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월드컵특별취재팀)=이형주 기자]
콜롬비아는 매너에서도 완패했다.
콜롬비아는 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옷크리티예 아레나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하지만 승부차기서 패배한 콜롬비아는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콜롬비아는 공격의 핵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이에 윌마르 바리오스, 예페르손 레르마, 카를로스 산체스 3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며 수비에 중점을 뒀다. 잉글랜드가 공격하고 콜롬비아가 막는 상황이 계속됐다.
콜롬비아가 거친 수비를 계속해서 하자 경기가 과열됐다. 콜롬비아 선수들과 잉글랜드 선수들은 수시로 부딪혔다. 플레이 하나, 태클 하나에도 양 팀 선수들이 엉겨붙으면서 경기가 지연됐다. 이에 킥오프 후 한 시간 가까이 돼서야 전반전이 종료될 정도였다.
전반은 약과였다. 후반 들어 문제의 상황이 펼쳐졌다. 후반 8분 프리킥 상황에서 C.산체스가 케인을 잡아 당겼다.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당시 주심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보지 않을 정도로 확실한 페널티킥 장면이었다. 하지만 콜롬비아 선수들은 계속해서 항의를 했다.
이유가 있었다. 판정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잔디를 훼손시키려 했다. 콜롬비아 선수들이 주심을 에워싸며 시선을 가렸고 그 틈을 타 레프트백 요한 모히카가 잔디를 밟고 짓이겼다. 키커 케인이 공을 놔야하는 곳 주변은 엉망진창이 됐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케인은 악조건에도 굴하지 않았다. 케인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후반 45분 터진 예리 미나의 극적인 골로 경기가 승부차기까지 흘렀지만 잉글랜드가 결국 승리했다.
이날 콜롬비아는 비매너 플레이를 보여주며 축구 팬들의 빈축을 샀다. 어쩌면 잉글랜드의 승리는 콜롬비아의 비매너 플레이를 보다 못한 하늘이 힘을 써준 것에서 나온지도 모른다.
사진=뉴시스/AP, KBS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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