를 기록했지만, 방어율은 7.01로 최악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 상위 3팀인 브리즈번-캔버라-퍼스를 상대로 3승(21패)밖에 거두지 못하며 크게 부진했다.
시드니는 지난 시즌 부진을 씻기 위해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일본 오릭스와 한국 한화이글스에서 활약한 바 있는 알렉산드로 마에스트리를 비롯해 지난 시즌 캔버라에서 중간투수로 활약한 타일러 허(19.1이닝 ERA 4.19), 필라델피아 마이너리거 닉 판티와 일본 야쿠르트의 나카시마 쇼고를 불러 마운드를 보강했다. 한화이글스 출신 좌완투수 윤기호도 이번 시즌 시드니에서 뛴다.
또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초 아프리카 선수인 기프트 은고에페를 영입해 내야 수비를 탄탄히 했다. 10-11시즌부터 16-17시즌까지 시드니에서만 총 6시즌(12-13시즌 제외)을 뛴 베테랑 내야수 조쉬 딘도 합류했다. 캔버라에서 영입한 포수 잭 머피도 기대된다. 지난 시즌 3할6푼1리의 타율을 기록한 2루수 제이콥 유니스도 건재해 시드니 타선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 ‘미-일-대만 유망주 총출동’ 오클랜드 투아타라 (vs.질롱코리아 12/13~16)
오클랜드는 질롱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처음으로 ABL에 합류한 신생팀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MLB 선수들과 NPB(일본), CPBL(대만)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경쟁력 있는 로스터를 만들어냈다. 30명 중 6명이 MLB 마이너리그 선수들이고, 일본의 지바 롯데 선수가 3명, 대만의 퉁이 라이온스 선수가 3명이다. 조시 콜멘터 등 MLB 출신 선수들까지 계산한다면 그 숫자는 더 커진다.
오클랜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출신 투수 조쉬 콜멘터를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조쉬 콜멘터는 뉴질랜드 U-15팀의 투수 코치로도 일한 바 있어 현지 적응에도 문제가 없다. 여기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출신 존 홀츠컴까지 합류해 마운드의 무게감을 더했다. 2년 이상의 공백을 겪은 터라 실전 감각에 우려가 있지만, 현재로선 오클랜드의 계투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다.
마이너리거 선수들에 대한 기대도 높다. 닉 타니엘루는 휴스턴 트리플A팀에서 3루수로 뛰며 타율 .289를 기록한 바 있다. ABL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클랜드의 스티브 민츠 감독은 타니엘루에 대해 “가까운 미래에 메이저리그 스타가 될 것”이라며 극찬했다. 필라델피아 마이너리거 카일 글로고스키에 대한 기대 역시 높다. 글로고스키는 호주 리그 경험도 있다. 지난 시즌 시드니에서 뛰며 12.1이닝 5.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질롱코리아의 모든 경기는 스포츠채널 MBC스포츠플러스와 STN스포츠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MBC스포츠플러스가 생중계를, STN스포츠가 녹화중계를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ABL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인터넷 중계방송(ABLTV.com)과 페이스북 라이브로도 질롱코리아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사진=뉴시스, 각 구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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