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월드컵특별취재팀/카잔)=이보미 기자]
정우영의 역할이 막중했다. 신태용호의 ‘Key’였다. 정우영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27일 오후 5시(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전에서 2-0 값진 승리를 거뒀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이 터졌다. 김영권, 손흥민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대어’ 독일을 낚았다.
조현우의 선방쇼도 한몫했다. 결국 F조에서는 스웨덴, 멕시코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한국은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패했고,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손흥민의 골에도 1-2로 패했다. 더군다나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부상을 입은 기성용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한국은 1% 희망을 품고 독일전에 임했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장현수-정우영이었다. 지난 2경기에서 중앙 수비수로 나섰던 장현수를 2선에 배치했다. 정우영과 짝을 이뤘다.
이 가운데 정우영은 전반 초반부터 공수 양면으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전반 18분에는 직접 프리킥을 찼다. 그의 강력한 슈팅은 수비벽을 넘어 바로 상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로 향했다. 노이어의 손을 맞고 흘러나왔고, 손흥민이 쇄도했다. 노이어가 직전에 볼을 밖으로 내보냈다.
노이어도 움찔하게 만든 정우영이다.
이후에도 정우영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상대 공을 가로챈 뒤 직접 슈팅을 날리며 상대를 위협했다.
경기 후 정우영은 “상대는 FIFA 랭킹 1위팀이었다. 2패 한 상황에서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했다. 오늘 정말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 부었다. 독일의 발목을 잡으려고 열심히 했다. 고춧가루 뿌린 것에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득점 순간에 대해서는 “소름이 돋았다. 난 좀 멀리 있었다. 지금까지 고생했던 것 생각하면서 눈물이 났다.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기성용 공백 지우기에 나선 정우영과 장현수였다. 정우영은 “부담감이 없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공백은 크지만 현수랑 얘기를 했다. 경기 들어갔을 때 우리가 잘하는 스타일로 하자고 했다. 센터백을 도와주는 역할을 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무회전 프리킥에 대해서는 “꿈에 나올 것 같다. 그만큼 아쉬웠다”면서 "노이어를 놀라게 했고, 우리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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