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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황금기 이끄는 윤덕여 감독, 희망을 노래하다

여자축구 황금기 이끄는 윤덕여 감독, 희망을 노래하다

  • 기자명 윤승재 기자
  • 입력 2018.02.05 06:00
  • 수정 2018.02.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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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윤승재 기자]

윤덕여호가 다시 한 번 출격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3월, 포르투갈 알가브레에서 열리는 ‘2018 알가르베컵 국제 여자축구대회’에 참가한다. 윤덕여호는 대회 B조에 속해 3월 1일 러시아전을 시작으로, 스웨덴, 캐나다와 일전을 벌일 예정이다. 

비록 친선대회이지만 여자축구 대표팀에게는 소중한 기회다. 오는 4월에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앞서 중요한 모의고사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AFC 여자 아시안컵은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진출권이 달려 있는 대회로 대표팀에게는 중요한 대회다.

2018년, 여자축구와 윤덕여 감독은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 2014년 캐나다 월드컵 16강과 2010년 U-17 월드컵 우승을 일군 주역들이 성인 대표팀서 한 자리에 모인 지금의 대표팀을 향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지난해 여자축구는 큰 시련을 맞았다. 2월 키프로스컵 준우승과 4월 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평양 원정에서 북한을 제치고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둔 대표팀이었지만, 10월 미국과의 평가전 2연전 대패를 맛봤고,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전 전패로 세계 여자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했던 윤덕여호였다.

예상보다 거센 비난을 받았다. 팬들의 관심이 예전보다 더 커졌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다. 그렇기에 윤 감독과 여자축구는 좌절만 할 수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회복해 다시 일어서야 했다. 현재 윤덕여 감독과 대표팀은 다시 심기일전해 여자축구의 황금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윤덕여 감독과 여자축구 대표팀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봤다.

2017년 E-1 동아시아대회에서 3전 전패를 당한 윤덕여호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되돌아본다면.

▶2017년은 기쁨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있었던 한 해였다. 3월에는 키프로스컵 준우승을 차지했고, 4월에는 평양에서 강호 북한을 맞아 무승부를 거두며 아시안컵 본선 진출 티켓도 따냈다. 하지만 마지막 12월 동아시아대회에서 준비했던 것만큼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서 아쉬웠던 한 해였다.

-동아시아대회에서는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 못했고, 체력적인 문제도 많이 드러났다. 지금 여자축구의 트렌드는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그 템포에 빨리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한데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세컨볼에 대한 집중력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는데 이것도 체력적인 부분과 결부되는 문제다. 좋은 경기를 하고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체력 문제와 빠른 템포 적응 문제를 반드시 해소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있다.

-지소연, 전가을 등 해외파 불참 영향이 컸나?

▶영국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 호주에서 뛰고 있는 전가을은 우리 여자축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다. 물론 그 선수들이 대회에 합류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그 선수들 없이, 그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소득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전술의 획일성에 대한 비판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동안 전술적으로 큰 변화를 주진 않았다. 선수에 맞게끔 전술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수의 능력이나 움직임에 더 중점을 두고 전술을 짰다. 전술적 변화보다도 이 선수들을 데리고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다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세대교체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많았다.

▶어려운 문제다.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를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대교체는 선수들의 능력이 전제가 돼야 한다. 어린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올라오고는 있지만 아직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우리 코칭스태프들도 어린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다. 

-한채린과 장창 등 대학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한채린, 장창 손화연 세 대학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굉장히 만족한다. 한채린은 지난 10월 미국과의 A매치 데뷔전에서 아주 멋진 득점을 올리면서 자신감이 올라있던 선수였는데 이번 동아시아대회에서 상승 기류가 계속 이어진 것 같다. 장창도 마찬가지로 경기를 잘 치러줘 만족스럽다. 아쉽게도 손화연은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고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전보다 대회 성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아졌다. 힘들지 않나.

▶사실 그 전에는 팬들의 관심이 많이 없었다. 여자축구 기사를 봐도 댓글도 별로 없었고..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잘못하고 결과도 안 좋으면 질책도 하신다. 하지만 저나 선수들이나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도 우리 여자축구가 발전하는 데 있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관심보다는 건전한 비판이 낫다.

-하지만 한국 여자축구 최고 순위(14위)를 달성했다.

