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초석 리틀야구, 숙원 풀고 도약하다
한국 야구 초석 리틀야구, 숙원 풀고 도약하다
  • 이상완 기자
  • 승인 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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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구로구 안양천변 일대에서 개최된 '제1회 구로구 리틀야구단 SUN 대회'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회의원 등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지난달 서울 구로구 안양천변 일대에서 개최된 '제1회 구로구 리틀야구단 SUN 대회'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회의원 등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한국리틀야구는 10년간 빠른 속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1992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분리 독립해 한국리틀야구연맹(이하 연맹)이 만들어진지 25년. 엘리트(전문체육) 야구가 일색이었던 시장을 빠른 속도로 바꿔 놓았다. 공부 병행, 방과 후 취미 활동, 엘리트가 결합된 선진국형 스포츠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리틀야구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발맞춰 성장했다. 최근 리틀야구 출신들이 KBO 프로무대에 속속 입성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운동과 공부 등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클럽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2014년부터 고도성장=4년간 빠르게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세계무대 선전이다. 세계리틀야구연맹 주관 ‘2014 리틀 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연맹 주도하에 각 시·도·구별로 클럽들이 생겼다. 연맹 홈페이지 <지역별 등록현황>을 살펴보면, 현재(18년 1월 기준) 전국 170여 개의 리틀 클럽들이 있으며, 주니어(초등생 이하) 대상 클럽들도 30여 개 이상의 클럽들이 전국곳곳에 풀뿌리 형태로 자리 잡았다. 초등학교 엘리트 야구부(17년 기준·97개 학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주말 취미반과 선수반(엘리트)으로 나뉘어 운영되는 클럽 특성이기도 하나, 성장 이면에는 성과 위주보다는 운동에서 재미를 찾으려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많아짐에 따라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백년대계 초석=연맹은 지난해 6월 오랜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리틀야구 전용경기장(화성드림파크)을 완공했다. 2006년도부터 연맹을 이끌고 있는 한영관 회장의 공약 중 하나로 경기 화성 매향리 일대에 리틀야구장 4면, 주니어야구장 3면, 여성야구장 1면 등 총 8면의 야구장이 조성됐다. 화성드림파크는 부지면적 24만2,689㎡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한 회장과 연맹 사무국도 화성드림파크로 이전을 하고 리틀야구 백년대계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정치권도 관심=리틀야구와 연맹의 역할이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초 구로구 안양천변에서는 ‘제1회 구로구 리틀야구 SUN 대회’가 개최됐다. 지역구 국회의원(구로구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을 딴 대회다. 평소 리틀야구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박 의원은 천변 칼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에 참석해 참가한 어린 선수들과 학부모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박 의원은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우리를 위한 야구장이다’는 편안함을 심어주는 장소가 흔하지 않다. 많은 아이들이 리틀야구장에서 마음껏 뛰어 놀게 해주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구청장님과 협의해서 축구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했고, 펜스도 설치를 했다. 향후 샤워시설, 물품보관소 등 예산을 투입해서 아이들이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맹목적인 엘리트 체육이 아닌 리틀야구가 생활체육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로 만들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자녀·학부모 만족=연맹 발전과 정치권의 관심으로 리틀야구를 배우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만족하는 모습이다. 학생들은 입시, 성적 지상주의, 부조리 등 기존 엘리트 야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유롭게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요소를 생각했다. 학부모도 자녀가 안정적인 생활 테두리에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높게 평가했다. 자녀를 구로구 리틀야구단에 보낸 김영진 씨는 “무엇보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때에도 ‘초등학교 때까지 리틀야구를 해보고 야구선수가 꿈이라면 엘리트로 전환해보자’고 했다. 대다수 학부모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클럽들의 자신감=2014년 구로구 리틀야구단을 창단해 이끌어온 KBO 두산 베어스 출신의 김학재 감독은 자비를 들여 제1회 구로구 리틀야구 SUN 대회를 개최했다. 구로구 리틀야구단은 전국 유소년 대회 3위에 입상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갖춘 팀이다. 김 감독은 주말 취미반과 선수반으로 나뉘어 운영하고 있다. 팀 선수 전체 인원의 40%는 프로선수를 꿈꾸는 선수반이다. 5~6년 전 리틀야구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전용구장이 없어 타 학교 운동장을 빌려 운영할 만큼 척박한 환경에서 시작했다.

지난달 서울 구로구 안양천변 일대에서 개최된 '제1회 구로구 리틀야구단 SUN 대회'에 구로구 리틀야구단 어린 선수들이 운동하는 모습
지난달 서울 구로구 안양천변 일대에서 개최된 '제1회 구로구 리틀야구단 SUN 대회'에 구로구 리틀야구단 어린 선수들이 운동하는 모습

 

그러나 한국 리틀야구가 세계무대에서 선전하자, 지자체, 개인후원 등 도움의 손길이 많아져 전용구장까지 생겼다. 주변도 환경도 환경이지만 무엇보다 엘리트 야구 실력과 견주어 비등해졌다는 자신감이 큰 소득이다. 김 감독은 “제 리틀야구는 지역마다 있어 학업과 병행을 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늘 서로 싸우지 말고, 욕하지 말자 등 인성교육을 중점적으로 한다”면서 “선수반을 운영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선수들이 프로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말했다.

◇풀어야 할 과제=발전과 함께 풀어야 할 과제들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훈련 장소 및 시설물이다. 엘리트 야구는 각 학교 운동장에서 학교장 재량껏 사용할 수 있다. 합숙소와 장비보관소, 펜스 등 안전시설도 다 갖추어져 있다. 리틀야구는 전용훈련장이 없어 사회인 야구장이나 주말을 이용해 타 학교 운동장을 임대하는 실정이다. 구로구 리틀야구단의 경우도 지자체, 지역구 국회의원의 도움으로 최근에야 전용경기장을 가졌다. 전용경기장을 갖추었다고 해도 펜스, 벤치, 그늘막 등이 설치되어있지 않은 곳이 많아 경기장 주변을 오가는 일반시민과 어린 학생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

또한, 리틀야구 선수반은 대부분 중학교 1~2학년 이후 엘리트 야구부로 전학을 가야하는 문제점이 있다. 선수의 꿈을 꾸고 상급으로 진학을 원할 경우, 리틀야구 시절 기록이 인정받기 어려운 부분이다. 엘리트 야구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초중고 기록을 전산화해 관리한다. 연맹은 아직 기록 시스템이 전무후무하고, 예산도 넉넉지 않다. 야구계 관계자는 “연맹 예산 확보, 전산화 시스템 활성화, 지속적인 중계 노출 등이 향후 리틀야구가 성장하는 데에 있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조언했다.

사진=STN스포츠

촬영=이태규 기자

편집=고건웅 PD

bolante0207@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