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월드컵특별취재팀/카잔)=이보미 기자]
‘캡틴’ 기성용은 벤치에서 독일전을 지켜봤다. 벤치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신태용호의 러시아월드컵은 끝났다. 한국은 27일 오후 5시(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2-0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김영권, 손흥민이 득점포를 가동한 것. 하지만 같은 날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제압하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은 무산됐다.
한국에 패한 독일은 사상 최초로 16강행에 실패했다.
이 가운데 ‘캡틴’ 기성용은 독일전에 결장했다. 지난 23일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왼쪽 종아리 부상을 입었기 때문. 2주 진단을 받았다. 카잔 아레나에서는 벤치에 머물렀다.
기성용은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로모노소프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도 쉬지 않고 훈련장에 나왔다. 카잔으로 오기 전 마지막 훈련이었다. 박주호도 동행했다. 책임감과 미안함이 공존했던 셈이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독일전에서도 기성용은 동료들을 향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기성용 대신 정우영, 장현수가 그 공백을 지워야 했다.
장현수는 2경기 연속 실수를 범했다. 비난의 화살이 장현수에게 향했다. 그런 장현수에게 기성용은 “너 때문이 진 것이 아니다. 니가 무너지면 팀이 무너진다.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팀에는 널 믿는 사람들이 많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니가 행복한 길을 택해라”며 용기를 불어 넣었다.
정우영은 “전반전 끝나고 성용이 형에게 경기에 대해서 물어봤다. 라인이 낮은지, 올려야하는지 질문했다. 지금 잘하고 있고, 지금처럼 나랑 현수 둘이 잘 버텨줘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잘 버티고 있다고 독려해줬다”고 밝혔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동료들과 함께 뛸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기성용은 뒤에서 묵묵히 ‘캡틴’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기성용도 마지막에야 웃을 수 있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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