▶여자축구가 한 단계 조금씩 발전해 나갔다는 건 긍정적이다. 처음 취임했을 때 여자축구의 피파랭킹이 10위권 안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세계랭킹 10위권 안에 든다는 건 굉장히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더 노력한다면 10위권 안도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성적을 얻으려면 여자축구 현실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게 사실이다.

▶얼마 전에 굉장히 가슴 아픈 기사를 접했다. 이천대교와 한양여대가 해체된다는 아픈 소식을 들었을 때 여자축구에 관계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 여자축구를 하려고 하는 어린 선수들이 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선수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이라고 얘기한다. 대표팀 선수들이 좋은 경쟁력을 갖춰야만 축구를 하려는 어린 선수들한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피파랭킹을 올리려면 A매치를 많이 치러야 한다. 지난 미국전에 출국하시면서 “오랜만에 A매치가 잡혀서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A매치를 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여자축구는 3개월에 한 번씩 피파랭킹이 발표된다. 피파랭킹을 올리기 위해선 A매치를 많이 해야 하는데, 하지만 A매치 경기를 잡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사실 우리가 지역적으로 강호팀들과 멀리 떨어져있지 않나. 우리도 해외로 나가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피파랭킹이라도 상위권에 있었다면 다른 상대팀에서도 경기를 하자고 제안을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에겐 A매치가 중요하다. A매치를 통해서 새로운 선수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회에서는 결과도 함께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 실험하기가 쉽지 않다. A매치가 성사되면 새로운 선수들의 가능성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텐데 아쉽다. 피파랭킹 10위권 목표를 위해서는 이런 부분들이 잘 해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7년 7월 윤덕여호는 세계 최강 미국과 평가전 2연전을 치렀다.
2017년 7월 윤덕여호는 세계 최강 미국과 평가전 2연전을 치렀다.

-남자축구에 비해서는 지원과 관심이 떨어진다. 아쉬움은 없나.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아직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나 불편함 없이 협회에서 많은 지원을 해준다. 

-2013년 동아시안컵 때 지소연이 아쉬운 여자축구 현실에 울먹이며 인터뷰를 한 기억이 난다. 그때에 비해선 많이 나아졌나?

▶당시 선수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들었을 거다. 여자축구 대표팀이 먼저 소집돼서 파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남자 대표팀이 소집이 되니까 우리가 다른 곳으로 숙소를 옮겼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아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도 여자축구의 경쟁력이 점점 더 높아진다면 향후에는 이런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있나?

▶국내에서 했던 2014년 아시안게임 4강전이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당시 북한한테 1-2로 패했지만 가능성을 보였고, 여자축구도 ‘할 수 있다’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 경기였다. 그 이후로 조금씩 많은 팬이 여자축구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듬해 월드컵에 진출해서 16강 진출까지 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더 많아지고 위상도 더 높아진 것 같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4월, 2019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이 달려 있는 여자 아시안컵을 치른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4월, 2019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이 달려 있는 여자 아시안컵을 치른다.

-2년 연속 월드컵 진출을 위해서는 4월에 열리는 아시안컵을 잘 치러야 한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조편성이 만만치 않다. 호주와 일본, 베트남과 함께 한 조에 속했는데 어느 팀도 만만치 않다. 힘든 도전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도전이라는 것은 가능성이 있기에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오는 2월에 대회에 참가하고 그 이후부터 아시안컵을 준비하게 되는데, 아시안컵은 2019년 프랑스 월드컵 진출 티켓이 달려 있는 중요한 대회다. 8개 팀 중 최소 5위 안에 들어야 한다. 많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번 동아시아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조금씩 해소해서 이번 아시안컵에서 동아시아대회의 아픔을 기쁨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

-2018년 새해 각오를 말해달라. 

▶중요한 한 해다. 월드컵에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릴 요르단 아시안컵 대회가 있는 해기 때문이다. 여자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실 거라 믿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대회 준비를 어느 때보다 더 잘 해야 한다. 지난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16강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오고 싶다. 하지만 그 전에 아시안컵부터 통과해야 한다. 4월 아시안컵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를 잘 하겠다.

-여자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한다. 

▶항상 여자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동안 우리가 이뤄왔던 결과와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 노력의 대가에 대해서는 팬들의 진심어린 응원과 격려가 함께 했었다고 믿고 있다. 2018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여자축구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사진=윤승재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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