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월드컵특별취재팀/로스토프나도누)=이보미 기자]
러시아에서도 한국의 방탄소년단(BTS)이면 통했다.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는 120만 명이 거주하는 10번째 도시다. 로스토프 ‘팬 페스트’로 향하던 길, 반가운 한국말이 들렸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한국 사람이세요?”라고 물었다. 로스토프에 위치한 한국 교육원 강사인 백두성 씨였다. 이어서 스무살 러시아인 리카와 고려인 스베따도 만났다.
로스토프에 한국 교민들은 없다. 대부분 고려인들이다.
대신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다. 4만 5천여명이 다니는 돈국립기술대학교 언어학과에서는 40여명이, 한국 교육원에서는 600여명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리카 씨는 “한국 너무 좋아요. BTS!”라며 활짝 웃었다. 스베따의 아버지는 러시아인, 어머니가 고려인이다. “한국 가고 싶어요”라며 천천히 한국말로 말했다.
백 씨는 “처음에는 한국어를 호기심으로 배우다가 한국 유학을 가거나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로스토프의 1000여 명이 한국 회사에서 일을 한다. 한국 제품도 많다. 인기도 상당하다. 한국에도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교육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모여 K-POP 춤을 추는 등 한국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응원 준비도 마쳤다. 멕시코의 ‘솜브레로’ 행렬 속 붉은 물결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로스토프에서도 ‘대~한민국’이 울려 퍼지고 있다.
다만 고려인들이 직접 한국의 경기를 관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멕시코와 2차전을 펼친다. 백 씨는 “지금 티켓 가격이 30만 원 정도 하더라. 여기서 보통 한 달 월급이 60만 원 정도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스토프의 한 택시 기사는 이동 중 슬며시 휴대폰을 내밀었다. 한국인이라는 것을 안 이 기사는 “너희 대통령이 로스토프로 오지 않느냐”라며 번역기를 통해 물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러 마지막 일정으로 한국-멕시코 경기를 관전한 뒤 대표팀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신태용호는 멕시코를 상대로 반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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