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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이가 힘들죠” 우리은행, 이승아 은퇴가 불러온 나비효과

“혜진이가 힘들죠” 우리은행, 이승아 은퇴가 불러온 나비효과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18.01.17 02:38
  • 수정 2018.01.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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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박혜진이 쉬는 모습은 거의 보기 힘들다
올 시즌 박혜진이 쉬는 모습은 거의 보기 힘들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박)혜진이가 요즘 체력적으로 힘들죠.”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위성우 감독이 지난 15일 부천 KEB하나은행전이 열리기 직전 한 말이다.

우리은행이 최근 14경기에서 13승 1패로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다. 시즌 첫 2경기에서 2연패를 기록하며 어두운 전망을 보이던 것과 대비된다. 물론 올 시즌 전체 승률이 지난 시즌 '94.3%(35전 33승 2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2위 청주 KB스타즈에 2.5게임 앞선 1위로 정규 리그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이다.

승승장구 중인 우리은행이지만 아킬레스건은 있다. 바로 에이스 박혜진의 출전 시간 문제다. 박혜진은 16일까지 올 시즌 경기당 38분 42초를 소화하고 있다. 이는 최근 6년 중 최고 기록이다.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WKBL은 경기 수나 일정에 있어 다른 리그들에 비해 여유로운 편이지만 걱정스러운 수치임은 분명하다.

복수 포지션을 소화중인 박혜진
복수 포지션을 소화중인 박혜진

◇박혜진의 출전 시간이 늘어난 결정적 이유…‘복수 포지션 소화’

박혜진의 출전 시간이 이토록 늘어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주된 이유는 박혜진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이다. WKBL 무대에서 에이스를 쉽게 뺄 수 있는 감독은 없다. 에이스 한 명이 빠지면 경기 흐름을 내주기 때문이다. 

박혜진의 출전 시간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박혜진이 팀의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복수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혜진의 포지션은 기본적으로 슈팅 가드다. 슈팅 가드와 역할 상으로 유사한 점이 많은 스몰 포워드 역시 소화한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박혜진이 포인트 가드까지 겸임하는데서 온다.

포인트 가드는 코트 안의 야전 사령관이다. 리딩을 통해 경기를 운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확한 패스로 팀내 스코어러들의 능력을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공을 가지고 상대 수비에 주의하며 경기장 끝에서 끝으로 올라가는 볼 운반 역할도 쉬운 게 아니다. 박혜진은 팀의 사정으로 인해 포인트 가드까지 겸하게 됐다. 이로 인해 출전 시간이 늘어났고 체력적인 부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은퇴한 이승아
은퇴한 이승아

◇이승아의 은퇴가 박혜진의 부담이라는 나비 효과로

박혜진이 현 시점에 포인트 가드 역할을 맡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이승아의 은퇴라는 나비 효과가 커지고 커져 박혜진의 체력 부담이라는 파도로까지 번졌다. 

2015-2016시즌 우리은행의 포인트 가드진은 이은혜(1989년 생), 이승아(1992년 생), 이선영(1995년 생)으로 구성됐다. 이은혜는 경기당 26분 42초를 소화했다. 이승아의 경우 경기당 19분 24초다. 미완의 대기였던 이선영은 경기당 2분 27초로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당시 우리은행의 포인트 가드 운용에는 전혀 걸림돌이 없었다. 이은혜와 이승아가 번갈아 나오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가 번갈아 나오며 체력적인 부담도 없었다. 박혜진이 포인트 가드로 뛸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이선영도 부담감 없이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이승아의 경우 차세대 국가대표팀 포인트 가드로 각광받았다. 신인왕 출신인 이승아는 미래에 국가대표팀의 야전 사령관으로 활약할 것이 확실시 됐다. 잠재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승아가 2016년 여름 은퇴를 선언했다. 잦은 부상으로 힘들어했다는 후문이 들려왔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내린 결정이기에 비난할 수는 없는 결정이었다. 또한 이승아는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하지도 않았고, 이후 복귀 의사를 밝히지도 않았다. 이승아를 비난할 당위성은 없다. 

하지만 소속팀 우리은행에는 불똥이 떨어졌다. 이은혜-이승아-이선영으로 자연스런 세대 교체를 추진하던 우리은행에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됐다. 그러나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 위 감독은 새롭게 팀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통합 5연패를 이뤄낸 위성우 감독
통합 5연패를 이뤄낸 위성우 감독

◇막강한 전력으로 인해 포인트 공백을 느낄 틈이 없었던 지난 시즌

지난 시즌의 경우 우리은행은 포인트 가드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존쿠엘 존스와 양지희로 구성된 인사이드진은 막강했다. 박혜진과 임영희는 펄펄 날았고 김단비, 최은실, 홍보람 등 식스맨들도 제 몫을 했다. 

문제는 이번 시즌이다. 존쿠엘 존스가 팀을 떠났고 양지희가 은퇴했다. 임영희는 이전 시즌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김정은이 영입된 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보상 선수로 김단비를 잃었다. 다른 문제들이 대두되자 포인트 가드 문제도 같이 튀어나왔다. 

위 감독도 포인트 가드 문제로 고민이 많다. 지난 15일 위 감독은 “(이)은혜의 경우 올 시즌 부상이 너무 많죠. 부상이 잦다보니 건강한 몸상태일 때도 본인이 두려워합니다. (이)선영이의 경우 잘 하고 있지만 아직 더 성장해야죠”라고 전했다. 

관련 기사 - “선영아, 알에서 나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바람

이로 인해 박혜진이 포인트 가드 역할까지 맡게 됐다. 박혜진이 이전에 포인트 가드를 소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대표팀에서 상대 장신 가드를 봉쇄하기 위해 포인트 가드 역할을 많이 맡았다. 하지만 잠깐 맡는 것과 계속해서 맡는 것은 다르다.

박혜진
박혜진

◇싫은 소리 하나 없이 과중한 임무를 완벽히 해내는 박혜진

박혜진은 올 시즌 그야말로 전천후다. 포인트 가드로 리딩도 맡고, 슈팅 가드로서 슛도 맡는다. 스몰 포워드 역할도 수행한다. 이 가운데 수비, 리바운드 등 기본적인 역할도 해내야한다. 이로 인해 경기당 출전 시간이 풀타임에 육박하게 됐지만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않는다. 

박혜진은 15일 “최근 승리를 계속 거두고 있지만 경기력적인 측면에선 조금 내려간 것 같아요. 정신도 차려야겠다 생각합니다. 또한 언니들이랑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위 감독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1인분 이상의 몫을 해주는 박혜진에게 고마울 수 밖에 없다. 위성우 감독은 15일 “혜진이가 힘들죠. 하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잘 해주고 있습니다”라고 칭찬했다. 또한 경기 후에는 “혜진이가 없었다면 진 경기”라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박태은
박태은

◇위성우 감독은 박태은의 활약을 기대한다

다행히 위 감독에게 호재인 것은 올 시즌 영입한 포인트 가드 박태은의 활약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생명에서 이적한 박태은은 악명 높은 우리은행의 지옥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위 감독은 “(박)태은이가 훈련을 진짜 열심히 했다. 훈련 초반에는 뒤처지는 일도 많았지만 꾸준히 정말 열심히 했다. 최근 그 덕을 보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위 감독의 바람은 박태은이 박혜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 위성우 감독은 지난 12일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전을 거론했다. 위성우 감독은 “태은이가 삼성생명전에서 15분 55초를 뛰며 5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그 정도만 해주면 태은이의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그러면 혜진이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을 보다 쉬게 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WKBL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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