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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김아랑, 눈물 흘렸던 무대에서 4년 만에 웃다

‘4위’ 김아랑, 눈물 흘렸던 무대에서 4년 만에 웃다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18.02.18 05:49
  • 수정 2018.02.1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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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
김아랑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김아랑(22)은 4년이 지나서야 후련한 마음으로 웃을 수 있었다.

김아랑은 지난 17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파이널에서 네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김아랑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

◇어린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김아랑, 성실로 버티다

김아랑은 초등학교 때 친오빠를 따라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고향인 전주시에서 활동할 때만 하더라도 주목받는 유망주였으나 서울 전학 후에 사정은 달라졌다. 김아랑은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에 밀려 그림자 신세에 머물렀다.

하지만 김아랑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성실성에 있어 남다른 김아랑은 쇼트트랙에만 매진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 자신을 뒷바라지하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나태는 있을 수 없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왔다. 점차 실력이 상승한 김아랑은 2013-2014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기록하는 기적을 썼다. 이를 통해 올림픽 개인전 출전권도 확보했다.

소치에서 눈물을 쏟은 김아랑
소치에서 눈물을 쏟은 김아랑

◇고대하던 소치 올림픽, 위염으로 눈물 쏟다

급작스런 부상으로 김아랑의 소치 올림픽 성적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었다. 하지만 김아랑은 월드컵에서 차근차근 성적을 끌어올리며 걱정을 없앴다.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는 메달 획득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김아랑의 주 종목은 쇼트트랙 1,500m. 김아랑은 소치 올림픽 500m에서 예선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열심히 본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절실했던 그에게 비극이 찾아왔다.

김아랑은 경기 당일 급성 위염으로 눕게 됐다.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간단한 식사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자신이 그토록 바라왔던 무대에서 제 실력을 펼쳐보일 수 없는 무력감. 김아랑은 준결승 진출 후에도 눈물을 쏟았다. 김아랑은 결승까지 진출하는 투혼을 보였지만 결승전에서 실격당하며 1500m 노메달에 그쳤다. 이후 흔들린 김아랑은 1000m에서도 실패를 맛본다. 단체전 금메달만이 김아랑을 위로해줬다.

김아랑은 스케이트 끈을 고쳐 맸다
김아랑은 스케이트 끈을 고쳐 맸다

◇다시 신은 스케이트, 하지만 김아랑을 괴롭힌 칼날 트라우마

자신이 그토록 꿈꿔왔던 올림픽 1,500m 무대에서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무너졌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력감에 휩싸여 다시 도전에 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아랑은 다시 일어섰다. 스케이트 끈을 고쳐 맸다.

이후 월드컵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아랑은 또 한 번 시련을 겪게 됐다. 지난 2017년 유니버시아드 선발전에서 상대 선수의 칼날에 광대가 베이는 일을 겪었다. 이후 트라우마도 있었지만 김아랑은 이마저 이겨냈다.

트라우마를 이겨낸 김아랑에게는 꽃길이 펼쳐졌다. 2017/18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내내 준수한 성적을 보이며 종합 2위를 기록,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4년 전과 달리 후회 없는 레이스 펼친 김아랑, 4위에도 미소 짓다

김아랑은 지난 17일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파이널에 진출했다. 김아랑은 함께 결승에 진출한 최민정과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두 선수 모두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고, 그 가운데 충돌도 일어나지 않으며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결국 최민정은 1500m 1위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며 고국에 기쁨을 배달했다.

김아랑이 받아든 성적표는 4위. 세계 4위라는 성적에 대부분이 사람들이 박수를 쳤지만 일부는 김아랑을 비판하기도 했다. 쇼트트랙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4위는 만족할만한 성적이 못 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4년전과 달리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김아랑은 만족했다. 김아랑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아무래도 준준결승에서 (심)석희가 떨어졌다보니까. 저희끼리 해결해야 하는 부분에서 부담을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은 뒤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김아랑은 자신의 이야기보다 룸메이트이자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아랑은 “민정이가 1등을 해서 기쁘고 기특하다. 경기 후 축하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 대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아랑
두 대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아랑

◇끝나지 않은 올림픽, 김아랑은 두 대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하지만 김아랑의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개인전 1,000m 경기와 3,000m 계주가 남아있다. 물론 심석희와 최민정의 입상 가능성이 보다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김아랑 역시 국가대표 선발전 1,000m에서 4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숨은 실력자. 김아랑이 깜짝 활약을 할 수도 있다.

또한 남은 계주에서 김아랑의 활약이 중요하다. 계주의 경우, 팀원들 간의 호흡이 원활해야 호성적을 노릴 수 있다. 팀의 맏언니이자 주장 김아랑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다.

만약 김아랑이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올림픽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4년전 김아랑은 당찬 레이스로 계주 금메달에 기여한 고교생 소녀였다. 이제는 다르다. 대표팀의 맏언니로 된 김아랑은 팀을 끌고 가야하는 위치다. 김아랑이 자신을 짓누르는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남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일정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뉴시스/AP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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