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한국 축구에도 봄날이 찾아왔다. 평소에 카리스마가 넘치는 파울루 벤투 감독도 팬들 앞에서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벤투 감독이 우루과이전을 2-1 승리로 끝낸 뒤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만원 관중을 기록한 팬들에게 감사하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2일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13년 브라질전 이후 5년 만에 만원 관중으로 꽉 찼다. 64170명은 90분 내내 함께 호흡을 했다. 모든 관중이 참여한 카드섹션, 아리랑 제창 등으로 대표팀을 향해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팬들은 떠나지 않았다. 대표팀이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스타들을 눈 앞에서 본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표정 변화가 없는 벤투 감독도 손을 흔드는 팬들을 향해 ‘아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우루과이전에서도 벤치 뒤에 위치한 팬들에게 따뜻한 손인사를 건네며 환호에 답했다.
13일 오픈 트레이닝도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는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파나마전 티켓도 매진될 것으로 보인다. 9월 두 차례 A매치에 이어 4경기 연속 매진이 예상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벤투호가 선전을 펼치면서 한국 축구 열기에 불이 붙었다. 경기 내용은 물론 결과까지 얻으면서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주장 손흥민도 “팬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가장 큰 힘을 주고 있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될 당시에도 확고한 축구 철학을 바탕으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특히 10월 소집 명단은 벤투 감독이 직접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신뢰와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벤투호다.
한국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봄날’의 기운을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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