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인천)=이보미 기자]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67)이 포효했다.
대한항공은 30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로 역전하며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이었다. 1차전을 내준 대한항공은 2~4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2005년 리그 출범 이후 대한항공이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고대하던 V1을 달성하며 포효했다. 대한항공이 새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40대 사령탑들 틈에서 노장의 힘을 발휘했다. ‘자율 배구’로 팀을 이끌었다. 40대 감독 못지 않게 선수들과의 소통도 원활했다. 박 감독은 선수를 믿었고, 이에 선수들도 응답했다.
박 감독은 1972 뮌헨올림픽과 1976 몬트리올올림픽 남자배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먼저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07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지휘봉을 잡고 V-리그에 진출했다. 우승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이후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을 거쳐 2016년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았다.
대한항공에서의 첫 시즌인 2016-17시즌 대한항공은 6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당시 박기원 감독은 “국내에서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40년을 기다리던 순간이었다”며 우승 소감을 말한 바 있다. V-리그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던 박기원 감독이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에 가로막혀 통합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첫 시즌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5차전이 열렸던 2017년 4월 3일. 박 감독은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심기일전한 대한항공이 2017-18시즌 우승에 재도전했다.
대한항공은 1년 전 드러난 체력 문제 그리고 리베로 정성민을 영입하며 전력을 가다듬었다. 무엇보다 공수 양면으로 능한 ‘석브라더스’ 곽승석, 정지석이 제 기량을 발휘하며 팀 균형을 맞췄다. 덕분에 세터 한선수도 안정적인 토스와 볼 배분으로 공격력을 끌어 올렸다.
4차전을 앞두고 박기원 감독은 “체력은 작년과 똑같다. 바닥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준비가 됐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있다. 팀 분위기를 그렇게 끌고 왔다”고 했다.
이어 “시즌 도중에 선수들에게 두 번 말했다. 선수들을 더 믿어도 되겠다고. 선수들이 직접 코트에서 보여준 능력, 그리고 내 생각보다 잘 견디는 모습에 신뢰가 쌓였다”고 밝혔다.
노장 감독이 품은 꿈이 이뤄졌다. 이제 1년 전 아픔은 지웠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V1을 달성하며 리그 최고 자리에 오른 사령탑이 됐다.
사진=KOVO
bomi8335@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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