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월드컵특별취재팀/모스크바)=이보미 기자]
신태용의 러시아월드컵은 끝났다. 하지만 카잔은 잊을 수 없는 곳이 됐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차례대로 맞붙었다. 스웨덴에 0-1로 패했고, 멕시코를 만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골이 터졌지만 1-2로 졌다. 베이스캠프가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카잔으로 이동한 한국. 1%의 희망을 품고 경기에 나섰다.
같은 날 멕시코는 스웨덴과 격돌했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제압하고, 한국이 독일을 두 골차 이상으로 이긴다면 한국의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신태용 감독이 말한 통쾌한 반란이 이뤄질 수도 있었다.
선수들도 죽기 살기로 뛰었다. 90분까지 스코어는 0-0이었다.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은 6분. 추가시간 3분이 지날 때쯤 김영권의 천금같은 골이 터졌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절박한 독일이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전방으로 올렸고, 주세종이 노이어를 제치고 빈 골대를 봤다. 상대 문전으로 향해 길게 패스를 했고, 손흥민이 전력 질주를 했다. 독일을 상대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선수들은 환호와 함께 눈물을 보였다. 그토록 말한 통쾌한 반란에 성공한 줄 알았다. 경기가 끝나고서야 스웨덴의 승리 소식을 들었고, 다시 한 번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 독일을 꺾었다. 월드컵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독일은 사상 첫 16강 진출 실패로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의 승리에 전 세계가 놀랐다. 독일의 요아힘 뢰브 감독 역시 “한국을 못 이긴 것이 쇼크다”고 할 정도로 독일의 충격은 컸다. 믹스트존을 지나가는 몇몇 독일 선수들은 인터뷰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 기자들도 귀국길에 올랐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카잔에서 모스크바로 경유, 한국으로 향하는 일정이다.
카잔 공항에서 비행기를 오르기 전 러시아 현지 신문 1면에도 한국 승리 소식이 1면을 차지했다. 사진은 손흥민의 골 장면이었다.
오늘의 최고 이슈였다. 러시아도 주목했고, 전 세계가 놀랐다.
더군다나 손흥민은 독일에서 자라고, 프로 데뷔 역시 독일에서 했다. 그는 "인생의 꿈을 이뤘다"고 했다. 월드컵에서 독일을 만나는 것은 물론 그 독일을 상대로 골까지 터뜨렸다. 손흥민에게 시선이 집중된 이유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한 번 카잔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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