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잠시 잊혀졌던 ‘학범슨’이 인도네시아에서 부활했다.
김학범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회 시작 전 선수 발탁 논란에 휩싸이면서 팬들의 불신을 등에 업고 출발했다.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참사를 당하는 등 팬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반전은 토너먼트에서 일어났다.
16강전에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를 깜짝 선발 기용해 껄끄러운 이란을 꺾었다. 김학범 감독의 맞춤전술은 이란전에 이어 베트남과의 4강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탄탄한 무실점 수비전술로 4강까지 올라온 베트남에 맞춰 공격적인 ‘4각 편대’를 내세웠다. 공격진의 위치도 다소 파격적이었다.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에 놓고 이승우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좌우 날개에 뒀다. 주로 왼쪽 날개를 맡아온 손흥민(토트넘)이 황의조를 받치는 역할로 기용했다.
공격이 다소 떨어지는 베트남에 한 골을 실점하더라도 두 골을 넣겠다는 공격적인 작전을 구사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완벽한 전술이었다. 예상대로 베트남은 경기 초반부터 극단적인 수비에 비중을 뒀다. 공격수 한 명을 제외하고 9명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촘촘히 섰다.
해결사로 나선 것은 이승우다. 이승우는 전반 6분 만에 황희찬-황의조로 이어지는 콤비플레이에 깔끔한 마무리로 선제득점을 올렸다. 좌우에서 이승우와 황희찬의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가 수비에 부담을 줬고 황의조의 힘으로 미는 압박도 통한 것이다.
두 번째 골도 손흥민이 중앙에서 공간을 만들고 감각적인 패스로 만들어낸 골이다. 김학범 감독의 적재적소 투입이 절묘한 효과를 낳았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 후반 두 골차로 승패가 갈리자 공격진을 빼 휴식을 주면서 수비를 강화하는 등 완벽한 맞춤전술, 교체투입으로 결승에 올랐다.
‘학범슨’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장착해 상대 맞춤전술, 재치 넘치는 입담, 공부하는 지도자 등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김학범 감독의 애칭이다. K리그 성남FC(前 성남 일화) 사령탑 시절 ‘학범슨’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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