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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 맞은' 백철기 감독의 이상한 기자회견 

'역풍 맞은' 백철기 감독의 이상한 기자회견 

  • 기자명 윤승재 기자
  • 입력 2018.02.20 23:19
  • 수정 2018.02.20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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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스케이팅 백철기 감독

[STN스포츠=윤승재 기자]

최악의 상황이다. 분위기를 수습하려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뻔한 내용과 노선영의 정면반박으로 역효과만 불러왔다. 

백철기 스피드 스케이팅 감독과 김보름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있었던 팀추월 경기 논란에 대한 해명의 자리였다. 참석이 예정됐던 노선영은 감기 몸살로 나오지 못했고, 박지우 또한 불참했다.

하지만 여러 모로 아쉬웠고, 이상했던 기자회견이었다. 다른 매체들에서 나왔던 말들만 반복했고, 논란의 피해자인 노선영도 없어 새로운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노선영의 입장 또한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더 이상했던 것은 백 감독의 변명이었다. 해명을 위한 자리에서 백 감독은 책임 전가와 변명, 그리고 감싸기에 급급한 말만 반복했다.

◆ “분위기 화기애애…기사가 떴더라”

백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선수간 불화설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그 이유를 기사에서 찾았다. 백 감독은 “며칠 전에 기사가 떴다. 팀추월 선수들의 화기애애한 모습이 담긴 기사였다”라고 말했다.

감독이 팀 분위기를 기사로 파악했다는 것은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전술을 짜야하는 감독의 입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자신이 직접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큰 문제다.

물론 이는 노선영이 정면 반박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노선영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 훈련도 따로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진실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백 감독이 선수들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 “노선영이 먼저 제의했다”

이날 백 감독은 당시의 경기 작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당일 경기에서 김보름과 박지우는 마지막 바퀴에서 크게 뒤쳐진 노선영을 뒤로 하고 스퍼트를 올려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지막 주자가 통과해야 기록이 체크되는 팀추월 경기 특성상 뒤처지는 멤버가 있다면 다른 선수가 뒤로 가서 밀어주면서 레이스를 이어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백 감독은 마지막 바퀴에 노선영이 마지막 순서로 빠진 것은 명백한 작전이었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백 감독은 “시합 전에 노선영이 자신이 뒤에서 뛰겠다고 직접 제안했다”고 말하며 당시 작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노선영의 컨디션이 좋아 그 의견을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전략 미스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이날 백 감독이 사과한 것은 ‘논란을 일으킨 것’과 ‘현장 분위기로 인해 노선영이 뒤쳐진 것을 선수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것’ 둘 뿐이었다. 전략 미스에 대한 사과가 없었기에 더욱 이상해진 해명이 돼버렸다. 마치 노선영에게 책임 전가라도 한 것처럼 돼버렸다.

결국 이 또한 노선영이 정면 반박하면서 백철기 감독의 말은 더욱 신빙성을 잃게 됐다. 노선영은 “전날까지 2번으로 들어가는 거였다. 시합 당일 날 어떻게 하기로 했냐 물어봐서 처음 듣는 얘기라 했다”고 밝혔다. 

◆ “큰 소리로 전달했으나 현장 분위기에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백 감독은 당일 경기에서 노선영이 크게 뒤쳐진 것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 분위기 때문에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 감독은 “지도자들이 큰 소리로 (노선영이 뒤쳐졌다는 것을) 큰 소리로 전달했지만, 링크 내 분위기 때문에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백 감독이 말한 분위기는 현장의 응원 소리. 그 응원 소리에 지도자들의 목소리가 묻혀 코칭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 선수들에게 전략을 전달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인정했지만, 다소 찜찜한 사과였다.

◆ “선수들이 많이 어리다…도와달라” 하지만 노선영은?

이날 백 감독은 김보름에게 던져졌던 질문을 두 차례나 대신 답했다. 막판 두 선수만 스퍼트를 낸 것에 대해서 대신 해명했고, 김보름의 인터뷰 내용 논란에 대해 김보름이 답하려 하자 이를 가로채 백 감독이 대신 설명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보름이었기에 김보름이 대답했어야 할 말이었지만, 백 감독이 김보름의 심정을 우려했는지 자신이 대신 대답했다. 결국 김보름은 사과는 했지만, 그 때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기회는 얻지 못했다.

이후 백 감독은 “선수들이 어리다. 김보름도 충격이 크고, 박지우도 덜덜 떨면서 기자회견 나오기 무섭다고 해서 못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선영에 대한 언급은 ‘감기 몸살’ 뿐이었다. 가장 큰 피해자인 노선영의 심정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백 감독이다. 

노선영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실 노선영의 폭로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을 때도 “팀 훈련을 같이 하지 않는다”며 조직력에 문제가 있다는 폭로도 터뜨린 적 있다. 

노선영이 우여곡절 끝에 선수촌으로 복귀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해명 없이 변명만 늘어놓았던 백철기 감독으로 인해 상황은 더 악화된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팀이다.

사진=뉴시스/YTN 캡쳐

unigun89@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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