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포트라이트] 벌건 이마+부은 손, 최현미의 타이틀 지켜준 영광의 상처
[S포트라이트] 벌건 이마+부은 손, 최현미의 타이틀 지켜준 영광의 상처
  • 윤승재 기자
  • 승인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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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인천)=윤승재 기자]

“기분이 찝찝해요. 이렇게 끝나버려서....”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최현미는 타이틀 방어에 대한 기쁨보다는 아쉬움을 더 많이 토로했다. 

최현미는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슈퍼페더급(58.97kg) 챔피언 타이틀 5차 방어전에서 제시카 곤잘레스(29·멕시코)를 6라운드 판정승(57-56, 57-57, 59-56)으로 누르고 챔피언 벨트를 지켜냈다.

하지만 시원한 승리는 아니었다. 시종일관 난타전을 펼치며 맞붙던 두 선수는 6라운드 도중 이마끼리 부딪치며 경기가 중단됐다. 최현미 선수의 왼쪽 이마는 벌겋게 부어올랐고 곤잘레스의 이마는 찢어져 피가 흘렀다. 결국 경기는 두 선수의 버팅(머리끼리 부딪침) 판정으로 끝이 났다. 판정은 6라운드까지의 채점 결과만 반영, 결국 최현미가 승리를 거두게 됐다. 

최현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현미는 “많이 아쉽다. 10라운드까지 뛸 자신 있었는데 이렇게 끝나버려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최현미는 “준비 기간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링 위에서 많은 걸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고 전했다. 

그의 경기를 지켜보던 복싱 전설 장정구 코치도 이날 경기에 대해 많이 아쉬워했다. 탈북 직후의 최현미에게 복싱 코치로서 많은 도움을 준 바 있는 은사(恩師) 장 코치는 이날 경기에 대해 “최현미의 (히팅) 타이밍이 너무 안 맞았다. 경기도 이렇게 끝나서 여러모로 아쉬웠던 경기”라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이어 장 코치는 “(최현미가) 원래 잘하는 선수다. 앞으로도 더 잘 될 것”이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경기는 6라운드에서 끝났지만 경기는 매우 치열했다. 초반부터 난타전을 펼치던 두 선수였기에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두 선수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경기 직후 만난 최현미 선수의 이마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글러브를 벗은 그의 오른손 또한 부어올라 있었다. 오른손 부상은 1라운드 난타전 때 당한 부상이다. 하지만 최현미는 끝까지 달려들어 결국 6라운드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한편 이날 최현미가 타이틀을 지켜내면서 2008년 10월 첫 세계 챔피언에 오른 이후 10년째 ‘세계 챔피언’을 유지하는 위업도 달성했다. 페더급(58.15kg) 시절 새로운 도전을 위해 스스로 타이틀 반납한 것을 빼면 최현미는 10년째 챔피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또한 자신의 프로 전적을 14승 1무로 늘리면서 무패행진도 이어갔다. 

최현미의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이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복싱 종목에서 여자 복싱 금메달을 따고 은퇴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전 인터뷰에서도 “올림픽 결승전이 나의 은퇴 무대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관련기사 : [S포트라이트] 한국판 '밀리언 달러 베이비' 최현미의 꿈]

최현미는 ”올림픽 전에 선수 선발전이 있을 텐데 그때 최선을 다해서 한국 대표가 된 뒤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내 목표다“라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윤승재 기자

unigun89@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