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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진호 감독을 추모하며' 추모 물결 넘치는 구덕운동장

'故 조진호 감독을 추모하며' 추모 물결 넘치는 구덕운동장

  • 기자명 윤승재 기자
  • 입력 2017.10.25 17:51
  • 수정 2017.10.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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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한편에 걸려 있는 조진호 감독 사진 현수막
경기장 한편에 걸려 있는 조진호 감독 사진 현수막

 

[STN스포츠(구덕)=윤승재 기자]

10월 25일, 경기를 앞둔 부산 구덕운동장은 조용했다. FA컵 준결승 축제의 자리여야 했지만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이날 준결승 경기는 조진호 감독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후 처음으로 맞는 부산의 홈경기였다. 부산은 조 감독이 떠난 이후 수원과 안양 2연전을 원정에서 치렀다. 조 감독의 땀이 고스란히 맺혀 있는 부산 구덕운동장에서는 추모의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부산 선수들이었다. 

오후 3시 부산 구덕운동장.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부산 아이파크 스태프들이 부단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동장 선을 다시 긋고 이동식 벤치를 설치하며 마이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많은 숫자의 인원이 움직임에도 경기장은 조용했다. 의미가 큰 자리인 만큼 좀 더 엄숙하고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떠나보내려는 것 같았다.

부산은 이날 홈경기를 맞아 부산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조 감독을 추모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장내 추모 행사는 물론 밖에서도 팬들과 부산 시민들이 고 감독을 추모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었다.

선수, 팬들과 사진 찍기를 좋아했던 조진호 감독 사진 옆에 "얘들아 사진 함 찍자!" 현수막이 말풍선처럼 걸려있다.
선수, 팬들과 사진 찍기를 좋아했던 조진호 감독 사진 옆에 "얘들아 사진 함 찍자!" 현수막이 말풍선처럼 걸려있다.

경기 시작 5시간 전부터 부산 구덕운동장 한편에는 조진호 감독의 사진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다. 그의 옆에는 ‘얘들아 사진 함 찍자’라 쓰여 있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생전 팬들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던 조진호 감독이 입버릇처럼 했던 말을 새겨 놓은 현수막이었다.

부산 서포터즈 문대준(36)씨는 생전 조 감독을 회상하며 "경기를 마치고 찾아가면 감독님은 항상 “사진 함 찍자!”라고 하셨어요. 그 말과 함께 주위 팬들이 우르르 감독님에게 모여 들어 사진을 찍었죠"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껏 이런 감독은 없었습니다"고 말하던 그는 ”감독님이 떠나니까 그 소중함을 더 뼈저리게 알았네요“라고 아쉬워했다.

"승격 안 해도 좋으니 부산에만 계셔달라" 라고 하는 서포터즈에겐 “부산 좋다. 안 떠날끼다”라고 서툰 부산 사투리로 말하곤 했다는 조 감독. 문 씨는 “시즌 끝나면 술 한잔 같이하자고 말하셨는데, 그 술을 빈소에서 마셨네요”라며 아쉬워했다. 

경기장 밖에 설치된 조진호 감독 추모공간. 헌화, 추모 메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진호 감독을 추모할 수 있다.
경기장 밖에 설치된 조진호 감독 추모공간. 헌화, 추모 메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진호 감독을 추모할 수 있다.

한편 경기장 밖에는 조진호 감독을 추모하는 빈소가 마련됐다. 조 감독의 영정 사진 앞에 팬들이 자유롭게 헌화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많은 팬이 추모 공간을 찾아 하얀 리본 위에 조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빈소 한편에 설치된 게시판에 단단히 묶었다. 그리고 구단과 선수들이 ‘감독님께 못 다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허심탄회한 한 마디를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추모 행사를 현장에서 주도한 구민수(45) 실장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많이 아쉽고 착잡합니다”라고 말하며 “부산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감사한 마음뿐입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특히 구 실장은 노래 ‘부산 갈매기’에 담긴 조 감독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노래 부산 갈매기는 부산의 대표곡이자 부산 아이파크 승리의 행진곡이나 다름없는 노래다. 부산이 홈 경기에서 승리하면 경기장에 부산 갈매기 노래가 울려 퍼진다. 구 실장은 “고인께서 살아생전에 ‘부산 갈매기’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나중에 우승과 함께 직접 열창하신다고 했는데 그걸 직접 못 들어서 아쉽네요”라고 말했다. 

부산은 잔여 경기에 경기결과와 상관없이 부산 갈매기 노래를 틀 것이라 밝혔다. 구 실장은 “부산 갈매기 노래가 신나는 노래긴 하지만 우리에게는 의미가 남달라요. 팬들의 조 감독에 대한 아쉬움을 담아 그를 위해 경기마다 노래를 계속해서 틀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약 두 시간 뒤 경기 시작 직전에는 선수들의 묵념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 감독의 땀과 열정이 아직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곳에서 경기를 펼치는 부산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과연 부산 선수들은 떠난 그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구 실장은 조 감독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구단 프런트와 팬, 선수들이 다 함께 감독님 뜻 잘 받아들여서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늘에서 잘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구덕)=윤승재 기자

unigun89@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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