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쉬부터 로우지까지, WWE 첫 여성 로얄럼블은 어땠나
트리쉬부터 로우지까지, WWE 첫 여성 로얄럼블은 어땠나
  • 윤승재 기자
  • 승인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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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윤승재 기자]

WWE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경기가 펼쳐졌다. 

미국 프로 레슬링 단체 WWE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로얄럼블 PPV(Pay-Per-View)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전 로얄럼블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30인 여성 로얄럼블 경기가 새로이 편성됐다는 점이다. 

2015년 ‘디바스 레볼루션(Divas Revolution)’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레슬러들의 경쟁력 상승에 열을 올려왔던 WWE는 2년 반 뒤 여성 30인 로얄럼블이라는 대회를 개최하면서 그 방점을 찍게 됐다.

대회가 확정되면서 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가득했다. 지금의 로스터로 30인을 채울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WWE는 RAW(러)와 SMACKDOWN 라이브(스맥다운)에 각각 11명씩의 여성 레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30인을 채우려면 모자란 상황. 산하단체 격인 NXT에서 선수들을 끌어 올릴 수 있었지만 흥행과 향후 스토리라인을 고려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많았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WWE는 현명하고 짜임새 있게 대회를 구성했다. 전설들의 귀환과 적절한 등장 순서 배치로 로스터 한계를 이겨냈다.

◇ 리타부터 트리쉬까지 전설들의 귀환

WWE 여성 레슬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경기였던 만큼 여성 레슬러의 전설이라 불리는 슈퍼스타들의 귀환이 눈에 띄었던 대회였다. 이날 다섯 번째로 등장한 리타를 시작으로 총 10명(로스터 포함돼 있는 니키 벨라 제외)의 추억의 여성 슈퍼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리타와 재클린, 트리쉬 등 실력파들의 귀환뿐만 아니라 토리 윌슨이나 켈리 켈리 같은 ‘디바’로서 정점을 찍었던 슈퍼스타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비키 게레로의 등장으로 깨알 웃음까지 선사하면서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레슬링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 ‘신구조화’ 그리고 판타지 매치 성사

남성 로얄럼블 경기와 마찬가지로 여성 로얄럼블 경기에서도 다수의 NXT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NXT 위민스 챔피언 엠버 문까지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기의 질을 확 높였다. 카이리 세인 또한 좋은 퍼포먼스로 링 위를 휘저으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신구조화’는 현역 선수들과 NXT 선수들 간에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레전드들이 대거 출연한 만큼 그들과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또 다른 신구조화를 만들어냈다. 전설들의 은퇴로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대결 구도도 만들어졌다. 베스 피닉스와 나이아 잭스의 대표적인 여성 ‘파워하우스(power house)'의 대결이라든지 트리쉬 스트래터스와 사샤 뱅크스의 대립도 흥미로웠다. 베스 피닉스-나탈리아나 미키 제임스-트리쉬 등 레전드들의 현역 시절 대립 구도를 재현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 그리고 론다 로우지

이날 여성 로얄럼블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론다 로우지의 WWE 무대 입성이었다. 前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는 이날 30인 여성 로얄럼블 경기가 끝난 후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부터 로얄럼블 경기에서 로우지가 데뷔한다는 루머가 많았지만, 경기가 모두 끝난 후에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팬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로우지는 로얄럼블 우승자 아스카가 두 브랜드의 챔피언 샬럿 플레어와 알렉스 블리스와 대면하는 마지막 씬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천천히 링 위로 오른 로우지는 로얄럼블 챔피언과 두 브랜드의 챔피언들을 번갈아 쳐다보다 경기장 상단에 설치돼 있던 레슬매니아 34 간판을 가리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웠다. WWE 최대 PPV인 레슬매니아 34는 올 4월에 열리는 대회로, 로우지의 데뷔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던 대회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물론 존재했다. 레전드 선수들에 밀려 현역 선수들의 존재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과, 대미를 장식한 로얄럼블 우승자 아스카가 뒤늦게 등장한 론다 로우지에 의해 스포트라이트를 뺏기는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로스터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이렇게 많은 전설들이 출연할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큰 의미를 지녔던 대회였다. 대회 전부터 우려를 낳았던 경기력이나 퍼포먼스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함께 잘 커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내년 대회에 대한 기대도 낳게 됐다. 론다 로우지가 합류할 WWE 여성 디비전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사진=WWE 공식 홈페이지, SNS 캡쳐

unigun89@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