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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뇰 팬들, ‘전반 21분’ 아름다운 박수를 보내다

에스파뇰 팬들, ‘전반 21분’ 아름다운 박수를 보내다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18.01.18 11:17
  • 수정 2018.01.1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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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이 지났음에도 고인을 잊지 않고 추모한 RCD 에스파뇰
9년이 지났음에도 고인을 잊지 않고 추모한 RCD 에스파뇰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짝짝짝짝.”

RCD 에스파뇰 팬들이 전반 21분 기립박수를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에스파뇰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8강 1차전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에스파뇰은 4강 진출의 청신호가 켜졌다.

선발 라인업
선발 라인업

◇에스파뇰,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출사표부터 달랐다

지난 6일 코파 델 레이 8강 대진이 결정됐다. 16강전에서 라리가 팀인 UD 레반테를 만나는 힘든 대진을 받아들었던 에스파뇰이다. 이번 8강 대진도 좋지 못했다. 올 시즌 라리가 전반기를 무패로 마친 바르사를 만나게 된 것이다. 전력적인 열세가 한 눈에 봐도 두드러졌다. 

하지만 에스파뇰 선수단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바르사는 에스파뇰의 지역 라이벌이기도 한 팀. 전력의 열세와는 상관 없이 반드시 이겨야하는 팀이다. 선수들의 의지는 불타올랐다. 

에스파뇰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감독도 호기로운 출사표를 꺼내들었다. 지난 14일 스페인 언론 <라 반구아디에>에 따르면 키케는 "현재 우리 팀은 의지가 있고 자신감도 있다. 또한 이날 경기를 위한 준비도 마친 상태"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페널티킥을 실축한 리오넬 메시
페널티킥을 실축한 리오넬 메시

◇에스파뇰, 뛰고 또 뛰었다

에스파뇰 선수들은 바르사전에서 뛰고 또 뛰며 울림을 전했다. 팬들의 마음을 들끓게 했다. 

경기 초반 예상 대로 바르사의 파상공세가 펼쳐졌다. 전반 1분 만에 리오넬 메시가 프리킥으로 슛감을 조율했다. 전반 8분에는 세르지오 부스케츠의 슈팅이 골문 쪽으로 날아들기도 했다. 

이날 전반전에 에스파뇰을 구해낸 것은 디에고 로페스 골키퍼였다. 디에고 로페스 골키퍼는 전반 8분 부스케츠의 슈팅을 비롯해 골문으로 날아드는 숱한 슈팅을 막아냈다. 전반 22분 메시의 슈팅, 전반 44분 데니스 수아레스의 슈팅 모두 디에고 로페스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분전한 것은 디에고 로페스 골키퍼만이 아니었다. 다비드 로페스는 안면 부상으로 인해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했지만 상대 공격수들을 처철하게 물고 늘어졌다.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 푸에고의 분전도 두드러졌다. 열심히 하지 않은 선수가 없었다. 

에스파뇰은 후반 14분 세르지 로베르토에게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메시의 페널티킥을 디에고 로페스 골키퍼가 막아냈고 이후 분위기를 탔다. 에스파뇰은 후반 43분 오스카 멜란도의 득점을 더해 1-0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을 득점한 것은 멜란도였지만 에스파뇰의 정신력이 승리를 만든 경기라 할만했다. 

매년 1월 초 RCDE 스타디움에 걸리는 다니엘 하르케의 배너
매년 1월 초 RCDE 스타디움에 걸리는 다니엘 하르케의 배너

◇에스파뇰 팬들, 전반 21분 故 다니엘 하르케를 추모하다

에스파뇰이 경기에 열심히 임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이날이 前 주장 다니엘 하르케를 추모하는 날이었던 것.

전반 21분 에스파뇰 팬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에스파뇰의 감독인 키케 역시 박수 행렬에 가담했다. 이 박수는 에스파뇰의 前 주장 다니엘 하르케에 대한 추모의 박수였다. 고인의 생전 등번호가 21번이었기에 21분에 박수가 나왔다.

하르케는 198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재능이 보였던 하르케는 스페인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치는 것은 물론, 에스파뇰 유스 팀에서 성장을 거듭했다. 1군에 무사히 안착한 그는 2005/06시즌 팀의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에 기여했다. 2009/10시즌을 앞두고는 주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비극이 닥쳤다. 2009년 8월 에스파뇰은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이탈리아 피렌체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하르케는 훈련장에서 쉬는 시간 여자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 때 급작스러운 심장마비가 왔다. 하르케는 의식을 잃었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이미 2007년 같은 심장 관련 일로 안토니오 푸에르타를 잃었던 스페인 축구계가 또 다시 슬픔에 휩싸였다.

에스파뇰 팬들은 하르케가 세상을 떠난 후 9년 동안 한 번도 주장을 잊지 않았다. 에스파뇰 팬들은 매년 생일과 기일마다 하르케를 잊지 않고 추모했다. 하르케의 생일은 1983년 1월 1일이다. 당시 라리가는 휴식기라 경기가 없었다. 때문에 에스파뇰 팬들은 추모의 의미를 가슴에 담아두다 후반기 첫 홈경기인 이날 21분 기립 박수를 쳤다.

팬들은 기립박수로 추모를 전했고, 선수들은 헌신적인 플레이로 선배에게 승리를 바쳤다. 축구가 사람들에게 또 한 번 감동을 안겼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 유로 스포츠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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